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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지빠 놀이를 아세요?


BY 은하수 2006-04-26

묵지빠 놀이를 하던 시절이 있었다.

 

요즘도 사실 가끔씩 한다.

두 아이들의 요청에 못 이겨서.

옛날에 참 재미가 있었다.

왜 그랬는지.

대여섯명이 모이면 으례껏 그 놀이를 했다.

 

가위바위보로 순서를 정해

일렬로 쭉 늘어서 앉은 다음에

꽁찌서부터 대결을 해서 이긴 사람은

다음번 사람에게 도전할 기회를 얻어 올라오는 것이다.

묵지빠를 해서 지는 사람은 그 자리에 눌러 앉고.

이런걸 토너먼트 방식이라구 하나. 모르것다.

 

짧은 기합을 넣으며 주먹을 내면

다른 걸 동시에 내야 지지 않는 놀이의 매력이

어린 아이들에게는 무엇이었는지 그순간만큼은 폭 빠져서 했다.

 

일대일 대결에서 이겨보는 승리감,

한단계씩 올라가면서 느끼는 성취감도 있고,

마지막 결승에서 붙을 때의 뜨거운 긴장감도 있다.

졌을 때의 아쉬운 마음도 있다.

다음번에 잘해야지 하는 자기만의 의지도 생기고.

 

기합을 넣는 이는 이기고 싶은 마음에 소리도 크게 해보고

쟤가 담번에 내고 싶어하는 걸 미리 예측해보는 독심술도 길러보고

대응하는 사람은 말리지 않으려고 온 정신을 집중하고

상대편의 기합소리에 같이 흥분하기보다는 오히려 냉정하게 침착해야만

이길 수 있음을 스스로 깨닫게 된다.

 

단순해 뵈지만

여러가지 느낌과 기술이 들어가는 묵지빠 놀이는

나중에 사회생활하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남하고 의사소통을 하고 의사표시를 하고 자기주장을 펴는데에 있어서

이 묵지빠 놀이의 기술이 필요하다.

 

선제공격을 하고

남의 심중을 미리 간파해 보고

큰 소리로 기합을 넣으며 말해

자기 페이스에 말리게 하여

상대가 순간적으로 넘어오게끔

설득해야 하는 것이다.

 

묵지빠 놀이의 기본 정신은

도전정신, 자신감, 뱃짱, 침착함, ..... 기타등등

사회생활이나 대인관계에 꼭 필요한 것들로 이루어져 있다.

 

묵지빠 놀이 많이 하셨나요? 오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