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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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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THER\'S DAY-엄마의 날


BY 비단모래 2006-03-26

우리나라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영국에서는 3월26일이

 MOTHER\'S DAY-엄마의 날이라고 한다.

엄마의 날~정말 다정한 날이다.

 

우리에게 어머니 날이 있었듯이  

영국의 엄마의 날은 온전히 엄마만을 위한 이벤트와

엄마만을 위한 백화점 행사들이 준비되었다고 한다.

 

그 뉴스를 읽으면서

엄마인 나는 ,그리고 엄마를 잃은 나는

엄마가 무언지 다시 생각해 본다.

 

고향을 다녀온 남편이, 얼마 전 아내를 잃은 친구를 만나고 왔다면서 그 친구가 참 안됐다고 말했다.

집 어디선가 아내가 서 있을것 같아 문득문득 돌아보고

문열어 보고, 아내가 있을것 같은 주방,옷장을

시도때도 없이 열어보다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는

아내의 부재에 절망한다고 한다.

 

엄마를 잃은 어린 사내애 마냥 하늘을 막연히 바라보면서 아내를 불러보기도 하고 눈물짓기도 한다고 한다.

 

아니, 엄마를 잃었을 때보다 더 가슴이 비었다고 한다.

 

엄마같은 든든함이 있었고

엄마같은 포근함이 있었고

엄마같은 믿음이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엄마와 아내를 한꺼번에 잃은 것 같다고 한다.

 

그러며 남편은 말했다.

\"맞아, 아내는 엄마야..남자에게는\"

 

 

\"그래 !나는 아들 셋 키우잖아~\" 라고 웃었지만

나이가 들어가는 남자가 아내들을 자꾸 찾는것 보면

정말 아내를 엄마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엄마!

참 다정하다.

나도 다섯달 전에 엄마를 잃었다.

엄마를 잃고 단 한번도 엄마~를 불러보지 못했다.

엄마~하고 부르면 와이~우리딸 하던 엄마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다.

이땅 어디에서도 엄마를 찾을 수 없었다.

 

힘들고 어려울때 그냥 가슴으로 엄마를 불렀다.

\"엄마 ~나 힘들어~\"

 

 

마흔 아홉

절벽끝에 선 위태로운 나이가 외로워 엄마를 부른다.

가파른 마른 봄날을 지나며 엄마를 부른다.

\"엄마~어딨어\"

 

생방송 준비로 바쁜시간에 큰 아들이 전화를 했다.

\"엄마..뭐하셔?\"

\"일하지\"

\"엄마 너무 무리하지 마셔요\"

\"응\"

\"엄마 사랑해요\"

 

그렇구나~나도 누구의 엄마구나.

내 아들이 엄마를 오래도록 부를 수 있게

건강해야 하는구나~

 

오래도록 엄마로 불려지기 위해~

 

엄마가 보고싶다. 보고싶다.보고싶다.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시간도 안 된다면
단 5분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 번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내어 불러보고
숨겨놓은 세상사 중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

- 정채봉의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