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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은 우리의 전통문화이기에


BY 황복희 2006-01-30

 

어제는 설날이었다.
아침에 떡국을 끓여 차례를 올리고
고속버스에 올랐다.
남편의 고향으로 가
시아버님의 산소에 성묘를 했다.
이어선 여러 군데를 다니며 세배를 했다.

하지만 어디서건 한복을 입은 사람은 보질 못 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1월 27일자 경향신문을 샀다.
그 신문의 [시론]에 \'설날, 한복 입고 나서보자\'라는
칼럼이 게재되어 관심을 끌었다.

한복 연구가인 원혜은 님의 칼럼 주장처럼
우리는 이제 설날이 되어도 한복을 잘 입지 않는다.
하지만 과거엔 설날 같은 명절이 다가오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누구라도 한복을 즐겨 있었다.

한·중·일 3국 중 자기 민족의 의복에 대해
가장 자부심이 강한 민족은 일본이라는
원혜은 님의 기고에 한복을 역시나 잘 입지 않고 있는
필자는 문득 부끄러움을 진득하게 느껴야 했다.

비싸기로 유명한 기모노이기에 일본인들도 값이 비싸
자주 입지는 못 하지만 그렇다고 그 높은 가격을 탓하지는 않는다는
대목 또한 고개가 끄덕여졌다.
\'민족의 옷\'이기 때문에 당연히 비싸야 한다고
여긴다는 일본인들의 사관이 부러웠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한복을 소중하게 여기지도 않을 뿐 아니라
거추장스럽다고 여기기까지 한다는 필자의 생각에도 공감한다.
어느 나라든 민족 고유의 복장이 있음이다.

일본의 기모노는 입는 데 걸리는 시간만도
30분 이상이 소요된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이 입혀줘야 한단다.
그래서 기모노를 입혀주는 직업이 따로 있을 정도라고
하니 말 다 했다.

하지만 우리네 한복은 그렇지 아니 하다.
요즘엔 개량한복까지 다양하고 값 또한 저렴하다.
일본인들이 대학 졸업식에 입을 기모노를 마련하기 위해
아르바이트하는 모습이 일상이라는 것은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 적지 않다고 본다.

그래서 일본인들의 기모노에 대한 애착과 함께
한국인들의 한복에 대한 홀대가 갖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제라도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때라고 본다.

어제 우리의 축구 국가대표팀이 김동진과
이천수의 연속 골로 유럽의 강호 크로아티아를 완파했다.
이로 인해 한국 국민들은 모두가 설날부터
짜릿한 \'설날 선물\'을 그 황금의 두 골로 받았음은 물론이다.
1월 29일 오후 4시 홍콩 스타디움에서 열린
홍콩 칼스버그 컵 4개국 축구대회는 원정 응원을 간
붉은 악마들과 우리의 교민들이 본부석 반대편에 자리잡고
우리의 한복을 입고는 열렬한 응원전을 펼쳤다.

헌데 어제의 우리 축구팀의 승리는 아마도
한복의 위력이 그 빛을 발한 건 아닐지 싶다.

한복 연구가 원혜은 님의 동 신문 칼럼 주장에 따르면
중국인들은 전통복장인 \'치파오\'를 춘절과
같은 명절에도 굳이 차려입어야 한다는 생각이 별로 없다고 한다.
그래서 중국은 이제 56개 소수 민족의 전통의상들을
춘제 TV 프로그램을 통하여 보여주는 것이 고작이란다.

헌데 그러한 현상은 우리라고 해서 예외는 아닌 것 같다.
올 설날에도 거리에서 보는 한복보다
TV 프로그램 속에서 보는 한복이 더 많았음이 그의 방증이니까 말이다.
올 설날엔 못 했으되 하지만 오는 추석 때는
모처럼 한복을 차려입고 중후한(?) 중년의 티를 좀 내봐야겠다.
한복은 우리의 전통문화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