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하게 며칠을 앓았다.
목감긴지 독감인지 하여간 안 아픈곳이 없다고 할정도로 온몸이 아팟다
4일동안 열에 시달리며 솜이불 두채를 밤낮으로 덮고 말이다.
아프면서 생각해도 내가 왜 아플까? 이유가 없었다
과로한적도 없었고 어떤 징조도 없었다.
덕유산 눈꽃 구경 마치고 휴게소 페치카 앞에서
시작된 몸살은 집으로 돌아 오는 내내 열과 추위에
나를 떨게 만들었다.
잠깐씩 정신을 잃기도 하고 깨기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다섯시간을
그렇게 버티었다.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10여분만 걸으면 되는길을 못올라가
남편에게 데리러 오라고 전화를 햇다.
그길로 앓기 시작한 몸살이 제대로 외출하기 까지 2주가 걸렸다.
아들말에 의하면 엄마가 저러다 죽는거 아닌가 했단다.
곰곰히 며칠을 생각해보니 내가 내입으로 내 몸으로 내 마음으로
내뿜은 독기서린 말들이 나를 이렇게 아프게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를 특별히 미워하거나 하는것도 귀찮아서 못하는데
10여년을 넘게 알아온 친구에게 지독한 배신감을 느꼇다.
친할 사일수록 돈거래는 안하는거라 했는데 우연히 시작된 거래가
10년을 끌고도 끝나지 않았다.
처음엔 없이 시작한 친구라 참 열심히 산다 싶어서 융통해준것이
막판엔 보험 약관 대출까지 요구했다.
그것도 몸이 안좋아 누워있는 나에게 4시간을 버티고 졸랐다.
얼마나 시달렸던지 한달만 쓴다는 약속을 받고 해 줬다.
그런데 내가 넣은 3년만기 보험적금에서 대출금을 떼고 나오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그동안 수차례 전화로 해결좀 해줘라 부탁에 애원하다 시피 했었다.
나중엔 아예 전화 조차 받지를 않는것이다.
여러가지 좋지않은 소문도 들리고 전화 피하고 문자 메세지에도
무응답이다.
이번달 이번달 한게 몇번째인지 모른다.
그렇다고 정말 먹고 살기가 힘들어서 안준다면 나도 없는셈 칠수 있다.
부부가 각각 차를 가지고 있고 남편은 스킨 스쿠버에 몇천만원 한다는 보트
까지 딸아이는 천만원짜리 바이얼린에......
이러면 안되겠다 싶어 남편이랑 같이 집으로 찾아갔다.
친구의 남편을 만나 담판 지을 작정이었다.
집으로 갔지만 만나지 못하고 딸아이에게 아빠 휴대폰 번호만
주라고 해서 돌아 왔더니 도착하기도 전에 집으로 전화가
여러 차례 들어와 있었다.
친구왈: 니는 부자가 너무하네
나 : 내가 부자면 니꺼 뺏어서 부자 됐냐?
친구: 사람이 형편이 그러네
나 : 그래 부부가 차도 각자 끌고 다님서 니 하고 싶은거 다하면서 그런소리 나오냐?
친구: 차를 팔던지 해야지
나 :그래, 차팔아서 내 돈 갚어 그리고 우리 인연끊자
친구: 인연 끊을거 돈을 왜 갚냐?
이 대목에서 화가 머리 끝까지 났다.
나 : 나 이제 너 못믿으서 니 신랑한테 차용증 받아서 근저당 설정 할란다.
친구: 그건 안돼 내가 갚을건데 그건 안된다
나 : 그건 니 사정이고 너 믿을수가 없다. 한달 쓴다고 하고 갖고간게 이년이다.
그리고 너 4시간을 사람을 볶아서 갖고가고 나중에 전화도 안받고
나 너한테 배신감 느껴서 더이상 인연 끊고 싶다.
친구: 사람이 형편이 어려워 지니까 전화도 못하겠더라.
나 : 너 전화 고의로 피하는거 다 안다. 약속을 못지키면 형편이 이러이러하다고
아님 전화라도 받아야 할거 아니냐.
친구: . . . . . . .
나 : 약속해라 언제 까지 해줄건지..
친구: 담달까진 해줄께
여기서 나는 또 마음이 약해진다
나 : 너 형편아니까 조금씩 돈 되는대로 입금시켜라. 대신 약속은지켜라.
그리고 전화를 끊었다.
옆에서 지켜 보던 남편왈
\" 너 참 무섭다. 마음 독하게 먹었나 보네\"
그게 그게 몇달 동안 내가 겪은 배신감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지 모르지만 그 독기가 나를 아프게 했다는거...
그동안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생활비도 빼서 돈을 돌려 주곤 했었다.
친정 올캐는 안빌려 줘도 이친구는 빌려 줫었다.
근데 밀린 대출금 이자까지 내가 갚아야 하니........
내입에서 나온 아니 온몸으로 뿜어낸 독기들이
나를 아프게 했다.
사람의 몸에서 나오는건 좋은게 없다는 말이 생각났다.
아마 그 친구도 아프지 않았을까?
아직도 마음을 풀진 못했지만
그친구도 나도 다시 예전처럼 돌아 갈수 있을까?
내가 한말들이 마음에 앙금처럼 남아 상처는 입지 않았을까?
남보다 나를 더 아프게 한 사건이었지만
사람이 살면서 악연은 없었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