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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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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의 무게


BY 가을단풍 2006-03-24

큰 아이.

고등학교 1학년.

반짝 반짝 하던 명문고 입학의 뿌듯함은 자리를 감추고

수능을 차고나갈 준비를 한다.

몇일전의 일이다.

담임선생님을 만났다.

\"애를 어쩌면 저렇게 당당하게 길러놓셨어요.전혀 그늘이 없어요.

수술을 그렇게 많이 했다면서요.언제 또 해야 되나요?.......

선생님 말씀에 기분이 좋았다.

옆에 학년 주임 선생님이 한수 거드셨다.

\"그놈 때문에 골치좀 앓겠어요.\"

우리 아이가 벌써부터 선생님들을 괴롭히기 시작했다고 .........

느낌이 좋았다.

아주 예전부터 궁금한것이 있으면 참아 내질 못했다.

평소에 이아이를 보면서 잡학사전이라는 별명을 붙여놨다.

초등 저학년때부터 중학 과정을 거치는 동안 엄청나게 책을 읽었다.

요즘엔 특히 경영학에 진로를 맞춰놓고 전문 서적을 읽는다.

그런데 문제는 나이에 맞지않게 읽어대는 독서로 인하여

아이에 사고가 정상적인 범위를 벗어나는 데에 있다.

어느 한쪽은 초등학교 저학년에 불과한데 어느 한쪽은 전문가를 뺨친다.

아이를 기르면서 그러려니 하면서 길러왔다.

그런데 우리 아이 때문에 문제가 왔다.

학교에서 선생님들께 지나친 질문을 한다는 것이다.

그것도 전공과목도 아닌 지 마음가는대로 질문을 하는 모양이다.

그래서 눈총을 받기 안성맞춤이란다.

동료간에도 왕따가 될 가능성이 높으니 조심하라 했다.

아이구 이것참.

핀트를 어찌맞춰야 하는건지.

더구나 학과 이외의 질문으로 선생님들을 괴롭힌다 했다.

내 그럴줄 알았다.

아이에게 타일렀다.

선생님들께 학과 이외의 질문은 하지말것.

수업시간외에 개인적인 질문은 하지말것.

그리고 꼭 질문을해야할땐 선생님 입장을 고려하고 태도를 겸손하게 할것.

그런데 아이는 들은척도 않는다.

아니 아이하는 말이 더 가관이다.

\"우리학교 선생님들은 그런걸로 애들을 미워하지 않거덩.\"

나에게 우리 아이의 이야기를 들려준 사람의 얼굴을 떠올렸다.

어느 학교에서 은이같은 아이가 선생님한테 따귀를 맞는것을 보았다고

은이도 그짝 안나게 조심시키라고.........

머리끝이 쫙 섰다.

내 아이가 따귀를 맞는 느낌을 그대로 받았다.

내 아이가 정말 그렇게 선생님들을 괴롭히는가?

그러면 내가 학교에 갔을때 선생님들이 하시는 말씀은 뭔가?

내 아이가 선생님들께 질문공세로 따귀를 맞는다면 감당하기 벅찰것같다.

내 가슴에 폭풍이 일것같다.

아니야.

그럴리는 없겠지.그럴리는 없겠지.

일반 고등학교도 아닌 이 학교에서는 그런일이 없겠지.

다른 학교 선생님들은 대개 학사 출신의 선생님들로 구성이 되었지만

우리아이가 다니는 학교는 그래도 명문고로 이름난 학교이기 때문에

교사진이 석사 박사출신 선생님들로 구성되어 있다.

교사진이 이렇게 빵빵한데 얼마 우리아이에게 그런일이 있을라구.

그러나 우리아이가 골이아픈 아이임엔 틀림없다.

어지럽다.

하루가 몽땅 뒤집혀 버렸다.

내 볼따귀를 만져봤다.

자존심도 만져봤다.

하지만 애가 맞을만하면 맞아야지 .

그래도 이왕 매를 맞으려면 교육적인 훈계후에 맞았으면 좋겠다.

쌍욕을 해가며 따귀를 때리는 선생님을 용서하긴 힘들것 같다.

오죽하면 그런일이 생겨.

나도 알것 다 안다.

그러나 내 아이가 이런일을 당한다면 참아내기 힘들것 같다.

미리 미리 조심해야지.

잘 타일러서 미연에 방지해야지.

만약 그런일이 생기는 날엔 119 구급차 두대가 한꺼번에 올것 같다.

중학교때 선생님들께서 하시던 말씀이 생각났다.

\"나 월급 얼마 안타거덩. 나 월급타는거 만큼만 물어봐 임마.\"하고

아이가 콩 쥐어 박혔다 했다.

이런일도 있었다.

선생님이 애 머리통을 막대기로 콩콩 찍으면서

 \"야이  임마. 이런거는 그냥좀 지나가면 안되냐.\"

너무나 아파서 눈물이 찔끔 났다고 했다.

우리 아이가 골치아픈 아이임에는 틀림없다

이것 어찌해야 하는건지.

개성이 강한 아이 기르기가 이렇게 힘들줄 몰랐다.

오늘은 이 아이의 무게가 더 무겁게 느껴진다.

기도하는 마음으로 지켜볼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