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만 둘을 낳은 나를 보며 친정엄마가 이런 얘기를 하신 적이 있다.
\"너는 죄가 많아 아들만 둘이나 낳았나보다! 딸도 못낳는 것!\"
웃자고 하는 얘기였는지, 살뜰히 돌봐주는 딸이 없는 것을 불쌍히 여겨서 하신 말씀인지는 모르겠으나 그냥 웃고 넘어가버렸다.
어제는 우리 둘째 아들을 심장정기 검사를 위해 병원에 다녀왔다.
물론 명목상 집에 돌아온 남편과 함께... 아이를 위해 가능한 할 수 있는대로 명랑한 척 하며 다녀왔다.
일곱살 짜리 쪼매난 녀석이 의사 선생님의 지시에 조용히 잘 따라주고 예쁘게 인사도 잘하고 간호사 누나들한테 이쁜 짓도 하며 재롱을 피운다.
차에 타서는 엄마 아빠의 가운데에 앉아서 자기의 양볼에 엄마 아빠를 붙였놓고 부비적거리며 애정을 잔뜩 느낀다.
엄마 아빠의 뽀뽀도 유도하면서...
아들과 나를 집에 데려다 놓고 남편도 그녀에게 갔다.
내일 오겠노라는 말을 홀연히 남겨두고...
차에서 내려 싸늘한 바람을 맞으며 작은 아들을 손아귀를 쥔 채 정말 절실하게 깨달았다.
나는 죄가 많아 남편과 남편의 그녀를 떨궈내지 못하고 있고, 그로인해 생채기 거칠 날 없는 내가 불쌍해서 착한 두 아들을 선물로 미리 주셨나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