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미성년자의 스마트폰 소액결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526

밤이 아름다운 계절


BY 은지~네 2006-06-11

1999 6

~슈로록.....~슈로록.....

내가 귀신을 봤나?

저게 뭐지?

밤에 잠이 안와서 뒷마당을 내다 보니

뭔가 불빛 같은 것이 있다가 없어진다.

머리를 한번 흔들고 나서 다시 보았더니,

불빛이 있다가 없어진다.

 

누가 장난을 치나?

이근처에 KKK 단이라고 하는 백인우월주의를 내세우는

비밀 결사단체의 본부가 있다고 하던데

혹시?

왠지 불안감이 엄습해 왔다.

영화에서 보면 단체는 주로 밤에 활동하면서 하얀 두건을 쓰고서

흑인이나 흑인에 동조하는 백인들을 처형하던데

얼마전에 신문에서 경찰이 단체를

조사에 들어갔다는 것을 읽은 기억이 난다.

 

현관쪽으로 가서 밖을 살짝 내다 보았다.

이상한 징조가 전혀 없었다.

근데 불빛이 나타난다.

가만히 서서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땅에서 시작한 불빛은 지붕높이까지 가서는 없어지는 것이다.

이상도 하다?

누가 어디서 후레쉬로 장난을 치나?

가로등 하나 켜져 있지 않은 거리여서

후레쉬 불빛은 멀리서도 올수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불빛은 여러군데서 작게 보이고 있다.

그때서야 어디서 본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날 저녁을 일찍 먹고서 마당에 앉아서

어젯밤에 것을 남편에게 이야기 하고 있는데 보니까,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는 잔디밭에서 어떤 벌레가 날기 시작하는데

바로 거기서 불빛이 나는 것이다.

!!!

개똥벌레구나!!!

~슈로록..   ~슈로록..  피용~

아이구 한국에서는 무주구천동이나 아니면 수안보 근처에 있는

월악산에나 가야만 볼수 있었던 개똥벌레

반딧불을 마당에서 보게 될줄이야,….

~!!!

이곳이 그토록 오염이 안된 지역이구나 싶은 것이

잠시 말을 잊고서 풀밭을 지켜보니

여기저기서 서로의 자태를 뽐내면서 반딧불들이 올라가고 있는 것이다.

마치 반짝이들을 풀밭에 뿌려 놓은 같다.

 

잠시 정신을 가다듬은 후에 아이들을 불러 내었다.

서울 촌놈들인 우리 아이들 정신을 잃고서는 쳐다보다가

아이들이 손으로 잡아 보니 금방 잘도 잡힌다.

신이 난 아이들이 안에서 병을 하나씩 갖고 나와서는 열심히 잡는다.

워낙에 많으니 금방, 많이 잡히고 있다.’

아이들은 반딧불을 집안에다 형광등 대신에 놓고 싶단다.

모르는 나, 맘껏 해보라고 했다.

병으로 하나씩 잡아서 아이들이 들어 갔다.

그러나 자기 전에 다시 보니 반딧불들이 모두 비실비실 하는 것이 아닌가?

집안에서의 강한불빛을 이겨 하는 것이다.

다음부터는 반딧불을 잡아도 그대로 놓아주고 있다.

그럼 생명인데 중요시 해야지, ~ 그래야지.

 

개똥벌레, 반딧불이라고도 한다.

영어로는 firefly 또는 lightning bug 라고 한다.

초여름에 볼수 있으며 그것도 초저녁 어둠이 깔릴무렵부터 11시까지가

가장 눈에 많이 띈다. 이때 짝짓기를 위하여 날아 다니기 때문이다.

물가 풀숲에서 살며 유충(애벌레)이 물에서 살기에

근처에 물이 있어야 번식 조건으로서 맞다.

낮에는 어둡고 축축한 곳에 (풀잎아래 때로는 개똥 ) 숨어 있다.

강한 불빛을 싫어하는 야행성 곤충으로서

배의 끝부분에서 연두색 비슷한 색깔의 빛을 내고 있다.

환경의 지표생물이라고 하는 것으로서 곤충이 발견되는지역은

그만큼 오염이 안된 청정 지역이란 증거가 되고 있다.

우리 동네는 근처에 커다란 호수도 있고

군데 군데 연못도 많은지역이다.

연못에는 팔뚝만한 물고기들이 지어 다니니

이런 지역이 바로 반딧불의 생태조건으로는 딱인 것이다.

더군다나 가로등도 거의 없다시피하니 그야말로 천혜의 조건인 것이다.

 

일본인 사장님은 처음에 반딧불을 보고서

자신이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취중에 헛것이 보이는줄 알았단다.

작년에 캐나다에서 친구 가족들이 반딧불을 보고

환호를 하면서 좋아 하던 것이 기억 난다.

반짝반짝 밝히면서 사방팔방에서 올라가는 반딧불의 모습은

정말로 아름다운, 초여름밤의 풍경이라고 할수 있다..

이번 여름에는 카페트를 걷어내고 한국의 대청마루처럼

꾸며놓은 마루에 대자리를 깔고 앉아 뒷마당의 풀밭에 있는

반딧불 감상을 하면서 시원한 맥주 한잔하면

천국이 여기지 어디일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