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태국의 음주 규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260

그리운 나의 어머니의 명언


BY 넙디기 2006-03-24

아침부터 정신없이 바빴다.

큰아들 학교 준비물을 미리챙겨놨어야 하는데, 내일로 미루다 보니

오늘아침은 그리도 바빠진 것이다.

작은 아들 제대로 옷을 챙겨주지 못했더니,

잠옷위에 외출복을 걸쳐 입니다.ㅠㅠ

그래도 다른날 보다는 바람도 많이 잠잠해지고

-여기는 영종도라는 섬이라서 봄에 부는 황사바람이 가장무섭다-

햇빛도 쬐끔은 따스해진것 같다...

...

큰 아들 학교에 내려다 주고.....

작은 아들 유치원앞에서 내려줬더니,

들어가지도 않고 차 문을 잡고섰다.

\"왜?\"

\"엄마! \"

비장한 표정으로 작은 아들 엄마를 부른다.

\"그래,왜?\"

\"엄마, 오늘은 나 보다 일찍들어와! 아랐찌?\"

\".......\"

나는 아무말 없이 그저 가만히 바라만 봐줄 뿐이었다.

무슨말을 해 줘야만 할까....

\"대답좀해!!! 아랐쪄?\"

작은 아들 발을 동동 구르며 다그친다.

\"응..엄마 늦었어!!!\"

\"힝....진짜다? 나보다 먼저 집에 가 있는거다?\"

작은아들 미심쩍은 눈초리로 제차 확인한다.

\"바뻐!  엄마 출발할꺼야!\"

작은 아들 ....홀겨보며 씨익 한번웃어주고는 멀어져 가는

차 너머로 손까지 흔들어 보인다.

.

.

.

국민학교3학년때, 집엔 아무도 없는데 삼촌이 오셨다.

어린마음에 식사라도 하고 가셔야지하며,

쌀바가지에 쌀을 퍼다가 대충 어깨너머로 본 모양대로 밥을 지었다.

\"넘 많은거 아이가?\"

삼촌은 걱정스럽다는듯 물으셨다.

-지금생각해 보면 삼촌도 그당시 밥지을줄 모르셨나 보다-

\"이렇게 하던데!!!!\"

나는 당당하게 말했다.

 솥에다가 밥을 올리고...

냄비에다가도...남아있는 쌀을 담아 물을 붓고는

솥에밥이 다 되기를 기다리고....

그리고도 쌀바가지에 약간의 불린쌀이 남아있었다.

-모두해서 지금 우리네식구의 일주일치는 될것이다.-

우여곡절끝에 삼층밥 중간에서 밥을 떠서 삼촌에게 신김치 한조각에다

물한그릇을 올려서 밥상을 가져다 줬다.

삼촌이 그때당시 드셨던가......?

잘은 기억나지 않는다.

늦으막히 돌아오신 어머니,

\"울딸...배고팠나?\"

\"삼촌 왔다갔심더......배고픈가해서....\"

\"........울딸이 밥했나?\"

\"예.....\"

나는 죄인마냥 고개를 끄덕였다.

\"울딸 밥도 맛있게 잘하네....시집가도 되겠다.\"

...........

난 정말 내가 밥을 잘 짓는줄 알았다.ㅡ ㅡ!!

어린딸이 지삼촌왔다고 밥해서 대접했다고,

용하고 이뻐죽겠다며 어머닌 동네방네 자랑을 하셨다.

.

.

울아들들 학원에서 돌아오면 배고플까봐 약간의 간식을 식탁위에다

준비해 줬었다.

그래도 양이 안차는지 울 작은 아들, 커피며 율무에다가

코코아통까지 몽땅 엎질러 놓고  있었다.

\"나도 타 먹을수 있어~\"하며,

퇴근후 이 광경을 바라본 나는 어이가 없어서

큰 아들만 열심히 야단을 쳤다.

\"넌 형이되어서 동생이 저러고 있는데 도대체 뭐 하고 있었던거야?\'

\"왜! 왜 나만같구 그래?! 난 안했단 말야!!\"

%$#^&*...

큰 아들놈이랑 한참을 지지고 볶은 후 울 큰아들 드뎌 소리높여 울고 만다.

\"왜 엄만 나만 미워해! 미노가 한 것도 다 내책임이야?

그런게 어딨어!! 왜 나만같구 그러냐구..우와아앙.....\"

집이 떠내려가라 엉엉운다..내 아가가....

순간 미안한 맘에 작은놈을 째려봤다.

\"엄마! 왜 늦게왔어?\"

작은넘이 선수친다.

\"..........ㅠ.ㅠ..........\"

난 그저 멍 하니 주방으로 향할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