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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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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기


BY 최지인 2006-06-07

 

출근길에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보고 말았다.

후아~~\'

아직도 가슴이 제멋대로 콩콩거려서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나면 좀 진정될려나 싶다..

 

오늘따라 평소보다 십분 정도 일찍나왔던게 화근일까,

아니지 누가 그랬잖은가

꼭 그 상황에 맞딱뜨릴라치면

시간은 따라다니면서 우연처럼 연출한다고.

 

마악 버스에서 내려

사무실 쪽으로 난 복개도로에 접어들었을 때.

평소에는 꽤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던 길이

오늘따라 훤한 햇살만이 바삐 지나가는데

 

여름 모시같은 승복을 걸친

뒷태가 잘생긴 스님 한 분이 약간 앞 뒤로 흔들리거며 

뭐라 뭐라 중얼거리시는게 아닌가

 

믿음이 깊은 건 아니지만

석가탄신일이면 잊지 않고 절을 찾아

마음 조아려 연등 하나의 불심은 보태는지라

 

뒷모습만 본 터라 내막은 잘 모르겠고

마음속으로는 이미 두 손을 합장하고 있었는데

스님 옆을 지나면서 스윽 얼굴을 돌리다

헉^^

급한 마음처럼 후딱 되돌아가지지 않는 고개를 탓하랴..

 

남편 것만 봐야 할 거시기를 똑똑히..

걸음은 와 그리 안 떨어지는지..

혹여나 눈치챌까 모른 척 가장했지만

그 순간에 온 방망이질을 하는 신경줄이라니.. 

 

세속에서 못다한 그 무엇이 그를 예까지 이끌었을까.

 

언뜻 한 순간에 스쳤긴 하나

미려하다고 해야할 만치 귀태나던 용모에

어제 깎은 듯 파름한 머리에 환하게 머물던 아침 햇살은

뒷모습만으로는 절대로 상상도 할 수 없는 무언가를 담고 있는 듯 했는데..

 

모르겠다.

웅얼거리듯 내뱉던 그의 비명이

세상을 향한 외침이었든

하룻밤새 스스로 유기한 그의 종교였든

지금쯤은 요행이 잘 추스린 걸음을 걷기만을..

 

그나저나 아,

잘금잘금 아침을 적시던 그 스님의 거시기가 자꼬자꼬 ...

미치것시요..

자판을 치는 손까지 달달거려서..

더 이상 몬쓰것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