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에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고 말았다.
후아~~\'
아직도 가슴이 제멋대로 콩콩거려서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나면 좀 진정될려나 싶다..
오늘따라 평소보다 십분 정도 일찍나왔던게 화근일까,
아니지 누가 그랬잖은가
꼭 그 상황에 맞딱뜨릴라치면
시간은 따라다니면서 우연처럼 연출한다고.
마악 버스에서 내려
사무실 쪽으로 난 복개도로에 접어들었을 때.
평소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던 길이
오늘따라 훤한 햇살만이 바삐 지나가는데
여름 모시같은 승복을 걸친
뒷태가 잘생긴 스님 한 분이 약간 앞 뒤로 흔들리거며
뭐라 뭐라 중얼거리시는게 아닌가
믿음이 깊은 건 아니지만
석가탄신일이면 잊지 않고 절을 찾아
마음 조아려 연등 하나의 불심은 보태는지라
뒷모습만 본 터라 내막은 잘 모르겠고
마음속으로는 이미 두 손을 합장하고 있었는데
스님 옆을 지나면서 스윽 얼굴을 돌리다
헉^^
급한 마음처럼 후딱 되돌아가지지 않는 고개를 탓하랴..
남편 것만 봐야 할 거시기를 똑똑히..
걸음은 와 그리 안 떨어지는지..
혹여나 눈치챌까 모른 척 가장했지만
그 순간에 온 방망이질을 하는 신경줄이라니..
세속에서 못다한 그 무엇이 그를 예까지 이끌었을까.
언뜻 한 순간에 스쳤긴 하나
미려하다고 해야할 만치 귀태나던 용모에
어제 깎은 듯 파름한 머리에 환하게 머물던 아침 햇살은
뒷모습만으로는 절대로 상상도 할 수 없는 무언가를 담고 있는 듯 했는데..
모르겠다.
웅얼거리듯 내뱉던 그의 비명이
세상을 향한 외침이었든
하룻밤새 스스로 유기한 그의 종교였든
지금쯤은 요행이 잘 추스린 걸음을 걷기만을..
그나저나 아,
잘금잘금 아침을 적시던 그 스님의 거시기가 자꼬자꼬 ...
미치것시요..
자판을 치는 손까지 달달거려서..
더 이상 몬쓰것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