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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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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재산


BY 김현수 2006-03-04

새벽에 몸살기가 있는지 기침에 떨려왔다.

난 필사적으로 아프지 말아야 한다는 일념에 잠결에 일어나

우리집 냉장고에서 유일하게 당장 먹을 수 있는 식품은 우유밖에 없다는걸

아니 우유라도 있다는게 너무 감사한 마음에, 서둘러 컵에 따르고 청국장가루를 넣어서 연거푸 3컵을 마셨다. 먹어야산다 아니 살기 위해서 먹는다,,,,,,,,

어떤것이 우선순위가 됐던간에 난 아프지 말아야만 했다.

 

언제부턴가 난 내 생계를 내가 책임져야하는 신세가 되버렸기 때문에

나의 재산 목록 1호는 내 몸뚱이가 되고 말았다.

얼마나 잠이 들었을까, 작은 아들이 피곤에 지쳐 잠이든 지애미 깰까 싶어,

살금 살금 걸어와, 살짝 문을 열고는 보일러를 돌려 샤워하고 학교갈 준비를 한다.

난 눈을 떳지만 아침밥을 하러 일어날 수가 없었다.

몸이 말을 안들었다.

아침밥도 못얻어먹고 내 아들은 살금살금 걸어서 빈속에 학교를 갔다.

불쌍한 내새끼,,,, 미안했다.

 

몸살이라도 나서 출근을 못하면 어떻하지,,,,,,,

무슨수를 써서라도 아프지 말아야했다.

안간힘을 써서 일어나 보일러를 틀고, 침대에서 일어나

방바닥에 이불을 깔고 뜨근뜨근해진 바닥에 누워, 땀이 나도록 지졌다.

얼마나  잠들었을까   눈을 떳다.

개운하지는 않았지만,아까보다는 한결 컨디션이 좋아졌다.

 

출근준비를 하면서 거울을 보니, 눈밑이 피곤에 지쳐 늙어버렸다 몇달만에.

피곤의 흔적들이, 눈밑에 그대로 묻어있었다. 얼마나 서글프던지,,,,,,

아!  나의 재산목록 1호는 내 몸뚱아리.

 

\"난 아프지 말아야하고, 오래 살아야하고, 행복해야만 한다.

난 충분히 행복해야할 권리가 있고, 충분히 행복해질 자격이 있는 사람이니까\"

하면서 스스로 최면을 건다.

내가 체력만 조금 더된다면, 조금만 더 버틸 수만 있다면   

모든게 잘될거 같은데,,,,,,,,,,

 

난 드디어 오늘부터,

시간이 되는대로, 생각나는대로, 앞 뒤 없이,

정신과치료를 받는 심정으로, 내가 하고싶은 이야기들을 하기로 했다.

소설을  쓸것도 아닌데, 굳이 기승전결이 뭔 필요가 있겠는가

그저 내 이야기를, 나를 향해,

아니 마음 통하는 친구와 마주 앉아, 수다떠는 것이 필요하다 지금.

그렇게 하면 한결 견디기가 쉬울것 같은데,

누군가와 몇시간이고, 이야기해야만  견딜 수 있을것 같은데,

오늘부터 난 혼자라도 떠들기로 했다.

 

애궃은 문자 날려봤자, 내 심정을 알리 없는 것을,,,

나를 아는 모든 사람들에게  달려가고 싶은것을,

하루만이라도 생계로부터 자유로워지고 싶은 것을,

가슴 헛헛한 그 무엇때문에 말 할 수 없이 슬퍼지는 그 모든것을,

이길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나 혼자만의 공허한 외침에 그칠지라도

떠들기로 했다.

 

내가 살 수 있는 유일한 방법중 하나

난 무조건 떠들어 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