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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754

착각은 자유.


BY 올리비아 2006-03-07

 

나이를 한살 더 먹으니 이젠 옷갈아 입고

찜질방 들어가서 땀빼는 것도 힘에 벅차다..^^;

그래서 요즘엔 특별히 몸이 원?할 때외는

찜질방에 들어가지않고 사우나탕에서

간단히 목욕만 하고 돌아오곤 한다.

며칠 전..

유난히도 뜨거운걸 싫어하는 둘째딸과 목욕을 갔다.

목욕을 먼저 마친 난 언제나 느릿 느릿 행동하는 딸보다

먼저 탕밖으로 나와 젖은 몸을 닦고 옷장 앞에 서있는데

순간 인형같이 생긴 꼬마 여자아이가 내 앞으로 와서는

자꾸만 얼쩡거리며 헐?벗고 있는 날 바라본다.

오호~ 뭐 볼께 있다고..쩝..ㅡㅡ;

아무리 얼라지만... 쑥스럽군.^^*

그러다 순간 둘이 마주치는 눈빛에

살짜기 먼저 웃어주니 녀석 경계심이 풀렸는지

밝은 표정으로 내 옷장 번호중 하나를

손가락으로 가르키며 수줍게 말을 건넨다.

\"7!\"

\"오호~그래 7~ㅎㅎ\"

나의 헐리웃 액션 칭찬에 탄력 받은 5살짜리 꼬마 아이는

신이 났는지 다른 숫자 하나를 가르키며 또 말을 건넨다.

\"언니~ 이건 5!\"

엥..뭐시라?..어..언니?

\"아...그..그래..5!..우와 너 공부 잘하는구나!\"

꼬마아이는 그렇게 내 옆에서 언니 소릴 외치며

흥에 겨워 숫자 몇 개를 내게 더 가르치고는

제 엄마를 따라 욕탕 안으로 쪼르르 따라갔다.

아이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혼자 피식 웃었다.

쟈가 분명.. 아줌마라는 말을 몰라서 언니라고 한겨.ㅋ

어쨌든 기분은 좋네..

내나이 40줄에 5살짜리 꼬마아이한테 언니소릴 다 듣고..

꺼져가는 공주병에 불씨를 던지는구먼.하하.

혼자 재밌어서 웃고, 기분좋아 웃는데

그제야 목욕을 마치고 나온 딸이 왜 웃냐고 묻는다.

\"저기 가는 꼬마애가 말이야~ 엄마보고 언니랜다.ㅋ\"

\".......\"

어이없다는듯 바라보는 딸에게

요즘 유행하는 생활백수 버젼으로 조용히 말했다.

\"일구야~ 오해말구 들어?

이제부터... 내게 언니라고 부르면 안 되겠니?ㅋ\"

울딸 나의 조크에 답변도 없다.ㅎㅎ

그러거나 말거나 난 자리에 퍼질러 앉아

늘어진 얼굴에 하나라도 빠질세라 열심히 찍어 바른다.

착각은 자유 노망의 지름길이라 했든가!

(오래간만에 이말 해보니 재밌군.ㅋ)

꽃단장 옷단장 다 마친 난 주차권이라도

먼저 받아 놓을 생각으로 먼저 나가야겠기에

저만치 거울 앞에 서 있는 딸에게 외쳤다.



\"혜린아~ 언니 먼저 나가 있을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