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강력범죄와 아동 성범죄자들의 처벌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536

오복


BY 모모1004 2006-03-12

아버님이 아이들이 궁금하다 하시어 하룻밤 잘 요량으로 애들을 데리고 사무실로 간다.

 

우리 사무실은 좋은 경치에 둘러쌓여 있어서 가만히 앉아 집중하노라면 자연의 속삭임을 자세히 들을 수 있을 정도이다.

 

새벽 일찍 나오면 노루 가족이 작은 호수에서 물을 먹는 모습도 간혹 볼 수 있을 정도고 하아얀 백로 한쌍이 훨훨 날아다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커다란 창 밖으로 드넓고 엷은 하늘이 포근히 덮혀있다...

 

매운탕도 끓이고 이것저것 반찬을 접시에 조막조막 담고... 아버님, 나, 우리 착한 아들들... 이렇게 삼세대 네사람이 밥상앞에 둘러앉았다.

 

\"사람에게 주어지는 복에는 오복이 있다 하더라...

\"예...\'

\"나는 항상 생각하길 다른 복은 다 있는데 처복이 없는 갑다... 그래도 다른게 있으니 되었지 뭐, 이렇게 생각하고 살았다. \"

\" .......................\"

\"근데 자식복도 없는가 보다. 아픈 자식이야 지 뜻대로 아픈 것이 아니니 뭐라 할 수 없지만... 그 녀석은 지가 정신만 차리면 될낀데... \"

\"애들 아빠도 정신 차리겠죠. 언니들이 잘하시는데 왜요....\"

 

위로 아닌 위로를 해드리며 미간이 뻣뻣하게 굳어오고 죄송스럽고 창피한 마음이 밀려든다.

 

당신 핏줄로 나온 자식이 정신 못차리고 속상하게 해드리니 내가 아무리 용을 쓰며 잘해드려도 그건 마음에 안 들어오시는 모양이다.

 

가만히 생각해본다. 

 

자... 내가 가진 복은 뭐가 있을까?

 

첫째로, 치아가 좋지 않으니 그 복도 없는 것이고,

 
둘째로 자손은 아들 둘을 낳았으니 중간 정도 될 것 같고,


셋째로 재산이 그리 넉넉하지도 못살지도 않으니 이것도 중간 정도 될 것 같고...

 

넷째로 아직 죽지 않아서 땅에 묻히지 않았으니 명당에 묻힐 것인지 알 수 없는 노릇이고...

 

다섯째로 부부해로라.... 뭐라 주절거릴 주둥이 조차 창피할 지경이니....

 

다 합쳐 내가 가진 복은.....

 

애매하다... 애매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