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창업박람회 65세 이상 관람객 단독 입장 제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26

그런 경험 없습니까?


BY 나도 2006-02-08

\"나는...... 세상에서, 그러니까, 인간의 언어가 가장 어렵습니다

인간의 언어

인간들의 말에 항상 지독히도 서툴었어요

난 아무리 해도 그들의 말을 제대로 이해할 수가 없고

그들은 내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 생략.......\"

 

임철우의 단편 \'나비길\'에 나오는 대사입니다

이 대사를 읽다

가슴이 답답해져와

깊은 숨을 몰아쉬었습니다

듣고 있던 음악도 꺼버리곤

책상에 고요히 엎드려 보았습니다

앞 뒤 다 잘라먹고

이 부분만 오도카니 따와 놓고

그런 경험 없습니까?하고

말한다는 게

너무 내 감정에 충실한 것인지 모르겠지만

그냥 그런 거 있지 않습니까

나의 진정이 통하지 않았을 때의 그 막막함,,,,

아니 그 정도라면 괜찮은데

왜곡까지 되었을 때의 속터짐

속터짐의 꼬리를 물고 이는 말에 대한 두려움,,,,, 불안감

왜곡시킨 자에 대한 분노 등등 말이에요

그럼에도

아무런 제스처를 쓸 수 없을 때

인간은 어떻게 할까요

 

호랑나비는 항상 정해진 길만 따라서 날아다니는 특이한 습성을 가지고 있는데

그 길을 \'나비길\'이라고 부른답니다

이 작품에는

인간의 언어에 서툴러 상처받은 두 남자가 나옵니다

한 사람은 자기를 안으로 안으로 감추며

진실을 외면한 채 오직 \'나비길\'에서 이탈되지 않으려 안간힘 쓰며 사는 삶을 선택하고

또 다른 이는

자기를 아주 놓아버리는군요,,,, 스스로 세상으로부터 결별함으로써

 

두 사람 다

나를 우울하게 하는군요

부분 부분이 나를 닮아 있는 듯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