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넘버 3>라는 방화를 보았다.
뜨내기 깡패였던 태주(한석규 분)는 하극상 쿠데타에서
보스(안석환 분)를 피신시킨 대가로 조직의 \'넘버 3\'가 된다.
그러나 넘버 1의 자리를 두고 공포의 재털이를 무기로
사용하는 재철(박상면 분)과 라이벌 관계가 된다.
5년 후 태주는 조직의 최대 과업인 평화호텔 인수 건을
맡게 되지만 \'핵폭탄\'으로 소문난 마동팔 검사(최민식 분)가
걸림돌로 등장하고 그를 회유하려 하나 실패한다.
태주와 같은 아파트 단지 내에 살고 있는 \'깡패 검사\'
마동팔의 입은 그야말로 \'변소\'다.
그는 깡패들과도 \'맞장을 떠\' 폭력으로 제압하기로
악명 높은데 그의 입에서는 욕이 떠나지 않는다.
어느 날 그는 태주를 만나서 이렇게 말한다.
\"니들(깡패)은 다 X같은 놈들이야.\"라고.
천정배 법무부 장관의 \'×도 모르는 놈들\'이라는
발언이 국민적 화제로 급부상하고 있다.
하지만 필자가 보기엔 천 장관의 \'×도 모르는 놈들\'이라는
발언은 결국엔 누워서 침 뱉기에 다름 아니라고 생각한다.
가뜩이나 인기가 없는 대통령과 여당은 천 장관의
이 \'발언 파문\'으로 말미암아 인기가 더 내려가지나 않을 지 모를 일이다.
물론 일부 언론에서 의도적으로 대통령을 비난한다는
주장에 100% 부정하는 건 아니다.
그러나 언론 본연의 임무는 정권의 감시와 비판이라는 것이다.
영화 <넘버 3> 에서 검사 마동팔이 태주에게
\"니들은 다 X같은 놈들이야.\"라고 한 것은 분명
이해가 되는 구석이 있다.
깡패들은 아예 사람으로 보지 않겠다는
그의 평소 생각이 묻어난 때문이다.
하지만 언론과 국민들은 그러한 저질의 \'깡패\'가 아니지 않는가.
TV에서 대통령만 나오면 즉시로 채널을 돌리는
국민들이 부지기 수임은 숨길 수 없는 현실이다.
여기서 잠시 고전 삼국지(三國志)에 나오는
조조의 심복 순욱을 연상해 본다.
조조의 1등 공신 중의 한 명인 순욱은
민심을 안정시키고 치안을 확대시키는 공이 지대하였다.
그래서 조조는 언제나 마음을 놓고 정벌을 떠날 수 있었던 것이었다.
이러한 고사에서도 보듯 자고로 치자(治者)는
부하 하나만 잘 둬도 백만원군 부럽지 않은 법이다.
반대로 부하가 잘 못 하면 애꿎은 욕을 치자가 먹게도 된다.
진시황 시절 \'지록위마\'(指鹿爲馬)의 환관 조고가 꼭 그 짝이다.
\"X도 모르는 놈들이 대통령을 조롱한다...
옛날 같았으면 전부 구속됐을 것\"이라며
특정 언론사의 논객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는 보도를
접하면서 어처구니가 없어 실소가 나왔다.
지금이 과거 5공 정권과 같은 권위주의 시절도 아닌 터에
일개 장관의 입에서 어쩌면
그처럼 호가호위(狐假虎威)적 발언이 나온단 말이던가! \'
\'그 나물에 그 밥\'이라더니 대통령이 시원치 않아
겨우 20%대의 지지만을 받고 있다보니 장관들도 덩달아
그처럼 형편이 없는 건 아닐까 싶다.
천 장관은 또한 \"나도 서울대를 나왔지만 결국 서울대 나온 사람들이
상고(商高) 나온 사람(대통령)을 인정하지 못 하는 것 아니냐\"고도
지적했다는데 하지만 이는 자신의 평소 지론을
확대 해석한 측면이 농후해 보인다.
\'×도 모르는 놈들\'이라는 말은 저잣거리의
필부들이나 쓰는 말이어야 한다.
명색이 서울대까지 나온 \'목포가 낳은 3대 수재\'로 불리기도 하는
고위 인사가 그따위 품위 없는 발언이나 해서야 쓰겠는가.
평소 대통령이 잘 하면 두 말 할 필요조차도 없이
국민들의 극진한 존경심은 자연스레 표출되는 것이다.
이상은 \'X도 배운 것도 없고\'
그래서 \'X도 모르며\'
아울러 \'X나게 못 살고 있는\'
불학의 무지렁이가 국민 된 입장에서 쓴 소리를 올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