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창을 열면 아카시아 향기가 한 가득 집 안으로 몰려온다.
이 고마운 향기가 나를 비롯해 우리 가족을 행복하게 한다.
산 가까이 이사온지 채 한달이 되지 못했지만
자연이 주는 모든걸 한꺼번에 받는 기분이다.
한 가지 색으로만 표현할 수 없는 저 초록의 나뭇잎, 바람에 비벼지는 나뭇잎 소리,
계곡의 물 흐르는 소리, 그 안에서 숨쉬는 작은 물고기들,
이름모를 풀꽃의 귀여움, 암수가 정다운 꿩 한 쌍, 뻐꾸기 울음소리,
이름모를 산새의 지저귐....
편의 시설이 멀어 힘이 들지만
스스로 바쁘지 않으면 가라앉을것 같지만
두 손 꼭 잡은 나이드신 노부부의 산행을 보면
저렇게 늙으리라 다짐하게 된다.
바쁜 일상속에서 가끔 고개들어 보이는 창 밖이
온통 초록빛 물결일때
문득 행복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