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출발부터 나의 목적은
동네장사가 아니라, 창업이었다.
내 점포를 가게라 호칭하지 않았고, 매장이라했다.
난 가맹점사업이 무엇인지도 모른체 가맹점사업을 시작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몰라서 용감했던것이다.
내 매장은 순조로웠다.
매출도 좋았고,
맛에 대한 품평도 좋았고,
깨끗한 주방설비와,
중국산캔 제품을 쓰지않고 국산 생야채와
질좋은 100%자연산 치즈,
냉동도우가 아닌 직접반죽한 생도우로 만들기 때문에
고객들께 신뢰를 주었다.
밀폐된 주방이 아닌 개방형 주방에서
고객님께서 직접보시는 곳에서,
즉석에서 피자를 만든것도 한몫을 한것이다.
창업 3개월만에 첫 가맹점계약을 했다.
오픈한 가맹점 역시 꾸준한 매출로,
가맹점 사장님께서 연신 싱글벙글이셨다.
난 창업 8개월만에 7개의 점포를 오픈시키며,
대한민국 피자업계의 새바람을 불러 일으킬 수
있으리라는 내 판단이 역시 옳았다고 생각했다.
피자의 거품의 뺀 합리적인 가격,
좋은 품질의 재료,
위생적인 주방,
깨끗한 인테리어,
이 모든것이면 동네피자의 한계를 극복하고,
로얄티를 지급하지 않으며 애국까지 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내 매장은 지금도 꾸준한 매출과 수익을 올리고 있다.
난 요즘 심각한 절망감을 느낀다.
대한민국 피자업계의 판도를 바꿀 수 있다고
자신만만했던것은 또하나의 오만이었음을
시인하지 않을 수 없다.
내가 시행한 방법대로 한다면
어떤 곳에서든 성공하리라 생각했는데,
세상은 생각만큼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몫이 안좋은곳에서 오픈하신 가맹점주께서는
생각만큼 매출이 안올라 고생을 하신다.
입지조건이 안좋은 곳에서 오픈하신 사장님들은
수많은 피자집들과 전단지 전쟁을 치뤄야만한다.
우리가 얼마나 좋은 재료를 쓰는지,
얼마나 주방이 깨끗한지,
눈으로 직접보여 드리지 못하니,
기존의 피자집들과 전단지 전쟁에서 이겨내야만 한다.
난 창업이래 처음으로 몹씨 심한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