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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무슨 편지야?


BY 은지~네 2006-05-16

이곳 학교에서는 학년초가 되면 학교를 개방하는 날이 있다.

그리고 한달이 넘어서면 어느정도 아이들을 파악한 선생님들이

학부모들에게 편지를 보낸다.

학부모 상담을 위하여 스케줄을 잡기 위한 것이다.

언제가 좋은지 선택하라고

최종적으로 서로의 편의대로 마추어진 스케줄에 따라

학교에 가서 선생님과 상담을 하는 것이다.

 

막내를 이번학년에 맡으신 선생님은 다른 선생님과 달랐다.

학년 시작전에 이미 아이들을 벌써 파악하시고서

방학중에 나를 길에서 보더니 인사를 하시는 것이었다.

그런분이 학부모상담은 학교에서 하는것이 아니라

가정방문을 하시면서 상담을 한다는 것이 아닌가?

 

가정방문.

교사가 학생을 제대로 파악하고 이끌어 가려면

가족안에서의 학생을 볼수 있기에 가정방문이상 좋은것이 없는것이다.

그러나 여러가지 부작용으로 없어진 가정방문이 한국도 아니고

미국에서 한다니….

개인의 사생활을 중시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는 가정방문을….

일요일도 가능하단다.

선생님께 식사를 대접할 생각은 말란다.

 

드디어 선생님이 오시는날,

우리는 집청소를 하고 간단한 다과를 준비하고 선생님 맞을 준비를 하였다.

격식없이 선생님은 반바지를 입고서 오셨다.

아이의 성적표를 가지고서

아이의 학업상태와 사회성등을 이야기하셨다.

부드럽고도 자기주관이 뚜렷하신 분으로 보였다.

자기의 부모님 이야기도 하시면서 이민가정의 어려움도 이야기하셨다.

인간적인 따뜻함을 지니고 계신분 이셨다.

 

막내는 욕심이 많고 경쟁심이 강한 아이다.

항상 성적은 높고 다른면도 욕심을 많이 부리는 아이다.

그런 아이의 특성에 맞게 샘도 많다.

이곳에서는 학년말이 되어가는 지난 월요일 오후였다.

시장을 보고서 아이가 돌아 오기전에 부지런히 집에 들어와서 보니

선생님의 메세지가 자동응답기에 남겨져 있는것이었다.

아이의 생활태도에 관해 말할것이 있으니 학교로 전화를 해달라는 내용이다.

전화할 시간도 지났고 해서 우선 집에온 아이에게 무슨일인가 물어보았다.

 

아이의 말의 요점은 이랬다.

이학교에서는 경제교육을시키기 위해 5학년초에 직업을,

각자 자기희망에 따라 하나씩 갖는다.

경찰, 은행원, 청소원,…..

그리고 가짜돈을 나누어 주고 잘못하면 벌금도 내고….

가끔 경매를 통해 물건을 사고파는 일도 한단다.

그런데 한여자아이가 갑자기 돈이 많아졌단다.

그아이는 은행원이기에 공금(가짜돈) 갖고 있는데

그돈을 훔쳤나 보다고 다른아이에게 우리아이가 말했단다.

그것을 선생님이 지나다가 듣고서 우리아이에게 벌금을 매겼단다.

아이는 그것이 분하여서 화를 냈고(요것은안들었지만 엄마의 짐작)

선생님이 그여자아이의 편에서만 있다고 따졌나 보다.

 

나는 아이에게 증거가 있냐고 물었다.

증거없이 그런말을 하는것은 아주 잘못된것이라고,

선생님은 그아이가 그런지 아닌지 안다고 말했다.

아이가 말하기를 아이도 우리막내에게 돈을 훔쳐갔다고 말했단다.

그래도 선생님이 그아이에게는 벌금을 안매겼단다.

그거야 아마도 상황이 다르겠지

그럼 너한테 선생님이 네가 훔쳤다고 했냐?’

아니.’

거봐.선생님은 훔쳤는지 아닌지 알어.’

가만히 듣고 보니 그아이와 우리아이는 서로 라이벌관계로

서로서로 샘을 내고 있는 중이었다.

 

바로 그때 벨이 띵동하고 울렸다.

지금 시간에 누구지?‘ 하며 나가보니 세상에나!!!

아이의 담임선생님이 계신 것이었다.

들어도 안오시고서 밖에서 이야기를 하시는 것이

아까 아이가 화를 많이 냈다고 하신다.

상황을 설명할려고 하나 이미 상황을 꿰뚫고 있는 나의 말에

아이하고 이야기를 하고 싶으시단다.

이미 나한테 혼나고 아무런 역성도얻지 못한 아이는

화가 많이 얼굴로 울면서 선생님을 대하고 따지고 있다.

자신이 잘못했는지 모르는 것이었다.

쥐구멍이 어딘지 숨고만 싶을정도로 선생님께 죄송하였다.

선생님은 그학급에서 가장 공부 잘하는 아이에게 끼여 있는 상태였다.

잘해줄수록 양양이란 말은바로 이때 써먹는말 일것이다.

항상 학생편에 서서 아이들에게 격의없이 공정하게 주시는 분이신데….

돌아가시는 선생님의 뒷모습이 쓸쓸해서 가슴이 아팠다.

 

나같으면 한대 하고 쥐어 박을텐데…’

대화로 풀어가실려고 바쁜 와중에도, 퇴근후에 오셨는데…’

성질 못된 깐깐한 선생이면 그냥 처벌감이다. ‘하면서

아이를 호되게 야단치고 후에 선생님께 죄송하다는 편지를 쓰게 하였다.

다음날 화가 풀리기도 하고 자신이 잘못했다는 것을 뉘우친 아이는

웃는얼굴을 하고 학교에 가서 선생님께 반성의 편지를 드렸단다.

선생님은 고맙다고 하셨고

 

그러나 이틀후

나는 학교로부터 우편으로 부친 한통의 편지를 받았다.

이게 왠일이지?

보통 아이가 문제가 있거나 처벌을 받을때 이런 편지를 받는데

아니 선생님이 화가 나서 아이를 처벌하기로 마음을 먹었나?

그럴려면 집에는 찾아왔지?

궁금한 마음에 열어본 편지의 결과는?

 

초등학교를 끝내고 중학교로 진학하는 아이들에게

4학년과 5학년을 all A 맞고 주정부에서 실시하는 시험에서

기준이상의 성과를 거둔 아이에게 주는, 우등상을 받게 되었다는 편지로,

바로 시상식에 참석하라는 편지네….ㅋㅋㅋ

 

으이구 쫄았잖아.

그저 쪼그만녀석이 선생님 속을 썩여 가지고서는 엄마까지….

어쨋든간에 오랫동안 아이의 기억에 남을 선생님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