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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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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쥑인다


BY 월출산 2006-04-03

날이 너무 따시가 집에 있서면 좀이 쑤실꺼 가가

 

우리 시어메 한태 가 오메요 오늘 날이 쥑이게 좋은데 산에나 가이시더

 

니 산에 가면 쪼메이 가면 집에 가자고 졸라끼제

 

아이니더 우쩨 그리 먼데 산에 가가 집에 가자 쿱니꺼 절대 안그러 쿱니다

 

그래 도 의심 많은 우리 시어메는 나에게 몇번 다짐을 받고는 산으로 갔다

 

산 입구에서부터 환상 그자체 엿다 계곡물은 졸졸졸 그 옆에 개나리  조금 위에는 진달래가

 

끝내주게 피고 근데 졸졸 거리는 개울에 왜 다슬기는 나를 유혹 하는지

 

나잡아 잡숴 그러고 잇는데 우찌 안잡을끼고

 

몇마리 잡고보니 고 옆에는 미나리가 지천이네

 

한참을 헤메고 다니께 우리어메 또 한소리 하시네

 

니 그랄줄 알았다

 

운제 산에가 취나물 이랑 고사리 꺽을끼고 여서 해작 부릴끼가

 

어짤수 없이 미련 내버리고 산에 올라가니께

 

이 너무 숨이차가 헉헉거림서 쉼서 절반도 못갔는디

 

오늘따라 겨우내 찐 배살이 왜이리 무겁든지

 

죽을동 살동 기어서 오르고 있는디

 

칠십 넘은 우리 시어메는 벌써 산꼭데기서 조게 우찌 올라오나 함서 보고 계신디

 

참 말로 환장 하겠습디다

 

그래도 깡다구 하면 영잔께 내 우찌 여서 포기 할끼고

 

조 위에 내 좋아 하는 산나물이 지둘리는데

 

근데 올라보니 줙이데요 읍내가 훤히 보이는게 가심이 탁 터임시롱

 

간이 벌렁벌렁 하니 참 말로 좋아가 산나물이고 뭐고 고마 경치에 취에가 헤메고 있는디

 

옆에서 우리 어메 가방은 벌써 한가방 해가 저쪽 산으로 넘어 가시는디

 

따라 가자니 힘은 부치고

 

그래서 마 오메요 고마 가입시더 머리도 아프고 배도 고프고 내사마 죽겠다고

 

 

엄살마이 부리가 집에 내려 왔는디 여기까지는 잘왓는디

 

한 나잘내 땡땡이 치고 노는 며느리 옆에서 보셨는디 가만이 노아 두면 안되시지

 

한 잔소리 하실려고 하신디 뺑실 뺑실한 며느리 낼모래면 내도 며느리 볼나인디 듣고 잡겄소

 

그래서 마 집으로 내뻬면서 어메요 취나물 맛나게 해가 밥비벼가 맛나게 잡수이소 오늘 산구

 

경 잘했심더 이담에 또 같이 델고 가주이소

 

근데 쪼메이 있승께로 아들 불러가 맛남 나물 무침보냈데요

 

그래가 저녁 배터지게 잘묵었습니다 엣세이방 여러분 우리집에 오이소 맛난 산체 비빕밤

 

해드릴께요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