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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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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볼 줄 알아야 대접 받는다?


BY 허허 2006-01-24

병문안을 갔다.

누워계신 분이 심심하던 차에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신다.

어머니뻘 되시는 분이니 그저 아 네 하면서 듣고있는다.

\"내가 무남독녀인데 할머니 사랑을 참 많이 받았지.

 우리 할머니가 당부하시던 말씀 중 하나가

 음식할 줄은 몰라도 간 볼 줄은 알아야 된다는거야.

 그래야 무시당하지 않는다는거지.\"

무슨 중요한 인생 철학을 전수하듯 자랑스레 이야기하신다.

어이쿠 왜 이렇게 평소에 이 분이 껄끄럽게 느껴지는가 했더니  이유를 알겠다.

마음만 가지고 오는 사람은 받아 주시지 않고

필요를 채워주는 사람만 받아 준다는 듯 받으시는 이 분.

고맙다는 말을 할 줄 모르시는 이 분.

처음에 암이라는 것을 알게되었을 때

어긋장 놓는 자존심 하나로 사시던 양반이 말씀하셨다.

\"내가 너무 귀하게 길러져서 세상마음이 다 내 마음같다고 생각했었지.

이제 돌아보니 나하고 다른 생각도 있을 수 있고, 다른 마음도 있을 수 있고 한건데...

하나님께서 다 낫게 해주시면 이제 그렇게 살지 않겠다고 기도했어.\"

싸가지고 가서도 늘 이러네 저러네 뒷소리를 듣는 음식을 꺼내어 차려드리고

병실을 나와 돌아 가는길에 입맛이 쓰다.

\" 간 볼 줄 잘 몰라도 내 손으로 음식하는 편이 나은 거 아닌가?\"

 거북스런 불평에 함께 간 남편이 거든다.

\"하하하 봐라 저렇게 짜네 싱겁네 하시니

 어째거나 교회사람들이 뭐라도 해드리잖나. 하하하\"

지금 그분 가까이 사는 딸도 모른 척하고 별거하는 남편도 돌아보지 않고

멀리 사는 아들네는 소식도 없다. 항암 치료 중인데....

간 볼 줄 아시는데 어찌 가족들에게 외면 당하시는가......

빨리 회복 되어서 다 내 맘  같지 않은 세상을

다시 살아 볼 새 기회를 갖게 되시길 바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