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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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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늘들의 쑥덕공론


BY 솔길 2006-06-10

갑작스럽게 태양이 타는듯 하더니 서산을 넘어가기 아쉬운듯

길게 그림자를 드리워 하루해가 무척 길어진다.

 

오랜만에 작은아이 데리고 어둑해져오는 놀이터에 나가니

한때 이곳의 죽순이로 살면서 안면익혔던 아짐들이

하나둘 보여 반갑다.

 

변함없이 집에서 아이키우며 놀이터에 나와 한가로이

지내는 그 아짐들이 나는 부럽고,

아침마다 일터로 떠나 분초를 다투며 사는 나의 모습이

또한 그아짐들의 부러움의 대상이다.

 

우린 이렇게 서로가 못가본 길을 그리워한다.

 

아이들은 모래놀이에 열중이고 엄마들은 쉼터에 앉아

수다를 떠는데 한 아짐의 고민이 터져 나왔다.

 

그 A아짐이 말하길

\" 내가 여태 일하러 다니다가 우리 아이가 갑상선 수술하는

바람에 쉬게 되었잖아~ 아직 수술 반창고도 안 띠었는데

우리 시어머니가  나보고 그만 쉬고 일하러 가라는거 있지~\"

 

모두들 걱정스럽게

\"어머! 어머 그러니~ 너무한거 아니니~\"

하면서 입을 모은다.

 

\"나 사실 이참에 주부로 한번 살고 싶거든~ 둘째 아이도 낳고

싶고~ 결혼하고 지금껏 직장생활 하니 너무 힘들고,

애 아빠도 내심 그만 두기를 바라고, 자빠진 김에 쉬어간다고

쉬고싶거든~ 

그래서 그런 취지로 말씀을 드렸더니 어머니가

\" 젊었을때  벌어야지~ 살림은 내가 살아 주면되고~\"

 

그래서 A 아짐이 끝까지 대꾸는 못하고, 어쨌든 아이 완전히

회복될때까지 쉴랍니다.  했더니  오늘 아침에 어머님이

배추를 다섯포기 사오셔서는 나 올때까지 김치좀 담아놓아라

했는데 아직도 손을 못대고 고민만 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치는 이제껏 어머님이 담아주신 김치만 가져다 먹었는데

와  배추를 다섯포기나 갔다주셨을꼬?

 

생각해보니 김치라도 담아라~ 하는 시어머니 마음 같아서

시어머니 말씀대로 녜~ 하고 담았다간  앞으로 계속 김치담기의

족쇄에 걸릴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드는것이다..

 

누가 그랬다.

\" 야~ 뭘그리 고민하니~  그냥 소금 푹 넣고 절여서 짜고 맵고

해서 아~주 아~주 맛없는 김치를 담아 버려라~

그리곤 곤란한 표정으로 앉아있으면 되잖니~

애교 좀 떨면서~ 

\"  어머님 제솜씨론 엉망이네요~  \"

하면서 말이야~\"

 

그 A아짐   아주 기쁜얼굴로 집으로 돌아갔는데..

어찌됐을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