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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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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는다는 것은....


BY 은웅택 2006-04-05

얼마전에 막내의 친구가 생일잔치를 하여 데려다 주러 갔다.

거기서 다른 친구의 엄마를 만났다.

오랜만에 만났기에 반갑게 인사를 하였다.

 

엄마가 말하기를 그동안 몹시 아팠다고 한다.

수술도하고 직장도 2주일 이나 빠졌단다.

엄마는 위가 좋아서

지난번에도 위궤양으로 입원을 했었는데 그랬다니

엄마왈, 점점 몸이 약해지는 것이 늙은 같다고 하면서

늙는다는 것은 재미가 없다고 한다.

 

내가 이곳으로 이사온지 2 정도 지난 후에

애들학교에 봉사활동을 하러 갔더니,

어느 여자가 나한테 아는척을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면서 혹시 한국인이 아니냐고 묻는 것이다.

그렇다고 하니까 자기의 오빠가 우리집 근처에 살기에,

우리집 앞을지나 다니면서 우리 아이들이 노는 것을 보고

한국인이 아닌가 궁금했단다.

 

금발의 여자인데 자신의 아들이 한국에서 왔단다.

들어보니, 아이가 없어서 입양을 했단다.

그아이와 우리 막내가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단다.

그래서 전화번호를 주고 온 후부터

집아이와 우리아이는 현재까지 아주 좋은 친구로 지내고 있다.

 

엄마가 그동안 아이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것을 들어보니,

같은 여자로서 공감도 많이 가고, 배울 점도 많았다.

친부모의 사랑 이야기와, 결혼을 못 하고

아이를 입양을 시켰는가 하는 것을 설명해 주면서

아이를 눈물로 처음 만났을 때의 감동을 말하는 것이다.

아직도 눈물이 글썽 해 가지고서....

 

조산으로 태어 난 아이란다.

몸이 약해서 미국에 오자마자 병원으로 가서 치료를 받았단다.

처음부터 그런 조건으로 입양을 했단다.

오랜 결혼기간 동안 아이가 없었단다.

그러나 이 아이를 입양한 1년이 지나서 자기도 임신이 되었단다.

아이가 자기부부에게 행운을 가져다 주었다고 자랑하면서…..

 

지금 여인은 아들을 차별없이 키우면서,

아니 오히려 차별(?) 한다.

입양한 아이가 몸이 약하다고 위한다.

위탁모랑 찍은사진, 편지, 갓난아기때의 사진, 병원기록등등

아이에 관한 모든 기록을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다.

 

내가 가족을 집에 초대 해서 , 불고기등을 대접하니,

매우 기뻐하면서 한국에 대해서는 뭐든지 알려고 한다.

한국에 가보고 싶다며 비행기 값등을 물어보기도 한다.

그녀의 남편 또한 입만 벌리면 자식 자랑이다.

완전 팔불출(?) 처럼 자랑을 한다.

물론 아이가 공부도 잘하고 예의도 바르다.

 

어느날 막내가 나에게 심각하게(?)  물었.

아이의 친엄마가 서울에 살았었고 키가 작단다.

그러면서 엄마가 애를 하나 더 낳았는데,

혹시 어디서 잊어 버린것이 아니냐고 하면서 생각해 보란다.

한참을 배를 잡고 웃었다.

아마도 친엄마에 대해 물어 보니까

한국여자인 나를 묘사해 줬나 보다.

사람들이 직접 한국사람은 우리가족 밖에 없으니까….

 

가족과 친하게 어울리면서,

나는 한가지 바라는 것이 있다.

나중에 아이가 커서 사춘기가 되어 자기의 정체성을 찾게 된다면

약간의 방황을 하더라도 부디 부모의 마음을 아프게 안했으면 한다.

물론 가능하다면 나와 우리 막내가 옆에서 도울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나 좋은 일은 그런 일이 아예 없으면 하는 마음이다.

 

자식은 부모의 몸에서 나오기도 하지만,

오랜 준비와 기다림 끝에

부모의 마음에서도 나올수 있다는 것을,

나는 아이에게 말해 주고 싶.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을 보다가

사춘기로 접어드는것을 보면서 우리몸은 서서히 늙어 갈것이다.

확실히 늙는다는 것은 재미가 없다.

천진난만한 어린시절을 함께 하는 것이 더좋은데,

아무도 가는 세월을 잡을 수는 없을것이라서 더욱 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