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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말리는 아줌마2


BY 올리비아 2006-04-26

 

“아휴! 왜 이렇게 시끄러운 거야~”.


흡스!........

비좁은 버스사이로 그녀의 뒤를 따라 나가던 난

갑자기 뒤돌아서 하는 그녀의 말에 놀라

아무 말도 못하고 그녀를 멀끔히 바라보고 있었다.


그리곤 다시 큰소리로 톡 쏘듯 비아냥대며 하는 말..

 

“아줌마들이라서 그런가???”

 

기분 나쁜 반어체를 남기고 버스에서 도도히 내려가는

그녀의 뒷통수를 말없이 바라보며 혼자서 어이없어 했다.


맨뒤에 앉은 엄마들은 그 소릴 듣지 못하고

앞서 걸어나오던 나만 그 소리를 듣게 되었으니 다행이다.

 

시끄러웠다면...그거에 대해선 나로써도 할말이 없다..

하지만......뭐셔.......아줌마?..


그럼 우리가 아줌마지 아저씨냥..그런 댁은 아가씨냐구...

같은 동족인 아줌마끼리 이거 너무 한거 아냐...

허긴 외국이민을 가서도 같은 한국민들끼리 싸우고 무시한다더니..


우리가 그리 시끄러웠다면 조용히 다가와

조용히 좀 해달라고 말할 수 있지않은가.

생각할수록 말 디따 예의없이하네정말..

 

여자들끼리 있으니깐 우습게 보는게 확실해..

나이로 보아하니 40대 후반 아니면 50대 초반나이로

우리보다 더 들은건 확실한데 말이지..


아무리 생각해도 우리의 수다가

욕들을 정도로 시끄러울 정도는 아니라고 보는데..


하긴 상대방에겐 또 그렇지 않을 수도 있으니 참자참아....

초면에 이렇게 예민하게 반응을 보이는 그녀..

만만치 않은 피곤한 성격의 소유자임에는 분명한 것 같았다.


아마도 여자들끼리 놀러온 우리가 처음부터 못마땅해서

모든게 다 미워 보이는 것일게야....그리 생각하기로 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쁜게 죄다.ㅋ

 

이쁜사람은 집에만 있어야 되는데 이렇게 돌아다닌 죄..

중죄다..--;;


아무것도 모르고 즐겁게 버스에서 내린 엄마들에게

조용히 다가가 좀전 그녀의 얘길 전해 주었다..

어쨌든 주의를 받았으니 조심하라는 차원에서..


그런데 다른 엄마들이 내 이야기를 듣자

순간 나보다 더 흥분하기 시작했다.


“어머머..우리가 뭐가 그리 시끄럽게 했다고 그런 말을 해?

그 여자 우리한테 너무 집중 하는거 아냐.. 뭐라고 아줌마?

그러는 자기는 아줌마 아냐?.. 어머머..정말 재수뽕이다..”.


그리하여 그 아줌마의 이름은 그날부로 재수뽕이 되어 버렸다.


다음날 아침.. 그녀의 모습을 보자

모두들 한결같이 역시 재수뽕답다라고 말했다.


버스안에서 가이드의 말은 듣지 않고 남편과 둘이 앉아서도

혼자 고상한척 창밖을 보며 이어폰을 귀에 꽂고

엠피쓰리 음악을 듣고 있었다.


“중국여행을 고상떨려고 왔나..역시 하는 짓도 영락없이 재수뽕이네...”

여걸식스들 이제는 그녀에 대해서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버스안의 28명의 여행객들 하루하루 지나면서

서로 인사도 나누고 가지고 온 음식 서로 나눠 먹으며


연세 많으신 할머니 할아버지에게는

우리가 며느리인양 위험한곳 부축도 해드리고

함께 재밌는 얘기도 함께 나누니


어느덧 여행 일행들이 한 식구같은 느낌인데

유독 그 부부팀들만 겉도는 느낌이었다.


그렇게 서로가 서로를 무시하며 지내던 어느날.

재수뽕 여사가 갑자기 우리에게 화해의 몸짓을 하는듯

마주치면 눈웃음을 살며시 던지질 않나...

식당에서 마주치면 인사까지 던지질 않나...


왠 황당한 시츄에이션~

당황한 우리 여걸식스들....


그려~ 무슨 원수지간도 아니고 웃는 얼굴에 침 못뱉듯

우리들도 서서히 그들과의 보이지 않는 장벽을 없애려고

노력하던 여행... 마지막 날..


버스에서 내려 가이드가 자유시간 30분을 주고

4시에 다시 모일 약속장소를 일러주었다.


28명의 여행객들 각자 자유시간을 갖은후

30분 후 가이드가 알려준 약속 장소로

모두들 돌아와 기다리고 있는데...

유독 재수뽕팀만 돌아 오지 않는게 아닌가..


기다리다 지친 우리 팀들은 버스안에서

그들이 오기를 목이 쭉~빠지게 창밖을 바라보며 기다리고 있었다.


약속시간이.. 20분이가고..

30분이 가고..40분이 가고....50분이 가고...


가이드는 그 넓은 공원을 이리뛰고 저리 뛰고 난리가 났다.

그렇잖아도 요즘들어 여행객 피살 사건이 종종 있던지라

가이드는 우리에게 귀가 따가울 정도로 안전을 강조했었다..


설마 4명의 재수뽕 팀들이 단체로 무슨 일이 일어 날리는 없을테구.

유치원 아이들도 소풍오는 독립기념관 같은 공원 안에서 뭔 일이야 있을까.


혹시.... 약속시간 까묵고

이 넓은 공원 구경하고 있는거 아닐까?

 

에이...설마....분명 가이드가 30분후라고 했는데

4명이 그 소릴 못 들었다는건 말이 안되지..


버스 안에서는 이러쿵 저러쿵...걱정반 우려반 ...

모두들 걱정을 하고 기다리기를 1시간이 넘어서야

그제서야 헐레벌떡 나타난 재수뽕팀들..


한시간 넘게 그들을 찾아다니느라 삐쩍 마른 남자 가이드가

(대략 40키로도 안되보임..--;) 땀으로 옷이 흠뻑 젖어 나타나니

그 모습 보기가 어찌나 안쓰럽던지...


결국 그들로 인하여 다음 일정을 포기하고

이른 저녁을 먹으러 가게 되었는데

 

한 시간 넘게 나타난 그들은 모두 궁금해 하고 있는

다른 일행들에게 미안한 표정만 잠시 지을 뿐..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고 말없이 앉아 있는게 아닌가...


그들 뒤에 앉은 나...

은근히 궁금하고 괘씸하여 큰소리로 물었다.


“저기요..무슨 일로 늦었는지...

굉장히 궁금한데요..혹..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요?”

 

(물어 보기전에 얘기해줘야 되는거 아녀? 칫~

시끄럽다고 소리칠땐 언제고 그런 자기네들의 행동은 용납이 되는가? )


내말을 듣고나서야 그제야 재수뽕 남편

시뻘건 얼굴로 우리 뒤를 돌아보며 하는 말.

 

“제가 공원을 걷는데...갑자기 심장쇼크가 일어나서...”

\"어머머머...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