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세상에서, 그러니까, 인간의 언어가 가장 어렵습니다
인간의 언어
인간들의 말에 항상 지독히도 서툴었어요
난 아무리 해도 그들의 말을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고
그들은 내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 생략.......\"
임철우의 단편 \'나비길\'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이 대사를 읽다
가슴이 답답해져와
깊은 숨을 몰아쉬었습니다
듣고 있던 음악도 꺼버리곤
책상에 고요히 엎드려 보았습니다
앞 뒤 다 잘라먹고
이 부분만 오도카니 따와 놓고
그런 경험 없습니까?하고
말한다는 게
너무 내 감정에 충실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냥 그런 거 있지 않습니까
나의 진정이 통하지 않았을 때의 그 막막함,,,,
아니 그 정도라면 괜찮은데
왜곡까지 되었을 때의 속터짐
속터짐의 꼬리를 물고 이는 말에 대한 두려움,,,,, 불안감
왜곡시킨 자에 대한 분노 등등 말이에요
그럼에도
아무런 제스처를 쓸 수 없을 때
인간은 어떻게 할까요
호랑나비는 항상 정해진 길만 따라서 날아다니는 특이한 습성을 가지고 있는데
그 길을 \'나비길\'이라고 부른답니다
이 작품에는
인간의 언어에 서툴러 상처받은 두 남자가 나옵니다
한 사람은 자기를 안으로 안으로 감추며
진실을 외면한 채 오직 \'나비길\'에서 이탈되지 않으려 안간힘 쓰며 사는 삶을 선택하고
또 다른 이는
자기를 아주 놓아버리는군요,,,, 스스로 세상으로부터 결별함으로써
두 사람 다
나를 우울하게 하는군요
부분 부분이 나를 닮아 있는 듯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