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스승의 날인데
남편은 학교에 다녀오더니
화분에.. 양말이며 카드가 있는 선물을 몇 꾸러미 들고 들어왔다.
아니 이 화분은 자기 연구실에 두고 키우지 왜 집에 가지고 왔어?
무겁기도 한걸
아이구 난 잘 키울 자신이 없어...
지난주말엔 서울에 일박이일 교육을 다녀 온사이에
졸업후 결혼 주례를 서 준 제자들이 찾아와 같이 저녁먹었다며
제자들이 사들고 온 작은 과일상자(사과,참외,키위)세 개를 얌전히 묵은채 베란다에 모셔놨다가 보여준다..
남편이 주례를 선 제자들은
모두들 신기하게 첫 딸낳고 다음엔 아들을 낳아 행복하게 잘살고 있다고 한다
\"아이구 당신닮아 제자들도 첫 딸 낳고 아들낳았으니 200점이네 200점이야..\"
\"당신이 주례 서 준 제자들 우리처럼 알콩달콩 행복하게 살기다..암암 그래야지\"
당신제자들 참의리 있다.. 삼삼오오모여서 찾아오기도 하구.. 역시 남자들이 의리가 있어..
난 스승님들에게 졸업 후 찾아간 일은 거의 없었는데..
배은망덕하게도 우리결혼 주례서 준 목사님께도 지속적으로 찾아간 기억도 별로없고.
\"당신 인기좋다..\"라며 남편을 띠워주니
말도 없고 기분 내색도 잘 안하는 양반이 빙그레 웃는걸 보니 좋긴 좋은가보다
처음 주례 설때 춘천에서 서울 예식장까지 차를 몰고가는데 일찍서둘러 충분한시간을 가지고 출발했으나 그날이 연휴가 끝나는 날이었는지 아뭏든 경춘가도에 무척 차가 막혀서 완전 주차장을 방불케하는 일이 발생했으니 도저히 결혼시간에 제 시간에 도착하기는 애시당초 글렀버렸다
남편은 제자에게 연락하여 아직 예식시간이 여유가 있으니
\"미안하지만 다른 주례선생님을 모실 수 있으면 모셔라\"
\" 예식장에 상주하시는 주례선생님을 모시던지 내가 그 시간에 가기는 어려울듯하다\"
고 설명했지만 막무가내 늦더라도 기다리겠다고 해서
차에서 내려 기차역에서 기차를 타고 (기차안에서도 동동거리며 열심히 뛰어서)어렵게 어렵게 도착했는데 예식시간을 30분이상 거의 한시간정도 늦어서 첫 주례를 하게 된 미안한 일이 있었다..
아마 그 제자는 집에서 좋은 시간을 받아놓았던 것인데..
혹시나 결혼 후에 하는일이 잘 안풀리거나 딸만 나으면 주례선생님이 예식시간에 늦어서 그렇다고 원망들을까봐 우리부부는 은근히 걱정이 되기도 했었다
외아들이고 독자라 손이 귀한집인데..
다행히 첫 딸 낳고 아들을 낳아서 잘 산다고 하니 기분 좋은 일이다.
그제자는 처가가 춘천이라 처가집에 올 때마다 남편에게 잊지않고 연락을 한다
멋모르고 처음엔 주례를 섰더니
제자들이 심심치않게 주례를 부탁하러 색시감을 데리고 찾아오는데
요즘 찾아오는 제자들에겐 이핑계 저핑계 대며 주례를 거절하느라 바쁘다..
주례는 목사님이 하시는게 좋을듯싶다...라든지...하면서
첫 주례의 진땀흘린 기억을 남편은 잊지 못할 것이다..
이세상의 모든 스승님들 모두 건강하시구요...
제자들 많이 사랑해주세요..
우리 아들과 딸을 지도하시는 스승님..감사합니다..
스승의날에 지금까지 남편이 가르치고 주례선 많은 제자들이 계속해서 행복하게 잘 살아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몇 자 적어보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