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어나더+ 아이함께 시범사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481

오늘 아침 그는 떠났다


BY 호떡 2006-01-02

그는 오늘 아침 떠났다.

그냥 보통 출근하는 식으로 그를 보냈다.

아니 내가 먼저 출근해서 그의 뒷모습을 보지 않았다.

지난 주말은 무척 바빴다. 자동차 하나 정리하고 집 내놓고 신변정리한다고.

마티즈는 이백오십만원 받고 팔고 보험 두개 해약하고 자동이체 해약하고

그의 모든 경제생활을 정리했다.

시어머니는 거의 통곡수준이셨는데 맘을 가라앉히시고 내가 살 전세집을 보러 다닌다.

어찌 됐던 애들은 키워야되니.

다행히 시어머님이 당분간 애들을 봐주시겠다고 하셨다.

친정엄마는 딸 사는게 맘에 안들어 이젠 애들도 보기 싫다신다.

딸 고생시키는 사위도 꼴 보기 싫고 아뭏턴 내 집에 오기 싫단다.

애 낳고 맡길 곳이 없어 전전하던 때 단호하게 애 못보겠다고 하시던 시어머님은

당신아들이 저리 출가하듯 떠나니 위기감을 느끼셨나 내 눈치를 많이 살피신다.

어린이집에서 돌아오는 시간부터 내 퇴근시간까지 약 두시간이지만

암턴 맘놓고 맡길 곳이 있다는게 숨을 돌리게 한다.

 

그놈의 도장 해서 꼭 성공해서 내 호강시켜달랬다.

내 손끝에 물 안묻히고 백화점 문화생활하면서 애들 학교갔다 오면 맞아줄 수 있도록

내 이 몇년간의 고생을 보상해달라고 했다. 그는 공수표일망정 그러마 한다.

그는 삼년간만 내가 가장하라 한다.

가정을 버리지 않겠다고.

나도 애들도 버리지 않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