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A씨에게 남학생 방을 쓰지 못한다고 한 학교의 방침이 차별행위라고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604

감기와 짝사랑


BY 개망초꽃 2005-12-16

난 지금 지독한 감기중이야.

감기는 예고도 없이 우연히 찾아와, 첫눈에 가슴으로 들어와 열병을 앓고 있어.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고, 먹어도 소화가 되지 않아.

잠을 못 이뤄 밤새도록 뒤척이다가 새벽녘에 잠이 들면,

시끄러운 기침 소리에 눈물이 나오고 코가 막혀.

손끝부터 발끝까지 신경 세포가 깨어나.


난 지금 지독한 짝사랑중이야.

이 사람은 약속도 없이 우연히 나타나, 두 번 만남에 가슴으로 들어와 불이 났어.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르고, 사랑만 먹어도 더부룩해.

잠을 이루지 못해 하얀 아침이 오면, 문자 누르는 소리에 눈이 열리고, 귀가 깨어 나.

핸드폰 음악소리에 눈시울이 뜨겁고 할 말이 막혀.

머리끝부터 발톱 밑까지 죽었던 신경이 살아나.


감기가 시작되던 날은 월요일 밤이었단다.

목구멍에 먼지가 낀 듯이 간질거리더니 다음날 아침부터 머리가 아프고 목이 칼칼하데.

더 심해져 고생하기 전에 병원으로 긴 코트를 입고 갔어.

의사선생님이 목이 부었다면서 노란 액체를 솜에 묻혀 목구멍 깊숙이 발라주었어.

“꿀꺽 삼키세요.”

노란 액체 맛은 토악질이 났어. 처방전을 기다리기도 전에 물부터 마셨지.

찬물과 더운물을 섞어서 미적지근한 맹물을 마시니 토악질이 가라앉았어.

처방전을 들고 약국 약사에게 건네줬고.

“ 식후 30분후에 하루에 세 번 드세요.”

다 알고 있는 상식을 친절하게 설명을 해 주던데...

슈퍼에 들려 귤을 삼천 원어치 샀어. 우유도 샀어.

나오다가 학창시절에 먹었던 크림빵이 눈에 띄어 잔돈으로 그 걸 샀어.

빵 하나를 아이들과 나누어 먹으면서 엄마가 학창시절에 먹었던 빵 이야기를 해 줬지.

“ 노을이라는 빵을 제일 좋아했어. 땅콩샌드위치도 좋아했는데…….노을은 없어졌어.

어떻게 생겼냐고? 네모다란 빵인데 소보로 같았어. 왜 노을이라고 이름을 붙였는지 몰라,

이름이 빵과 어울리지 않게 예뻤어, 그래서 기억나.”

감기약을 입속에 털어 놓고, 물 한 컵 마시고 귤을 먹었어.

감기약을 먹었더니 눈앞이 몽롱하니 잠이 와서 자꾸 잠을 잤어.

때마다 약을 먹고, 때마다 잠을 잤어. 감기는 잠을 자야 낫는 병인가 봐.

그래서 의사는 잠자는 약으로 처방을 해 주고, 약사는 잠이나 푹 주무시랍니다. 하고...

그렇게 둘이서 돈을 버나 봐.


짝사랑이 시작되던 날은 올 여름이었단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흐르던 여름 오후에 가까이서 그 사람 옆모습을 보게 되었어.

쌍까풀진 속눈썹이 길었고, 코가 오똑했어.

무슨 말 끝에 그 사람은 나와 같은 꿈을 꾸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

“나는 전국 산사를 다 다니고 싶어요.”

“어머! 저도요. 저도 산사 다니고 싶었어요. 옛날부터.”

우린 놀라서 서로를 쳐다보았어. 별종을 여기서 만났구나 하는 눈빛이었어.

“ 산사 다니고 싶다는 사람 처음 봐요!”
\"저도요, 처음입니다. “

이 사람은 꼭, 입니다, 그러하십니까? 이렇게 존대어를 깍듯이 쓰는 사람이야.

우린 그래서 산사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었어.

동갑이라 친구가 되기로 했어. 근데 이 사람은 내가 사랑하면 안 될 사람이야.

그래서 친구로 나 혼자만 사랑하기로 한거야.

이 사람 뭐라는 줄 알아?

“ 애인은 안되고, 내 앞날을 막을 까봐 더 안되고, 친한 친구합시다.”

이 사람 몰래 사랑을 한 줌 입안에 털어 넣으며, 눈물을 한 컵 마셨지.

때마다 사랑을 없애는 약을 먹어. 때마다 사랑이 독버섯처럼 피어나면,

다시 없애는 약을 뿌려.

그렇게 둘이서 친구로 남기로 허락 했어.


삼일동안 때때마다 약을 먹었어.

약을 먹을 땐 아프지 않다가 약 기운이 떨어지면 다시 아픈 거야.

이번 감기가 지독하데. 누군 한달이 되도록 기침을 한다더라.

이 사람도 똑같이 감기가 걸렸어.

사실을 말하자면 이 사람이 먼저 걸려서 나한테로 옮겨진 거야.

내가 우스개 소리로 손해 배상을 청구해야겠다고 했고,

이 사람은 맨 먼저 걸린 직원한테 청구서를 작성해서 받아내야겠다고 하면서

쉰 목소리로 같이 웃고 말았어.


감기가 걸리면 머리가 쑤셔오고, 침을 삼킬 때마다 목이 따갑고,

눈에 힘을 주면 레이저가 나올 것 같아.

푸른 레이저가 빠작~~~하고 나올 것 같다고 이 사람이 표현을 기가 막히다 하더라고.

멍석말이해서 두들겨 맞은 것과 몸살감기로 온몸이 아픈 것과 같을까…….


삼일 치 약이 떨어져도 차도가 없기에 오늘 병원에 또 다녀왔어.

“ 목이 많이 아파요.”

그래도 의사는 별 대꾸 없이 삼일 치 더 먹으면 나실 겁니다. 하는 거야.

그래서 아무 말도 안하고 다시 삼일 치 약을 사왔어.

많이 아프다고 하면 주사를 한대 놔 줄줄 알았거든.

얼른 감기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그랬는데.

주사 한방이면 감기란 놈이 무서워서 떨어져 나갈 것 같은데…….


짝사랑은 할 짓이 못 돼.

옛날에도 딱 한번 짝사랑을 한 적이 있었어.

근데 그 인간이 나를 모르는척하는거야. 그냥 친구이상의 감정이 없다는 거야.

내 친구가 나와 연결을 시켜주려다가 둘이 좋아지낸 거 있지?

둘이 동시에 미웠어. 지나고 나니 참 웃기는 풋사랑인데, 그때 당시엔 몸살감기를 앓았지.

내 친구와 짝사랑 했던 그 놈아와 동시에 나를 두들겨 팬 것이나 다름없었던 거야.


지금 이 사람을 짝사랑하는 걸, 이 사람이 허락하거나 내가 겉으로 표시내고 싶지 않아.

다만 혼자서 이 사람을 눈앞에 그려 놓고 잠을 못 이루고,

밥맛이 없어지고, 이유 있이 먼 하늘을 바라보게 된 거야.

나는 그리워 할 사람도 없었어. 창밖을 내려다봐도, 음악을 들어도 감정이 죽어서

어떤 이름도 불러보고 싶지 않았어.

근데 이 사람을 만나고부터는 이름을 불러보고 싶은 거야.

내가 부를 이름은 그 사람 곁에 갈 수 없지만

그러한 감성이 살아 있다는 것은, 다시 사랑을 할 수 있다는 뿌리가 되는 거잖아.

난 다시는 사랑하지 않는다 했어.

사랑에 속았었잖아. 하긴 사랑할 당시에 약속한 건 진실이었을 거야.

시간이 흐르고 흘러가다보니 엉켜지고 변하게 되고 부질없어지게 되고…….

원래 사랑이란 건 불처럼 뜨겁다가도 얼음처럼 차가워지는 게 특징이니까.

하긴, 오래가는 사랑도 있다더라. 그 중에 하나가 짝사랑일거야.


이번 주말쯤엔 감기가 떨어지길 고대해.

짝사랑하는 사람에게 내 마음 들키지 않고 친구로 오래 남길 바래.

내 마음 알아버리면 이 사람은 연락을 끊을거야.

왜냐하면 이 사람은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는 실속있는 사람인 것 같아서 그래...

그리고 내가 뭐가 좋겠니?

붙임성도 없고, 내성적이고, 나이도 먹을만큼 먹었고, 돈도 없고, 직업도 없고 ,

네가 생각해도 나 같은 애인은 골치 아프고 부담스럽잖아난 지금 지독한 감기중이야.

감기는 예고도 없이 우연히 찾아와, 첫눈에 가슴으로 들어와 열병을 앓고 있어.

먹지 않아도 배가 부르고, 먹어도 소화가 되지 않아.

잠을 못 이뤄 밤새도록 뒤척이다가 새벽녘에 잠이 들면,

시끄러운 기침 소리에 눈물이 나오고 코가 막혀.

손끝부터 발끝까지 신경 세포가 깨어나.


난 지금 지독한 짝사랑중이야.

이 사람은 약속도 없이 우연히 나타나, 두 번 만남에 가슴으로 들어와 불이 났어.

조금만 먹어도 배가 부르고, 사랑만 먹어도 더부룩해.

잠을 이루지 못해 하얀 아침이 오면, 문자 누르는 소리에 눈이 열리고, 귀가 깨어 나.

핸드폰 음악소리에 눈시울이 뜨겁고 할 말이 막혀.

머리끝부터 발톱 밑까지 죽었던 신경이 살아나.


감기가 시작되던 날은 월요일 밤이었단다.

목구멍에 먼지가 낀 듯이 간질거리더니 다음날 아침부터 머리가 아프고 목이 칼칼하데.

더 심해져 고생하기 전에 병원으로 긴 코트를 입고 갔어.

의사선생님이 목이 부었다면서 노란 액체를 솜에 묻혀 목구멍 깊숙이 발라주었어.

“꿀꺽 삼키세요.”

노란 액체 맛은 토악질이 났어. 처방전을 기다리기도 전에 물부터 마셨지.

찬물과 더운물을 섞어서 미적지근한 맹물을 마시니 토악질이 가라앉았어.

처방전을 들고 약국 약사에게 건네줬고.

“ 식후 30분후에 하루에 세 번 드세요.”

다 알고 있는 상식을 친절하게 설명을 해 주던데...

슈퍼에 들려 귤을 삼천 원어치 샀어. 우유도 샀어.

나오다가 학창시절에 먹었던 크림빵이 눈에 띄어 잔돈으로 그 걸 샀어.

빵 하나를 아이들과 나누어 먹으면서 엄마가 학창시절에 먹었던 빵 이야기를 해 줬지.

“ 노을이라는 빵을 제일 좋아했어. 땅콩샌드위치도 좋아했는데…….노을은 없어졌어.

어떻게 생겼냐고? 네모다란 빵인데 소보로 같았어. 왜 노을이라고 이름을 붙였는지 몰라,

이름이 빵과 어울리지 않게 예뻤어, 그래서 기억나.”

감기약을 입속에 털어 놓고, 물 한 컵 마시고 귤을 먹었어.

감기약을 먹었더니 눈앞이 몽롱하니 잠이 와서 자꾸 잠을 잤어.

때마다 약을 먹고, 때마다 잠을 잤어. 감기는 잠을 자야 낫는 병인가 봐.

그래서 의사는 잠자는 약으로 처방을 해 주고, 약사는 잠이나 푹 주무시랍니다. 하고...

그렇게 둘이서 짜고 돈을 버나 봐.


짝사랑이 시작되던 날은 올 여름이었단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흐르던 여름 오후에 가까이서 그 사람 옆모습을 보게 되었어.

쌍까풀진 속눈썹이 길었고, 코가 오똑했어.

무슨 말 끝에 그 사람은 나와 같은 꿈을 꾸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

“나는 전국 산사를 다 다니고 싶어요.”

“어머! 저도요. 저도 산사 다니고 싶었어요. 옛날부터.”

우린 놀라서 서로를 쳐다보았어. 별종을 여기서 만났구나 하는 눈빛이었어.

“ 산사 다니고 싶다는 사람 처음 봐요!”
\\\\\\\"저도요, 처음입니다. “

이 사람은 꼭, 입니다, 그러하십니까? 이렇게 존대어를 깍듯이 쓰는 사람이야.

우린 그래서 산사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었어.

동갑이라 친구가 되기로 했어. 근데 이 사람은 내가 사랑하면 안 될 사람이야.

그래서 친구로 나 혼자만 사랑하기로 한거야.

이 사람 뭐라는 줄 알아?

“ 애인은 안되고, 내 앞날을 막을 까봐 더 안되고, 친한 친구합시다.”

이 사람 몰래 사랑을 한 줌 입안에 털어 넣으며, 눈물을 한 컵 마셨지.

때마다 사랑을 없애는 약을 먹어. 때마다 사랑이 독버섯처럼 피어나면,

다시 없애는 약을 뿌려.

그렇게 둘이서 친구로 남기로 허락 했어.


삼일동안 때때마다 약을 먹었어.

약을 먹을 땐 아프지 않다가 약 기운이 떨어지면 다시 아픈 거야.

이번 감기가 지독하데. 누군 한달이 되도록 기침을 한다더라.

이 사람도 똑같이 감기가 걸렸어.

사실을 말하자면 이 사람이 먼저 걸려서 나한테로 옮겨진 거야.

내가 우스개 소리로 손해 배상을 청구해야겠다고 했고,

이 사람은 맨 먼저 걸린 직원한테 청구서를 작성해서 받아내야겠다고 하면서

쉰 목소리로 같이 웃고 말았어.


감기가 걸리면 머리가 쑤셔오고, 침을 삼킬 때마다 목이 따갑고,

눈에 힘을 주면 레이저가 나올 것 같아.

푸른 레이저가 빠작~~~하고 나올 것 같다고 이 사람이 표현을 기가 막히다 하더라고.

멍석말이해서 두들겨 맞은 것과 몸살감기로 온몸이 아픈 것과 같을까…….


삼일 치 약이 떨어져도 차도가 없기에 오늘 병원에 또 다녀왔어.

“ 목이 많이 아파요.”

그래도 의사는 별 대꾸 없이 삼일 치 더 먹으면 나실 겁니다. 하는 거야.

그래서 아무 말도 안하고 다시 삼일 치 약을 사왔어.

많이 아프다고 하면 주사를 한대 놔 줄줄 알았거든.

얼른 감기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그랬는데.

주사 한방이면 감기란 놈이 무서워서 떨어져 나갈 것 같은데…….


짝사랑은 할 짓이 못 돼.

옛날에도 딱 한번 짝사랑을 한 적이 있었어.

근데 그 인간이 나를 모르는척하는거야. 그냥 친구이상의 감정이 없다는 거야.

내 친구가 나와 연결을 시켜주려다가 둘이 좋아지낸 거 있지?

둘이 동시에 미웠어. 지나고 나니 참 웃기는 풋사랑인데, 그때 당시엔 몸살감기를 앓았지.

내 친구와 짝사랑 했던 그 놈아와 동시에 나를 두들겨 팬 것이나 다름없었던 거야.


지금 이 사람을 짝사랑하는 걸, 이 사람이 허락하거나 내가 겉으로 표시내고 싶지 않아.

다만 혼자서 이 사람을 눈앞에 그려 놓고 잠을 못 이루고,

밥맛이 없어지고, 이유 있이 먼 하늘을 바라보게 된 거야.

나는 그리워 할 사람도 없었어. 창밖을 내려다봐도, 음악을 들어도 감정이 죽어서

어떤 이름도 불러보고 싶지 않았어.

근데 이 사람을 만나고부터는 이름을 불러보고 싶은 거야.

내가 부를 이름은 그 사람 곁에 갈 수 없지만

그러한 감성이 살아 있다는 것은, 다시 사랑을 할 수 있다는 뿌리가 되는 거잖아.

난 다시는 사랑하지 않는다 했어.

사랑에 속았었잖아. 하긴 사랑할 당시에 약속한 건 진실이었을 거야.

시간이 흐르고 흘러가다보니 엉켜지고 변하게 되고 부질없어지게 되고…….

원래 사랑이란 건 불처럼 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