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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운항?


BY 은웅택 2006-04-05

 

한국에서 우리 아이들은 아파트에서만 살았었으니

사는 것이 다 고만 고만 해 보였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때만 해도 맞벌이를 했으니 딸아이는 기가 살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곳에 오니 아이가 기가 팍 죽은 것이다.

 

눈이 오니까 한국에서는 스키장에서나 볼 수 있는

스노우 모빌이란것을 들고 나와 타지를 않나,

집에서 조금 만 가면 눈썰매를 타고 심지어 스노우 보드도 탄다.

이곳 사람들은스키장이 멀고, 비싸기도 하지만 잘 안간다.

갈 필요성도 모르고 또 알지들도 못한다.

언덕이 없는 동네인데도 시에서 언덕을 일부러 만들었다.

아이들 눈썰매 타고 놀으라고...

 

또 아이들이 조그만 오토바이를 타고 씽씽 달리기도 한다.

물론 차가 다니는곳에서는 탈 수 없지만 들판에서는 타도 된다.

가끔 노인들이 골목길에서 골프카를 타고 다니기도 한다.

뒷마당에 수영장 있는 집도 많고,

아이가 있는 집은 다 농구골대와 놀이터가 있는것이다.

우리는 아무것도 없으니 우리 아이들은 그저 구경만 할 뿐이다.

 

사회적 빈곤층으로 떨어진 느낌이다.

어쩌다 스노우 모빌등을 얻어 타기도 했지만

모든 것이 신기한 상태에서, 가진것과 안 가진것의 차이는 큰 것이다.

집주인 아저씨께 농구골대를 말씀 드리니까

친구분과 같이 오셔서 설치를 해주셨다.

아이들에게 한동안 지극한 사랑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날씨가 따뜻해지고 보니 길건너에 큰연못이 있는것이 보인다.

사람들이 집 앞에서 낚시를 하고 또 수영도 하는 것이다.

또 발로 움직이는 보트도 띄어 놓고 노는 것이다.

덕분에 우리도 낚시도 해보고 큰 물고기도 잡아보았다.

이것이 생활수준의 차이구나 하고 느꼈다.

마당의 잔디도 경운기처럼 생긴 것을 타고 다니면서 깎는것이다.

 

뒷마당에서 바베큐그릴 로 고기를 구워

파라솔과 테이블 세트를 펴 놓고 먹는 것이다.

이제 막 도착한 사람들이 뭣이 있겠고 무엇을 알겠는가?

물어 볼데도 없는데….

또 둘이 벌다 혼자 버는 데다가 미국이란데는

워낙에 세금을 많이 띄니까 월급 타서 먹고 쓰면 딱 끝난다.

월급이 반으로 줄은 느낌이다.

 

또 아무리 회사에서 이사비용이랑 전 가족의 비행기표를 다 주었어도

외지에서 살림을 다시 차리다 보니 이미 목돈을 꽤 썼다.

무조건 따라 살수도 없고 또 우리는 다시 한국으로 갈 생각을 했으니까

그저 아이들을 달래면서 형편 닿는 대로만 조금씩 마련하였다.

할 수없으니 더 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어느날 남편이 직장 동료들과 술 한잔 하러 간 식당이

호숫가에 있어서 아주 운치가 있고 좋다고 한다.

식구들이 그곳에 가보았다.

물결이 흘러 가는것이 꼭 배를 탄 느낌이다.

 

바깥풍경을 감상하며 상념에 젖어있는데,

저쪽에서 왠 배가 오는 것이다. 불을 켜고서…

지켜보고 있는데 이쪽으로 오는 것이 아닌가?

그러더니 배를 대고 사람들이 배에서 내려서 식당으로 들어 온다.

훨….

 

가만히 보니까 배들 몇 대가 주차(?)해 있었다.

또 사람들이 몇몇이 나가길래 보니까 또 다시 배를 타고

호수 저편에 있는 집으로 건너 가는 것이 아닌가 ?

얼랄라….

‘이놈들 정말 인생 한번 재미있게 사는군’ 하는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니까

아니!, 그럼 저 사람들 지금 뭐 하는거지?

술 한잔 먹고 음주 운항 아니야?

음주 운전은 안되고 음주운항은 되는거야?

설마 , 술 안 먹은사람이 하겠지….

 

보름달이 떠 있을때 호수에 배를 띄우고서

술 한잔 하면 이태백이 따로 없겠죠?

좋은 벗과 한잔하며 옛 추억에 젖을 수만 있다면

천국이 어디에 있을까요?

바로 이곳 이지요.

그런데 왜 이리도 공허 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