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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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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남자를 보다


BY 도영 2006-01-18

한달전인가..그 유명 하다는 영화 \"올드보이\"를 영화 채널을 통해 보고난후

연인관계였던 두사람이 알고보니 부녀지간 이였다는 소름끼치는 스토리에

기분나쁜 여운이 며칠간 지속 되었었다

올드보이란 영화를 보기전에는 평범하기 그지없는 유지태란 배우를 보며

\"쟤가 왜 뜨는지 모르겠네..\"중얼거렸는데

올드보이를 보면서 냉혈적인  유지태의 연기에 단번에 빠져 들어 버렸었다.

그리고 어제는 남편과 함께 왕의남자를 보러 영화관을 찾았다.

혼자 가려니 영 청승맞을것 같기에 남편에게 기습적으로 데이트 신청을 했다

\"복달아빠 난데 ..오늘 왕의남자 보러갑시다.\"

의논조나 사정조로 하면 거절할건 뻔하기에

통보식으로 전화를 하니 남편은 얼떨결에 그러마 약속을 했다.

사극을 좋아하는 남편은 극장 앞에서 왕의남자가 사극임을 알고는 다행스런 표정으로

보무도 당당한척 표를 끊고는 배치된 좌석을 못찾을까 불안한 표정이 역력 했다.

그럴법한것이 새로지은 현대식 영화관에

결혼하고 두번째의 영화관람이니 불안도 했을게다..후`~

지정된 좌석에 앉아서도 혹 잘못 앉았나 다시일어나

엉덩이를 위를 치켜 들고 좌석 뒤를 넘겨다 보며  번호를 확인하는 남편에게

\"엉덩이 치켜들거 없는데...좌석앞에 번호 있네요..\"

옆사람 눈치안채게 쿡쿡 치면서  나오는 웃음을 막느라

나는 음료수 빨대을 입에 물고 쭉쭉 빨아 먹을수 밖에 없었다.

영화는 막이 오르자마자 광대들의 한판 놀이가 스크린을 꽉 채웠다.

지루함 없이 전개되는 스토리속에

장생의 <감우성> 선 굵은 연기와

여자도 남자도 아닌듯..오묘한 매력을 발산 하는 공길<이준기>의 연기는

톱니바퀴 처럼 맞물려  조화를 이루고 있었다.

평소 감성적이라만 생각했던 ..그래서 유지태 만큼 별로라 생각 했던

감우성이란 배우의 또다른 면모를 보고는

괜히 대중이 좋아하지는 않는구나 ...스타의 자격이 있음을 인정 해야만 했다

연산으로 나오는 <정진영>의 연기 또한  영화의 맛을 더해만 갔는데

타락한 왕의 모습에서  애처러움을 느껴야했다.

메마르고 갈라지는 정진영의 연산의 목소리 연기와

미치광이 연산의 암울하고 넋나간  표정 연기..

거기에 요염함과 퇴페적인 장녹수 연기는 뽀얀 쌀밥에

짭쪼름한 게장을 얹어 먹는 기분이였다.

그외 조연들의 감초같은 연기들이 그영화의 재미를 더했으며

연산의 이유 있는 타락에 애잔함과 함께..싸한 아픔이 밀려왔다

욕심없이 그저 하루하루 배고픔을 견디고져

놀이판을 벌이는 광대들의 삶을 엿볼수가 있었고.

자칫 동성애의 추함을 최대한 미화 하여 관객들에게

공길을 향한 장생의 사랑을 손가락질 받지 않도록 영화를 완성한

감독의 역량을 높이 사고 싶었다.

역사성과 작품성..연산의 슬픔..충실한 신하 처선의 마음 ..그리고 광대들의 애환이

마지막 장면인  외줄위로 솟아오르던  그 허공속에 가득 메움을 느끼며

6백년을 거슬러 올라간 타임캡슐을 타고는 영화관을 빠져나왔다.

 

 

 

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