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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72

배부른? 투정-이사


BY 마눌아 2006-03-15

11월에 이사를 했습니다.

아니 해줬습니다.

어쨌든 제가 한건 없으니까,,,

해준거죠,,

시엄마랑,,,신랑이랑,,,

 

왜 그동네에 빚을 져서 집을 사야하는건지 당최 모르겠지만,,,그냥

따랐습니다.

전 정말 전세도 상관 없었습니다.

 

옆집으로 이사가는거지만,,,,

1년밖에 안살았지만,,짐도 많고,,,이래저래 40만원주고 포장이사도 불렀습니다.

 

시엄마가 할 것 없다고,,,

출근하라고 하셨죠.

했죠.

중간에 불안해서 전화했죠.

\'걱정하라,맘 푹놓구 이따 보자\'

 

퇴근길에 울 아부지 핸펀을 교환하려구 집근처 지하철역 지하상가에 들렸습니다.

망설이고,선택하느라 시간이 좀 지체됬고,,,제가 미쳤죠...

비가 와서 신랑이 데리러 나오는데 차도 좀 막히고,,

집에 가는길에도 차도 좀 막히고,,,

 

같이 밥먹으러 가려고 기다리시던

시엄마,,,

전화로 버럭

\'나 밥안먹는다.내가 하루종일 논 줄 아냐.일하다 한번 주저앉으면 못일어나는거 모르냐,,,\'

 

집에 도착하니까 이사 도와주신 옆집 아주머니랑 얼른 나오시더라구여...

식사 안하신다더니,,,아주머니가 어떻게 달래셨는지,,,

암튼,,그길로 차에서 내리지도 않고 두분 태워서 바로 식당으로 갔더랬죠.

 

약간 혼났지만,,그래도 다행히 그냥 넘어가는구나,,,싶게,,밥 먹고 나왔습니다.

아,,,집에 가기전에 마트 들려서 쇼핑도 했구요...

 

집에,,,

그니까 이사한 집에 갔죠

 

머,,,싱크대를 약간 밀어서 냉장고를 끼워넣고, 티비장이든, 식탁이든

머 그집에 고렇게 밖에는 안되겠지만,,,

저랑 상의한적은 없지만,,,

잘 알아서,,

너무나도 잘 알아서

시엄마가 다 셋팅해놓으셨더군요.

 

솔직히 집에 들어서는데

지금도 기억납니다.

 

어찌나 낯설던지,,,

어색하고,,

남의 집 같고,,,

 

암튼,,,옷 빼고는 거의 정리가 된 상태였습니다.

내 집 맞나,,,,스러워서

옷을 정리했죠,,

 

마트에서 사온 귤상자도 냉장고에 다 쏟아부워놓고

빈 상자는 쓰레기 채워서 같이 버려야지 하고, 식탁밑에 밀어넣어뒀습니다.

 

그리고,,,담날 아침,,,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시엄마네 들려서 인사하고,,

출근하고,,

어제 고생하셨으니까 오늘은 내가 저녁해서 대접해야겠다,,,싶어서

전화를 했습니다.

\'엄마,,어디세요?,,집에 전화안받으시네요\'

\'니네 집이다. 왜?\'

어찌나 쌀쌀맞던지,,,,

\'머 또 정리하고 계신건 아니시져? 제가 어제 대충 하고 잤어요. 암것도 하지마세요\'

버럭

\'니가 하긴 뭘 했냐? 니가 살림하는 애냐. 교회사람들 내려오는 길에 집구경한다고 올텐데

어떻게 쓰레기를 식탁 밑에 쑤셔넣어놓고 갈수가 있냐\'

 

그때 어찌나 억울하던지,,,

누가 청소 해달랬냐구요.

내 집이라면서, 시엄마 손님들 오는걸,,,그것도 제가 없을때 올걸 고려해야하는것도

어처구니 없고,,,

지금 생각하면 정말 억울하고 분하지만,,

그땐 몸둘바를 모르게 죄송해서,,,

기억에,,, 토요일이었고,,,,일끝나고,,,바로 집으로 향하던 길에

신랑이랑 전철에서 얘기하면서 울어버렸던 기억이 납니다.

 

퇴근해서 시엄마네집에서 2시간 가량 무릎을 꿇고 무조건\'잘못했습니다\'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나는 니가 집에 오자마자 이사한 집에 먼저 달려가서 보고,

 고생했다.맘에 든다 할 줄 알았는데,,, 차에서 내리지도 않아서 너무 서운했다.\'

\'사람은 표현을 해야한다. 좋으면 좋다,싫으면 싫다...속으로만 생각하면 누가 아냐\'

좋은것만 좋다고 표현하란 말씀이셨지,,,절대 싫다는 표현을 해도 좋단 얘긴 아니었을걸

저는 압니다.

 

어쨌거나,,,두시간정도 무릎꿇고 있다가 겨우 풀고 밥먹으러 갔습니다...

 

참,,,지금 생각해도 눈물이 납니다.

 

집사님들,권사님들 집에 놀러오심 드실 차가 떨어졌다고도 했고,

은혜받아서 좋은집,,,싸게 잘 샀다고도 했고,

자진해서 옆집으로 이사했다고 소문이-난건지,,낸건지-어쨌거나

착한아들며눌도 됐습니다.

 

남들한테 안좋은점 절대 안보이시는 시엄마덕에

저흰 동네,교회에서 소문난,,,

근래에 보기 힘든,,,,

착한 아들며눌이랍니다.

 

그래서 더 답답합니다.

시엄마가 떠주신 스웨터가 몇갠지 셀수도 없고, 목도리도 꽤 됩니다.

 

색깔만 다르고 거의 비슷합니다.

저희 신랑은 거의 안 입습니다.

저는 시엄마 삐치실까 두려워서 출근할때 간혹 입고,,

티낸다고,,점퍼 지퍼도 안올리고 그집에 들립니다.

 

신랑은 이럴때 또 한마디 합니다.

\'참 어렵게 산다\'

 

그럼 어쩌라구,,,너는 니네 엄마를 그렇게 모르냐,,,고

속에서 부글거리는걸 참고, 출근하면 하루종일 소화도 안되고,,

 

어쩜 몰라도 그렇게 모르는지,,,

 

시엄마가 동대문이나 남대문에서 전화하십니다.

\'우리 따~~알! 이쁜? 수정을 봤는데, 어떤색이 좋으니?? 귀걸이 만들어줄께\'

분명 누군가 옆에 있는거죠.

 

\'머 알아서 해주세요\'

알. 아. 서.

여기서 알아서는 체념입니다.

 

그럼, 얼마 후에 시엄마 스딸의 악세사리가 완성됩니다.

금은방까지 거쳐온,,,

 

너무 죄송하지만 여태 딱 한번 해봤습니다.

 

일부러 평소에 귀걸이 안하고 다닙니다.

주머니에 넣고 출근하는 길이나 퇴근하는 길에 합니다.

악세사리를 아주 귀찮아하고,잘 하지 않는 며눌로 각인시켜뒀기 때문에,,,

다행스럽게도 그 일로는 잘 안삐치십니다.

 

깜빡하고 출근길에, 혹은 퇴근길에 시엄마네 가다가

저도 모르게 흠칫 놀라며 귀걸이를 빼넣을때,,,

신랑이 그럽니다.

\'참 힘들게 산다\'

\'머하러 그러냐, 그냥 싫다구해라\'

 

그럼 확 짜증이 납니다.

누군 그러구 싶냐구,,,

내가 바보냐구,,,

 

비러머글,,,

 

배때기 불러 터진 며눌은

오늘도 배은망덕하게

투덜거리다 갑니다.

 

에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