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1
고요한 방안...
난 자고 있었다.
문득 깨어 보니 집안엔 나 혼자였다.
현관으로 뛰어가 문을 흔들어 보았으나 문은 도대체 열리지 않았다.
갇혀있다는 느낌은 공포 자체였고
난 우는 것 외엔 별 수가 없었다. 달래줄 이 하나 없는 빈집에서 몸부림치며 울었다.
울다가 지쳐 잠이 들었던 건지 정신을 잃었던 건지...
다시 깨어 일어나보니 어느새 엄마가 와 있었다.
엄마가 없는 집안에서 홀로 느꼈던 공포나 절망을
엄마가 알 리 없었다.
그것은 오로지 나의 고통이었다. 혼자라는 느낌이 들었던 첫 순간에...
다섯살
그 때부터 난 엄마를 조금씩 원망하기 시작했던 것 같다.
기억2
초등 2학년때 선생님은
나에게는 아주 무서운 분이었다.
육이오때 소위로 참전했던 무용담을 자주 늘어놓던
학부형의 성의에 아주아주 민감했던 분이었다.
난 똘똘하지만 그다지 완벽하지는 못하여서
숙제도 안하고 지각도 잘 하고 산수시간에 그림자 놀이도 하고
엄마가 코빼기도 안 비추는 그래서 더 만만하게
야단치고 윽박지를 빌미를 제공해 주는 구박의 대상이었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