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린다.
황사때문인지 비 내린후 세상이 전혀 맑지가 못하다.
두달여 만에 친정나들이를 했다.
어머니의 두번째 기일이 돌아온 것이다.
아직 친정문 턱을 넘어설쯔음, 환한 웃음으로 나를 반겨주실것만 같은
그리운 나의 어머니....
현실은 나의 마음을 자꾸만 들쑤셔놓는다.
철모르는 울 아들들 간만의 외가집방문에 기분들이 들떴다.
---아이들이 외가에 가는것을 좋아하는것이 무척 기뻤다---
친정에 도착했을때 이미 동생들이 음식장만을 끝내놓은 상태였다.
미안했다.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들로만 알았는데,
어머니 돌아가신후로 많이들 변했다.
물론 모든게 나쁘지만은 않다는것을 알고는 있지만,
한참 재미있을 시기에 저러고 있는것이 마음아프다 ㅠ.ㅠ
긴 시간의 여정으로 배가고파 냉장고 문을 열어본 순간
난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고만 싶었다.
냉장고안에는 그 흔한 배추김치 한 잎 들어있지않고
알수없는 영양제들만이 덩그러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아버지 식사는?\'
\'........몰라.....\'
동생이 퉁명스럽게 대답했다.
\'.......................\'
나는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래 딴에는 힘들겠지.
\'우리 시장가자!\'
나는 가까스로 동생을 데리고 제래시장으로 가서 약간의 배추며 김치거리를 샀다.
.....................................................................
저녁을 한 참을 넘기고 아버지께서 퇴근해 오셨다.
\'어이~ 울 큰딸~\'
아버진 기쁜듯 반갑게 맞아주셨다.--양손가득 핫꽁치에 부추를 들고 오셨다--
아버지의 어깨가 무척 야위어 보였다.
세월의 탓이려니, 아무리 애쓰고 노력해 봐도 흐르는 눈물은
이미 나의 것이 아니었다.
하루가 100년이었으면...
김치 두어가지 담궈놓고, 동생들이랑 수다떨고....
늦은저녁 어머니의 기일지내고...
시간을 돈 으로 살 수만 있다면, 평생을 사고싶다.
새로운 나의 가정이 있지만,
친정에서 살 수만 있다면 그러고 싶다.
돌아오는 발걸음이 천근 만근이다.
애써 웃으며 발길을 돌렸지만 마음은 왜곡되어 그 자리에서
떠나질 못했다.
울산을 떠나는 고속버스에 몸을 담으니 차창밖에 살아생전 어머니 좋아하시던
벚꽃이 만발이다.
\'어머니....활짝핀 벚꽃이 바람에 떨어지면, 당신의 아름답던 미소가 생각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