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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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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과 열정사이


BY 손풍금 2006-05-31

그쳤던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하여,

나는 주인 집 차양아래 앉아 비내리는 거리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물건을 내리고 나면 요즈음은 땀이 비 오듯 쏟아져 여름이 시작되면서부터 한캔의 맥주로 목을 축이기 시작한 것이 습관이 되어버렸다.
그 탓일까. 걷잡을 수 없이 졸음이 쏟아져 무릎을 고이고 이쪽저쪽으로 고개가 흔들리고 있으면서도 어디선가 한 잠만 허락할 장소가 있다면 아주 단잠을 잘 수있을텐데 하는 생각이 간절했다.

언제부터인지 책을 손에 들고 있으면 활자가 흩어진다.

한줄을 읽고 다음줄을 읽으면서 머리속은 온통 다른생각으로 뒤섞여 있어 한장이 넘어가면서 한문장이나 마음에 닿았던건지 결국 책을 덮어버리고 나는 너무 많이 늙고 살아가는 일이 지쳐있음을 깨닫는다.
몇개월 전 처녀때 보던 계간 문학지를 이십년이 지나고 나서야 다시 신청하면서 나는 얼마나 기뻐했던가.

지금 머리카락과 어깨는 젖었지만 가슴에 꼭 품고 있는 문학지는 따뜻했다.

비오는 날 종이에서 읽혀지는 활자냄새는 나를 외면하고 저만치 돌아서있는 문화이념이 일제히 일어서 나를 바라보았지만 나는 그들을 무심하게 바라보다 고개를 떨구었다.

내 맞은편 고등어를 파는 젊은새댁이 고등어를 한손 가지고 오면서 \"그만 조세요.\"했다.
나는 멋쩍게 웃으며 조금 비껴간 잠을 이겨내려 커피를 한잔 마셨다.
장마철의 비 그친 후의 흐린하늘을 못견디게 좋아한다.
무채색의 선율로 세상이 고요하여 말이 많던 사람들 조차 묵묵해 지는듯 하다.
시끌벅적했던 장터마저 고요하다.
그 고요함을 묻어두고 고등어를 들고 집으로 돌아갔다.

어제 시험이 끝난 딸아이가 학교끝난 후 DVD를 빌려오겠다며 엄마가 보고 싶은게 무어냐고 했다.
\"냉정과 열정 사이\"를 딸에게 말했고 일이 파한 후 집으로 돌아갔는데 딸은 오지 않았다.
친한 친구의 생일이라 좀 늦겠다는 문자를 받아본 뒤 살얼음이 베어있는 수박 두쪽을 먹고 빗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했다.
오늘 아침에 학교가는 딸에게 다시 DVD를 부탁했는데 문자가 왔다.

\"엄마, 비가 너무 많이와서 DVD 빌리러 안갔어 . 다음에 빌려다 줄께.\"


아무리 초인종을 눌러도 문을 열지 않는다.
열쇠로 따고 들어가니 어젯 밤새워 시험공부하던 아들녀석이 거실에서 깊이 잠들어있다.
안방문을 열자 안경이 눈아래로 반쯤 내려진 채 딸아이도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안경을 벗겨주고 볼을 쓰다듬어 주었는데 아이가 잠결에 웃는다.

손에 쥐어 있는 리모콘을 빼고 무심히 영화 채널을 돌렸는데

\"냉정과 열정 사이\"가 시작되는 순간이였다.
기쁨이였다.

노동후의 찾아온 휴식을 백번 만끽할 수 있는 시간에 보너스까지 챙기는 기분이다.

최고의 호사였다.

영화 한편으로 이토록 기뻐하는 나는......



지독한 사랑..

그리고 열정이 서서히 식어갈쯤,

작은것에 충돌하며

서로에게 상처를 주고.

작은 엇갈린 감정들에 괴로워하는사이,

도저히 어쩔 도리가 없는 슬픈 벽이 생기고 만다.

감성과 이성은 미묘하게 흐트러져,

도저히 사랑이라는 복합적인 제 기능을 다하지 못한다.


여자는 이런 때 냉정을 선택한다.

열정때문에 실수를 저질러버리는 일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 냉정해진다.

그리곤 돌아선다. 담담하게

이것이 여자가 건네는 마지막 사랑.




준세의 마지막 나레이션 -

奇跡なんてそうそう起こるもんじゃない。

기적은 쉽게 일어나지 않아.

僕たちにとって起きた奇跡はただ

우리들에게 일어난 기적은 단지

君が一人で待っていてくれたということ

네가 혼자 기다려주었다는 거야.

最後まで冷?だった君に

마지막까지 냉정했던 너에게

僕ははんて言おう。

뭐라고 해야할까

どんな風に心の穴を塞げばいいのか。

어떻게 해야 마음속의 허전함을 잊을 수 있을까.

僕は過去をよみがえらせるのではなく

난 과거를 뒤돌아볼 것이 아니라

未?に期待するだけではなく

미래에 대해 기대만 할 것이 아니라

現在を響かせなければならない。

현재를 살아갈려고 해.

あおい。

아오이.

君の孤?な瞳にもう一度、僕を探すことができたら

너의 고독한 눈동자에 다시 한번 내게 비치게 된다면

そのとき、僕は、君を。


그 때 나는 너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