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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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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BY 큰돌 2006-02-27

1984년 가을

옥이는 시집을 가서 서울 가리봉 이란곳에 방하나에 부엌하날 얻어서 겨우 지내고 있다

방 하나에 부엌하나 이렇게 아홉가구가 살고 있었다

신랑이 건축업자인 아들둘인 구화엄마, 산지 꽤 오래 되었으나 아이가 없다는 뚱뎅이 경상도 아줌마 ,안채엔 부산에서 올라와 차츰 친정 식구들을 끌어 올려 이젠 제법 뻑뻑하게 부산한 동현이네 ,아무 아는 사람없이 항상 교회 목사님만 따라다니며 방을얻고 사신다는 승희 엄마,나이는 어려도 딸 둘에 진희 엄마 ,밤 새워 고돌이를 치기위해 여기저기서 몰려들어 빵이며 사이다 우유를 사들고 혼자 사는 아줌마 방에 모이는 사람들 ....여기서 옥이가 신방을 차리고 산다

언제나 조용하고 말이 없는 옥이 아니 말이 없는게 아니라 누구와 나눌 사람들이 없어 죽은듯 그렇게산다

어쩌다 밖에서 소리라도 날라치면 언제나 옥이가 먼저 방문을 빼꼼이 열어 본다

이렇게 월세를 시작한 옥이가 어느덧 방도 늘려 연립주택 지하 전셋방 에서 산다

그 세월 속에 아들도 태어나고 옥이도 살림이 조금 피니 아침마다 우유 를 배달시켜 마신다

남의집 대문앞에 바람에 펄럭이는 우유 주머니를 옥이는 항상 부러워 했었다

얼마나 부잣집이면 저런거 배달시켜 먹을까...

길 가다가 항상 먼저 보고 부러워 하며 그것이 옥이한테는 부자냐 아니냐 하는 잣데가 되었었다

대문이 높을수록 옥이는 더 부자로 알았고 밤 이면 대문 앞에 불이라도 켜질라 치면 그 속의 사람들이 모습이 어떻게 생겼길래 저런데서 사나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그런 옥이가 이제 전셋집에서 산다

월세 살땐 옥이는 항상 마음속으로 그랬다

(내가 전세 살면 가려운데도 안긁고 살텐데 전세 사는 저 사람들은 얼마나 좋을까 걱정도 없을거야  먹을것도 잘 먹겠지 근데 주인집은 나쁘겠다 나간다 하면 돈을 줘야 하니 얼마나 속상할까 ? 난 언제나 저런데서 살아 볼까?)

옥이의 전셋집 상상은 언제나 호기심과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집 주인은 옥이는 아예 생각을 못한다 감히 그런 생각까지는 옥이는 할줄 모른다

그저 전셋집 사람들만이 부자로 보였고 그 사람들이 하는짓은 모든지 절대 못따라 할것으로 옥이는 알고 살았는데 세월이 흘러 아끼고 곗돈 모으고 그렇게 해서 지하 전셋집서 옥이도 산다

돈이 더 잘 모일거라 생각하고 월세 내는 돈을 모두다 은행에 적금으로 넣고 있다

그러던 어느날

\"ㅇㅇ 엄마 나야 신랑 출근했지?\"
\"누구세요\"
이른 아침에 낯 설은 목소리가 옥이를 찾는다

얼른 일어나 옥이는 부엌으로 드나들게 되어있던 문을 연다

\"아~우유 아줌마  근데 왜요 아직 월급날이 멀었는데...\"
\"아유 이걸 어쩌나 말을 해야 하나 아니나 잘 모르겠는데 말야  사실인지 아닌지도 모르고 그저 비슷해서 내가 말하는건데 ... 오해 하지는 마 나두 설마 하고 있으니까 근데 아침에 보니 진짜 같아서 말야 ..... 저 .....말야......ㅇㅇ 엄마 아유...나두 머 아저씨사 설마 그럴리야 있겠냐만은 그 착하고 성실한 아저씨가 말야....내가 새벽마다 배달을 하잖아 근데 별사람들 다 보지 ㅇㅇ 엄마도 알다시피 근데 조기 육교 밑 에만 가면 항상 집이 신랑이 아니아니 비슷한 사람이 겉에다 부라쟈 를 하고 빨간 팬티를 바지 위에다 입고 나 한테 막 달려오지 안으면 빠른 걸음으로 오는데 얼마나 내가 놀랐는지 우유고 머고 다 팽개치고 도망 갔다 가 다시 시간이 지나면 다시 와서 리어카를 끌어 가고 했었어 그러니 얼굴이 머야 놀래사 도망가기 바쁜데 ..근데 시간이 지날수록 저런놈 이구나 아직 장갈 안가서 저러나 부다 생기긴 잘 생겼구만 이렇게 여유가 생겼어 그런데 오늘 아침에 좀 가까이서 보니 글쎄 아고 놀래라 아... 글쎄 집이 신랑얼굴이었어 똑똑히 보진 않았지만 진짜 신랑 얼굴이었어 아니아니 비슷했어 정말이라니까 알고 있었어?몰랐지?아침마다 운동은 해?\"

옥이가 기가 넘어가게 놀란다

설마 ,,,,,,,,,,,,,,,, 눈이 동그래 지고 입이 벌어진채로 옥이가 지하 계단에 서 있다

\'아니 내가 진짜라곤 말 하고싶지도 않고 설사 그 착한 신랑이 그러겠어 그냥 비슷해서 말 하는거니까 알아보라구 그리고 난 아무한테도 말 하지 안았으니 걱정 하지 말고 응?\"
\"저 아줌마 정말 우리 신랑 얼굴이었어요? 진짜로요?\"

\"글쎄 오늘보니 집이 신랑이더라구\"
옥이는 얼른 생각한다

정말 맞으면 어쩌나 하지만 저 아줌마 입부터 막아햐 한다는 생각이 곧 바로 나자 얼른 말을 한다

\"ㅎㅎㅎ 아줌마 우리 신랑 오늘 운동 안갔는데요 늦잠을 자서 내가 깨워서 세수도 제대로 못하고 밥도 못 먹고 택시 타고 출근 했어요 어디 비슷한  사람들 봤겠죠 ㅎㅎ\"

\"그래 ?그럼 아니네 난 집이 신랑같아서 조심하라고 말한건데 ,,,그럼 누구지 어디서 비슷한 사람을 봤나? 하도 배달을 많이 하니까 그런가부다 착각을 했나 그럼..........\"

우유배달 아줌마는 알겠다는듯 하지만 연신 돌아가면서 갸웃갸웃 정말 저이 신랑 맞는다는 표정을 하며 뒤돌아 보며 간다

진정을 하지 못한 옥이가 얼른 부엌문을 닫고 컴컴한 방으로 돌아와 가슴을 손으로 만진다

정말일까 오늘 운동 갔었는데.... 육교 밑에서 봤다면 맞을텐데 그 시간이면 동네 소문 나면 어떻게 살지 가슴이 점점 커져 오고 숨이 막혀 입을 벌리고 숨을 쉰다

몇년전 시집와서 신혼 여행 갔다와서 손윗 동서가 하던 말이 생각난다

\"동서 아무일 없어?
\"무슨일요 형님?\"

\"아니 삼춘말야 잘 지내지?\"
\"네\"
\"무슨 일 있었어요 총각때?\"

\"아니 무슨일은  \"
\"근데 왜 그러세요 ?\"

\"저 사실은 말야 결혼하기 전인데 삼춘이 명절에 까만 가방을 가지고 내려왔었어 항상 내려와도 그런 짐같은거 없었는데 말야 그래서 삼춘이 나간뒤 쟈크를 열어보니 세상에 얼마나 내가 놀랐는지 \"
\"왜요 형님 얼른 말해바요 거기 머가 있었어요?\"
\"거기에 빨간 부라쟈와 끈으로 달린 망사 팬티가 있어어 그래서 난 여자가 생겼나부다 생각했었는데 그게 말야 포장도 안되있고 낡은것 같더라고 그래서 삼춘이 이런걸 왜 가지고 다니나 이상하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며칠 지나고 나서 난 잊어  버렸지 머 근데 동서 보니까 생각이 나서\"
그 생각이 떠오르자 정말 옥이 신랑이 맞는다

\"내가 시집을 잘 못왔나 그거 정신병인가 그럼 난 미친사람하고 사는건가 아냐 그럴리가 없어 그런 사람이 그렇게 나 한테 잘 할수 없지 그럼 머지? 날 속이는건가 정말이면 어떻게 고치지 ? ㅇㅇ 데리고 어떻게 살아가지 혼자서 멀 해서 먹고 사나 \"

옥이는 울면서 되뇌이는 말이 벌써 몇시간째 되풀이 된다

속일려고 나한테 잘 해준건가

아침마다 운동이 아니라 그런짓 하려고 나간것인가

옥이는 가슴이 꽉 ~~막혀서 울음도 안나오고 이 일을어찌 해야 하는지 막막하다

해가 저무는 이 시간까지 옥이는 ㅇㅇ 를 어떻게 우유를 주고 간식을 줬는지 생각도 나지않고 ㅇㅇ가 귀찮기까지 한다

밥도 못 먹고 빨래며 설겆이도 그대로 담궈진채로 있다

하루종일 가슴이 떨리고 손이 풀리고 애하고 놀 생각도 없다

(퇴근하면 무슨 말부터 할것인가 아니라고 우기거나 화를 내면 어쩌나 사실대로 말하고 병원가서 진찰를 하고 약을먹으면 날까? 죽어라 아니라고 하면 이노릇을..........

앞뒤 사정이나 형님 말 을 생각하니 사실 이고 정말 이고 내 신랑 이 맞는데 ...........

일단 조용히 천천히 말을 해보자 그리고 살살 달래서 그런 일이 있나 물어본뒤에 언제부터 그랬는지 왜 그런짓을 하는지 그런 옷들은 어서 났는지 물어보자)

옥이가 하루종일 울며 눈을 감고 생각하며 누었다 일어났다 정신 나간 여자처럼 그 가슴 막힌 사건에 몰두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