입주한 지 3달이 지났다.
재개발이 된다는 소문이 간간히 들렸지만 \'설마\'했다.
근데 그 \'설마\'가 사람을 죽이는 \'설마\'가 아니라 사람 살리는 \'설마\'였다.
주민회의를 거듭한 끝에 \'업자\'와 타협이 이루어졌다.
3일이 지난 후, 친한 후배 신랑(재개발사업계통에서 일함)과 통화를 하게 되면서
집 얘길 했더니 금액이 회사측에서 만족하는 금액이니 좀더 기다리는게 좋을 것 같단다.
주민회의 결과 100% 의결이 되었는데 어찌 나만 빠질 수 있느냐? 그럴 순 없다 했더니
100%가 아니라 7~80%만 되면 통과되니 하여튼 빠지란다.
그때부터 고민이 되었다.
나만 너무 욕심을 부리는 것 같고...
이웃들에게 눈치도 보일 것 같고...
며칠동안 좌불안석이다.
그러던 밤에 혼자 조용히 기도를 하는데 내 심중에 들리는 소리....
\'절대 너의 욕심이 아니다. 초과되는 부분만큼 네가 평소에 하고 싶은던 것 있지 않느냐? 그것을 하면된다.\'
남편과는 교회 청년부에서 활동하다 서로 눈맞아(?) 결혼했다.
쭈욱~ 한 교회를 다니다 3년 전에 어렵게 개척한 가난한 교회를 섬기게 되었다.
이 교회는 정말 세상에서 소외된 사람만 있다.
우울증환자, 자폐증환자, 지독히 궁핍한 자 등 등
너무 소외되고 힘없는 자들만 있다보니 교회도 가난하기 그지없다.
지하에 있는 40평 남짓한 교회는 여름에 습기가 차고 곰팡이 냄새가 난다.
그 때, 내 기도 제목이 \'지하에서 지상으로의 탈출\'이었다.
주님께서 내 기도에 응답을 해주신거구나 생각할때 눈물이 줄줄 흘러 내렸다.
올 1월에, 초과되는 보상금 5천만원을 보태 교회를 옮겼다.
지상 3층과 지하1층(습기도 없고 환경도 양호)으로....
토요일에 지역아동들을 대상으로 무상공부방 운영을 하며 나름대로 활기차다.
보상금을 받아 집을 사지는 못했다.
그러나 융자없는 큰 평수의 전세를 구했다.
물론 5천만원을 보태면 집을 살 수는 있었겠지만...
\'그 초과되는 부분은 내돈이 아니었다.\' 고 지금도 생각하며 후회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