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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512

결론


BY 아리 2006-05-18

 

사실 저는 글을 잘 못쓰기 때문에 댓글을 즐기는 편입니다

 

그리하여 손풍금님이 지어주신 별명이 댓글공주이기도 하고요 ㅎㅎ

 

댓글은 일단 작품이 아니기에 부담도 없고

 

더구나 제목 이렇게 어려운 작업을 안해도 되고

 

작품의 주인은 관심을 받으니 조금은 고마워하고 ..

 

이런 여러가지 좋은 점이 많아서~

 

어제 밤 늦게 도착하여

 

솔길로님 글을 읽다가

 

답글로 재미있겠다 싶어서 답글을 달아보다보니 너무 긴 거여여

 

(할 수 없이 조금 늘려서  원글로 올립니다 )

 

 

 

 

제가 놀고? 있는 거 님들 다 아시죠?

가끔 놀고? 있는 모습을 보이기가 부끄러워서 ~

그래도 눈 감아 주시와요

제가 놀고 싶어서 노나요

취업 위기에 몰려 취업 할 수 없는 건 물론 취업을 희망하지 않는

군주를 남편으로 모시다 보니 뭐 이렇게 백수?가 되었습죠

\"네 ~ 접니다 잘 놀고 계십니까?\"

이것이 우리 신랑이 핸펀을 해서 하는 첫번째 멘트임다

친구들이 그런 멘트를 수정하라고 야단들 치더라구요

한번은 거기에 토를 달고 반항을 하니

노고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면서 뭘 그러냐기에 걍 봐주기로 했슴다

 

하기는 제가 보통 일을 많이 하나요

요리는 기본 정리 정돈 빨래 다림질  청소 마중 학습 지도 기타 등등 ..켁

사실 ..아이들이 다 크고 나니 저의 이런 다잡 다능한 일들이

거의 반이상 줄었어요

각설하고

 

 

저번에 서울대 병원에 입원했던 친구가 --귀 고막수술 ..

병원에 와 주었다는 답례로 오늘 점심을 사기로 했답니다

양평에 있는 취밥집이라는 곳을 갔는데

그곳은 작은 가마솥에 직접 밥을 지어주며 간단한 한정식

상차림을 해주는 곳입니다

 

밖에는 원두막을 몇채 지어놓고 그 곳에서--앞에는 넓디 넓은 강 뒤로는 산 --

마냥 앉아 커피를 마시며 수다를 떨게? 하는 곳입니다

겨울에는 야외에 뚱뚱한 쇠난로 (연탄)를 놓고

고구마를 구워 먹게되어있지요

사실 얌체같은 아줌마가 커피를 싸가지고 와서

고구마만 먹고 가더라도 아무도 뭐라 할 사람 없습니다

넷이 갔는데

그중 둘이 신랑에게 \'이혼\'이라는

무시 무시하고 진지한 무기를 꺼냈습니다

다들 한 많은 사연은 있었겠지요

어느날 둘이 도선사에 가서

밤 열한시까지 남편 흉을 보면서

눈물 콧물 다 빼고

내린 결론이 독립 즉 이혼을 하는 거였답니다

 도선사에는

<칭찬하는 말만 합시다 복짓는 말만 합시다......>

뭐 이런 글귀가 적혀 있던데

부처님 말씀은 안 듣고 자기들 말만 하고 온 모양입니다

그 중 한 사람은

신랑이 가까운 공원 벤취에 가자고 하더니 

\"도저히 이혼은 안 되겠어..\"

\"왜?\"

\"내가 당신을 너무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

퉤 퉤 ..@@$%#--이건 비아님 글에 등장하는 거 저도 압니다 

원조 시비 하지 마십시요

저도 비아님 한테 물어보고 쓰는 것이니 (비아님~이따 카페에 물어볼게요 ㅎㅎ^^;;;)

 제가 그럴 줄 알았습니다 ㅎㅎㅎ

매일 자기 신랑 자랑만 하던 사람이었으니

시어른이 속을 썩히셔서 그렇지 사실 객관적 근거에 의하면

그 친구 남편을 욕할 건 좀 없는 편인 것 같습니다

하긴 살아보지 않고는 그 누구도 그걸 측정할 수는 없는 법이기에

 

그 뒤에 한 사람이 말하기를

\"우리 신랑은 그렇게 낭만적인 발언은 할 줄 몰라 ..\"

\"그럼 뭐라고 해?\"

우리는 다같이 궁금해서 귀를 세우고 답을 기다렸습니다

\"응 ..이혼하려면 날 죽이고 나가 ...\"

햐 강적입니다  ㅎㅎㅎ

그런데 후자에 속하는 이 친구 남편은

사실 신혼 초부터 근 20년을 오직 시댁 식구 편을 들면서

자기 아내를 혹사한 경향이 없지 않아 있었던 분입니다

경제적인 불편함이 없는 대신 아내에게 상처주는 말을 한다거나

세심한 배려는 좀 없었던 분이셨죠

그 친구는 늘 ...가난하지만 다정한 부부가 부럽다고

말하는 편이기도 했구요

하기는 사람들이란 자기가 경험해 보지 못한 일은 이해가 어렵죠

돈도 너무 없어봐요 일은  좀 고되도? 정신적으로 좀 피곤해도?

돈이나 실컷 써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거든요

 \'이혼\'이라는 이 무시무시한

단어가 튀어나오고는 벌벌 떨면서 생전 안하던 짓?(실례)

을 하신답니다

저녁 먹고 쌓아둔 설거지를 하는 건 기본

--본인 말로는 며칠이나 갈려나 의구심이 생긴다는데

지금껏 한 주일 정도 계속 하시고 계시다네요 ^^;;;--

뿐 만아니라 아침에 일어나면

\"왜 벌써 일어났어? 내가 김치 볶음밥 해놓고 당신 깨우려고 했는데..\"

\"어떻게 하려고? 할 줄도 모르면서 ?\"

\"응 내가 인터넷으로 검색해서 외웠어 일단 김치를 들기름에 볶다가 ....@#$@%\"

세상에 이혼이란 무기가 이렇게 강력한 건지 진짜로 ...몰랐네요

하기는 본인의 과오를 뼈저리게 느끼시나?

두 여인들 모두 이혼할 맘 진짜로는  없어보이던데 ...

남편을 사랑해서가 아닌 자식들이 겪어야할 아픔을 못참기에

그냥 해본 소리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이 사소한 말 한마디가 최대의 무기가 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다른 남편들은  모두 공사다망하여 저녁약속이 주어지고

공교롭게 이혼하려면 본인을 죽이고 가라는 엄포

다시 설명하자면 \'당신 없이는 못살아\' 하는

후자에 속하는 아저씨

우리 모두 저녁까지 먹고 오겠다는 일방적 통보에 조금도 반항 하지 못하고

저녁까지 혼자 드시고 오는 불상사 ...

아 측은한 자여 그대 이름은 남자이니라 ...

이 노릇을 어이할꼬 ...

제가 이혼 말 꺼내면 어떻게 되냐고요

글쎄요 15년 전에는

\"사모님 안녕히 가십시요~\"

하고 현관문을 열어주었는데

지금은 잘 모르겠는데요

그렇게 무시 무시한 무기를 어떻게 쉽게 꺼내겠어요

호시탐탐 기회를 노려서

적절한 타이밍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