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는대로 이루어진다는 피그말리온 효과가 있나봅니다.
몇년전부터 내 땅떼기 하나 가지고 싶은 열망을 잠재울수가 없었는데
저.드디어 제손에 5백평이란 밭 떼기를 사게되었습니다.
지난 겨울 내가 하도하도 땅.땅.노래를 부르니 남편은
\"뭘루살래!~내거시기 빼서 땅살래~!이거야원~!볶여 몬 살따!~\"
폭팔을 하기도 했지요.
갖은 구박?과 탄압?속에 복달이 까지 동원하여
양 사이드에서 볶아치니 드디어 남편이 두손두발 다 들었는지
허름한 땅 하나 알아보라 했습니다.
말 떨어지기 무섭게 복달이와 저는 바닷가부터 흝기시작했습니다.
노후에 바닷가에 작은 펜션 지어놓고 민박을 하며
야생화를 가꾸면서 오가는 사람들의 말벗도 되어주며 살고 싶었기에 말이지요.
강구 바닷가와 영덕 바닷가의 땅금을 알아보니
어마어마하게 비싼데다가 덩어리들이 커서 엄두도 못내겠더군요,
그러던중 남편의 지인이 농원을 하며 그 농원 안에서
목공예를 하면서 분재와 야생화를 가꾸고 호구책으로 황토식당을 지어놓고
장사도 한다는 농원을 가보자 하였습니다
내가 사는 이곳에서 20분정도 걸리는 농원 가는 길은
개망초 꽃이 흐드러지고 보리가 익어가는 들녁은 군데군데 황금 물결이 찰랑 거렸습니다.
아름다운 자연에 매료되어 소박한 농원 이름이 새겨진 나무 팻말이 보이자
저의 가슴은 쿵닥쿵닥 뛰기 시작 했습니다.
농원 앞 마당에 들어서니 밀집 모자 쓴 오십대 중반의 농원주인이
분재를 만지다가 반색을 하며 마당 한가운데 놓여진 나무 탁자로 안내를 했습니다.
농원 오른쪽에는 수십년된 분재들과 야생화들이 대조적인 조화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화려하지 않은 고고한 분재들과 형형색색의 야생화들은
유월의 들녁에서 불어보는 미풍에 간지럼을 타고 있었지요.
자연과 더불어 산 사람들답게 자연을 닮아 푸근한 지인부부와 우리부부는
석양을 마주하고 술잔이 오고갔습니다
예술적 기질이 넘치는 농원 바깥주인은 박학다식하고 언변이 어찌나 좋턴지요
그의 아내 또한 남편을 알게 모르게 받쳐 주는.. 드러 나지 않은 내조가
어찌나 보기좋턴지요..땅에 대한 자문을 구했더니
\"자..저,산이 다 명산이여요..봉이 앉아있는 자세라 해서 봉좌산..보현산..면봉산 등등 명산들이 한눈에 보이지않습니까..이곳은 물.바람과 .햇볕이 풍부합니다..\"
이렇게 이야기가 시작 되어서 전원 주택지나 펜션 이야기도 자연스레 나왔답니다.
그리고 지인의 소개로 하루만에 내가 간절이 바라던 땅을 사게 됐었답니다.
산을 등지고 맑은물이 흐르고
햇볕이 잘들고 도로가 접한 땅을 소개 받아 현시가에 70프로 가격으로 땅을 사고
계약서에 도장 쾅 찍고 나오는데 거 기분 참 개안테요..
여기저기 자금을 끌어 땡겨 샀기에 허리띠를 졸라메야하고
예쁜 찻집과 집지을 돈도 한 오년 ?십년? 모아야겠지요.
중년의 몸살을 앓고 있는 제게 희망이 생겼습니다.
꿈도 생겼습니다.
당장 집은 못지더라도 우선 그 오백평에 땅 에다가 울타리를 치고
꽃씨를 뿌릴겁니다..
한쪽에는 미리 유실수를 심어야겠습니다
매실나무 ..감나무..석류나무..아.목련도 심어야겠지요.
텃밭도 당연히 가꿔야하구요.
주말마다 드나들면서 밭을 메고 잡초도 뽑아야지요
울타리도 손수 칠것이고 그 울타리에 넝쿨 장미도 심으렵니다.
50대와 60대.그리고 또 남은 인생이 있다면 그 땅에 정열을 쏟으렵니다.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이 머무르게끔
땅을 가꾸어 나가겠습니다.
내가 심어놓은 유실수 묘목이 넓은 그늘을 만들어질 때즈음..
초로의 할머니가 되어 있을 나를 그려봅니다.
꿈이 이루어져서 너무 좋습니다.
욕심없이 땅을 가꾸며 자연과 더불어 살 생각을 하니
가슴이 벅찬것 같기도 하구..
가슴이 쨘 한것 같기도 합니다
눈을 꼭 감으면 눈물이 나올까봐 어제 오늘 눈도 꼭 못 감았다면
믿을련지요..
저 이제부터 농사짓는 아낙 입니다.
저 이제부터 꽃씨 뿌리는 아낙입니다.
저 이제부터 나무 심는 아낙 입니다.
오백평의 땅에 남아있는 내 삶의 여백위에 새 그림을 그리겠습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은은한 풀향나는 맵싸한 그림을...
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