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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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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엄마는 왕짱구였다.


BY 정자 2006-06-14

분위기도 모르고 눈치도 한 이단쯤 있다고 해도 많이 준거다.

우리들의 골목파 아줌마들은 일단은 엉덩이가 두둑히 펑퍼짐해야

조직의 일원으로 접수 해준다.

 

사실 난 말이 쫒겨 난 거지만

누가 날 말릴 새도 없이 이 양촌파 아줌마들 아니면 도저히 살아 나 갈 재미가 없었다.

그 중에 우리들은 큰언니라고 불러 준다고 하니까  그거 말고 큰 엄마라고 불러 달란다.

 

큰 엄마는 왕짱구였다.

정면으로 보았을 땐 잘 모르지만 옆 얼굴 보면  앞 뒤가 이상하게 툭 튀어나와 큰 머리가 아닌 아주 대왕머리처럼 보였다.

거기에다 일년에 두 번만 한다는 파마는 부시맨 처럼 자글자글해서 그런 머리가 길으니

어떤 흑인배우들 가발이 붙은 것처럼 보였다.

 

사는 게 그 곳에선 치열하다 못해 먹고 싸는 게 전부였던 그 골목에서 큰 엄마는 목소리는 일단 크고, 엉덩이 싸이즈가 누굴 비교하면 금방 튀는데, 이 큰 엄마가 일을 낸 것이다.

우리동네에서 조금 멀리 떨어진 시골 구석에 있는 다방을 얼결에 인수 했는데.

다방이라면 소위 색시장사에 뒤로 술 장사에 앞으로 커피를 파는 곳이 바로 시골 다방이다.

 

주 야로 뱅뱅돌며 하루 이 십잔도 안되는 커피 백날 배달서비스 한다고 하면 1500원짜리 열개면 대충 계산이 떨어지는데 그거이 만만히 볼 게 아니었다.

욕이 늘 입에 붙어사는 떠벌이아줌마는 걱정 반 우려 반으로 뭉친 말을 떠들어 대었다.

\" 아무리 통밥 굴려도 그거 뭐 남겄나... 큰엄마 머리큰 거하고 장사이문 남기는 거하고 아무 상관이 없는디.. 워쩐대냐...긍께 그 빌어먹을 놈한테 왜 돈을 빌려줘가지고 씰데 없는 다방으로 땜방하면 워쩐다는 겨? 니이미 정말 좃 같은 놈이네...\" 

 

 골목파 아줌마들은 나를 포함하여 이를 어떻게 해야 장사가 잘 되게 하고 본전이라도 건지나 회의를 맨날 모여 숙덕 거렸다. 원체 배포가 튼실한 큰 엄마는 눈만 껌벅 껌벅 하고 있을 뿐 꼭 순한 송아지 얼굴처럼 보였다, 그게 더 걱정이다. 어지간한 남정네들 상대 했다간 되레 줄 것 다주고 뒷통수 맞아도 난 잘 몰라우 할 것 같은 그 순진한 얼굴에 난 그제야 할 수없이 머리를 굴렸다. 남편때문에 얼결에 방 얻는 다는 것이 세상에서 일단은 제쳐두고 별 볼 일없는 사람들 모여 놓은 그 골목길에서 그래도 먹물 먹고, 남편 있고, 자식있고가 최고의 지위였으니, 내가 그들앞에서 나 못살겠다고 응석 부렸다간 천부당 만부당이였다.

 

 돈 몇 백만원 날리느냐. 아니냐. 그럼 색시장사를 혀... 술 장사를 해도 큰 엄마얼굴로는 도저히 얼굴마담을 따로 얻어야 할 판이고 보니, 돈은 왜 빌려줘가지고 일을 꼬이게 하냐고 야단치는 늙은 영태 할멈은 혼만 더럭 더럭 내니 아뭏튼 가게는 열어놔야 다른 사람이 인수를 해도 제 값 받을 수 있다는 말에 모두 결정했다. 우선 식당으로 하자 ....다방식당을 하지 뭐...

커피만 먹고 사는 놈 봤냐? 씹을 할려도 밥심으로 하는 거니께.,지들이 다방에서 밥 팔고 커피파는디 누가 시비걸 껴.. 큰 엄마,,인제 걱정 하지말고 우덜이 가게 지키는 거마냥 라면도 팔고 밥도 팔고 그러면 가게는 죽는 거 아니지 않남?

 

그럴려면 가게 이름도 그럴 듯하게 지어야 하는데 모두 시선이 날 확 몰았다.

왜 날보냐고 머뜩한 내 표정에 당장 생각하란다. 이거 내가 무슨 가게 작명가처럼 몰렸다.

긍께 가게 확 잘나가게 그럴듯하게 퍼뜩 뜬 거 없을까..

 

다방도 아니고 식당을 하는데 뭔 가게 이름이 확 뜨냐고, 광고 카피라이터들은 그런 것 때문에 밤새 지 머릿털 쥐어 뜯는다는데. 대신 큰 엄마 머리카락 세어 본다고 해도 답이 그렇게 툭 튀어나오냐고 나도 한 소리낀다.

 

 급하니께 빨리 제목을 달아야 개업을 할 거 아니냐고 재촉하니 난 더 캄캄한 한 밤중이 되었다. 안 보이는디..조금 기둘려 봐유,,, 다방겸 식당을 한다는 겨... 그럼 뭔 식당이라고 해야 되는데, 큰 엄마 이름이 뭐여?

 

뜬금없이 느닷 없이 큰 엄마이름을 묻자 모두 큰 엄마로 시선 집중이다.

큰 엄마는 김 막자인디... 별 힘도 없이 막자라고 했다.

모두들 뒤로 나자빠져 배꼽잡고 흐흐흐... 어우 어우 하고 떠벌이 아줌마는 기둥을 잡고 배가 아픈가 허리도 못 핀다. 웃느라고.. 수습이 안되는데, 그제야 큰 엄마 한마디 더한다.

원래는 끝자인디..울 외삼촌이 면사무소에 가다가 중간에 친구를 만나가지고 막걸리 먹다가 부랴 부랴 내달려서 면서기한테 이름을 댈려니께 내 이름을 잊어먹었댜아... 내가 다섯번째 딸인디 그려 생각 안난다니께 인자 딸은 마감하자 뜻으로 면서기가 지어준 거여..이래봐도 난 면서기가 지어준 이름인디. 왜들 그런디아..참 내.

 

떠벌이 아줌마가 막자식당으로 하잔다. 이건 잊어버리지 못하고 까먹으면 그건 빙신이다라고 했다. 그래서 우리들의 큰 엄마 식당은 김막자 식당으로 만장일치로 개업을 하게 되었으니,,,,

 

 큰 엄마의 팔자가 일취월장하게 된 어마어마한  곳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