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또 지나고 이렇게 옥이 한테도 계절은 말없이 한겹벗기고 입혀가면서 지나고 잇습니다
여름엔 아무일없이 옥이는 지나지만 겨울엔 옥이는 정말 춥습니다
남이 입다 물려받은 빨간 내복이 얼마나 춥던지 .........
처음엔 그 내복도 정말 따뜻햇을겁니다
한 계절 입고 나면 옥이가 입지만 이미 천이 낡아서 따뜻하지가 안따뜻하지만 옥인 항상 무릎이 나온 그 내복을 벗을수가 없습니다
무릎이 나오고 옥이보다 나이어린 애들이 입던거라 옥이한테는 항상 짧고 올려 입질 못합니다
올려입으면 양말을 올려 신어야 그 내복을 양말속으로 넣을수 잇으니까요
누구 하나 옥이한테 선물도 아니 선물보다도 그 내복이 맞냐고 물어보는이도 없습니다
하얗게 눈 내린 겨울 새벽에 옥이는 눈을 치우러 나갑니다
몇가지 안 남은 싸리가지 빗 자리로 옥이는 아무 감정없이 눈을 쓸어 내립니다
\"옥아 `~ 얼른 쓸고 밥해라 아버지 출근시간 다 되어 간다\"
\"응 엄마\"
옥이 이마엔 벌써 땀이 나고 마당은 어느새 넓어 ?봄윱求?/FONT>
이미 마당쓸기전에 열어논 연탄불이 활활 타오르고 전날 씻어 놨던 쌀을 그 불위에 얹어 놓습니다
그리고 뒤란으로 나가 김장 김치를 꺼내서 썩썩 쓸어 보시기에 담아 놓고 김치 잎은 잘게 다져 양은 솥에 담아 물을 붓고 소금을 넣어 다 된 밥을 꺼내놓고 그 불위에 얹습니다
\'언니 빨리 밥 가져오래 \"
\"응 \"
옥이는 학교를 안가기 때문에 서둘필요가 없지만 아버지와 동생들이 아침에 직장으로 학교로 가기에 항상 식구들보다 옥이가 더 아침이 바쁩니다
국에 밥에 김치을 상에 놓고 동생을 불러 들여보낸뒤 옥이가 연탄불구멍을 막고 숭늉을 끓여서 방으로 들어갑니다
이미 김치는 어절래 하게 남고 국은 다 식고 식구들은 일어서 나갑니다
\'얘 옥이야 물을 빨리 가져와야 먹고들 나가지 어째 그렇게 느리냐\"
엄마 항상 하는소리에 옥이도 다정히 듣고 지나갑니다
식구들 나간자리는 정말 정신이 없습니다
양말에 책에 장난감 그리고 이불에 거기다 어젯밤에 까먹은 신문지위의 무 껍데기와 흙들 ...... 상밑에 밥알이며 떨어진 반찬 찌꺼기들 .......
옥이는 그것들을 먼저 치우고 나서야 밥상에 앉아 먹습니다
\'아고 우리 옥이가 아주 독상을 받는구나 국이 식지 안앗나?데워다 먹으라마 추운데 \"
엄마 소리에 \"아냐 엄마 갠찬아 밥이 뜨뜨한데 \"
옥이가 구냥 귀찮아 그대로 먹습니다
밥이 굳어 국에 말아도 숟가락으로 꾹꾹 눌러야 국에 밥알이 풀어집니다
\"얼른먹고 치워라 밥 먹도 좀 잇다 치운다고 상을 밀어놓고 앉으면 더 하기싫고 추운법이다\"
엄마의 잔소리를 이제 하루종일 옥이 혼자 들어야 한다
펌프질을 해가며 설겆이 빨래를 하고 뒤란 개들한테도 밥을 줘야하고 개밥도 시래기며 김치 대가리 그리고 동태 대가리를 넣고 한솥끓여야 또 며칠 개들이 먹을겁니다
손이 빨갛에 얼어가도 옥이는 하루종일 작은 발걸음을 종종 처 댑니다
연탄불도 갈아야 하고 재도 갓다 버리고 개똥도 치우고 물도 마당서 길어다 부엌에 놓아야하고 뻣뻣하게 얼어버린 옷을 걷어서 얼른 방에 널기도 해야 합니다
추운 겨울 짧은 해가 옥이를 더 부지런 하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