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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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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할머니


BY 은웅택 2006-03-11

학교스쿨버스가 도착하니 딸아이가 헐레벌레 뛰어들어오면서 알한다.

\'엄마 엄마! 오늘 학교에한국할머니가오셨어\'

이게 왠 뚱단지같은소리냐........

\'다시천천히말해봐\'

\"한국 사람이야. 학교에서나하고말했어그리고 엄마에게 전화한데\'

\'뭐야,한국사람이 학교에왔다니..한국말로 말했어?\'

 

아이를진정 시키고 얘기를들어보니, 점심 시간에 카운슬러선생님이 아이에게오더란다.

그때는 아이가 영어를거의못할때라항상 영한사전을가지고다닐때이다.

고마운선생님은우리아이를위하여 미국아이들 세명을우리아이의도우미로지정해주셨다.

그아이들은우리 아이의보호자처럼 항상 따라 다니면서도와주고또 집으로 초대해서같이 자기도하였다.

덕분에 우리딸아이의영어는 매우 빠른속도로늘어가는 중이었다.

아이가못알아들으면 도우미들은영한사전에서그단어를찾아 읽게하면서 의사소통을할때였다.

어쨋든 그도우미들중한명이 선생님께말했단다.

자기가 다니는교회에 한국사람이있다고...

선생님은 전화번호부를뒤져서 그분에게 전화를하셨단다.

그리고그분은그얘기를듣고한달음에학교로 달려오셨다.

아이와선생님사이에서잠시통역을하시고 가시면서 아이에게말했단다.

미국아이들에게한국말을 가르칠때는 반드시존대말을가르쳐주라고...

잠시후에 전화벨이울리고어눌한목소리가흘러나왔다.

몹시반가왔다. 주소와 전화번호를주고받았다.

한국사람이라니...

남편이출장다니면서 파악하기를중국사람들 몇집말고 동양인은 없다고 했는데......

 

할머니는 그날저녁에당장 할아버지와 오셨다.

60년대에한국에 미군으로파견나오신할아버지를 따라들어와서 여태껏살아오셨단다.

슬하에자식은없으시단다. 그래서 사람들이몰랐나보다.

우리도흥분했고할머니도흥분하셨다.

이동네에 처음으로한국가족이 들어온것이라고.......

당신의살아오신이야기를 하시면서 말씀하시기를 몇번이나 가방을싸셨단다.

가슴이아려왔다.

조그만시골동네에 한국에서 온 동양여자, 못사는나라에서온여자,영어도못하는여자......

안봐도 알것같다. 시댁식구들이모이면 당신흉만보는것같았단다.

첫날은 간단한 인사정도를하고그렇게가셨다.

며칠후부터 할머니는우리집에 여러가지물건들을(특히먹는것들) 날르기시작하셨다.

그때는잘몰르고, 그저아이들이별로좋아하지않는것이지만 감사히받았다.

한참이지난 어느날 아이들이 이상하다고말한다. 날짜를보니유통기한이 지난것들이많지않은가?

알고보니할머니다니시는교회에 가난한 사람들을위한 후드뱅크가있었다.

그곳에서 가지고 오신것이다.

이것을어떡하나?

고민끝에할머니께말씀드렸다.

우리는 그래도직장이있으니까, 또우리아이들은단것을별로 안 좋아한다고....

그런것은가난한사람들을위해서 놔두시라고.

그후로는좀 덜갖고 오셨으나 가끔은아직도갖고오신다.워낙에알뜰하신분이시다.

이제는좀쓰고 사셔도 될정도이나 아직도 매우알뜰히사신다.

아무리미국사람과오래사셨어도 한국 할머니셨다. 무엇하러돈주고사냐는거다.

우리를처음보셨을때커피포트에다가커피를내려마시는것을보고놀라셨단다.

시대의단절을 많이느낀다. 한국의의료보험제도들을이야기하면놀라신다.

할아버지는우리의한국사진들을 보고이제 왠만한집들은소파에침대를쓴다는것이신기하신가보다.

한동안의문화적절충(?)끝에 한국할머니 내외분은 미국에서의친척으로 우리가족에게자리매김하고있다.

 

여기서오래산한국사람들을보면사고방식이 다 자신들이여기에도착한 시대에 멈추어있다.

아직도못먹고 못사는 나라로.......그래서그분들은말하신다.

이제미국에왔으니너희는 구원 받은것이라고.........

아니라고이제는한국도잘산다고 말씀드리지만 들으실때 뿐이다.

당신들이떠나온 나라가 잘살게되어 좋지만 자신들의 지나온 세월이 억울들하신가보다.

나도나중에 그렇게되면어떡하지?

그런충격을받지않으려고 나는오늘도 열심히 한국인터넷 싸이트를뒤지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