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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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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이야기


BY 채송화 2005-12-13

가을이란 한 계절이 다 가도록 우울해 있었다.

가끔 부산에서 걸려오는 전화를 받을때도 연신

\\\"요즈음 우을증이 아닌가 싶다\\\"라고 이야기 하면서도

나 스스로 헤어나오지를 못하고

강원도에서의 첫 겨울을 맞았다.

지난주에 내린 눈이 아직도 집뒷산에는 녹지 않고 있다

베란다 유리의 성애가 자욱하다.

 

하루에도 열두번씩 짐을 쌋다 풀었다를 반복한다.

애꿎은 커피는 왜이리 마셔대는지

또 왜이리 감정의 기폭은 심한지...

 

유난이 허약하고 추위를 많이 타는

작은 아이가 집에 오는 차시간을 놓쳐 한시간을 벌벌 떨다 동내 아이들

몇몇이 택시를 타고 들어 왔다면서

\\\"넘넘 춥고 발도 시리고\\\" 라며 대성통곡을 한다..

부산 살때야 학교 가깝고 차 타고 다닐 일 없던 아이가

이런저런 일들로 적응 하는 과정이려니 생각하지만

맘이 아프다.

평소에는 전화도 자주 잘 하면서 유독 이렇게 추운

오늘은 차를 타고 오겠다고 기다렸던 모양이다

이렇게 조금씩 아이들은 이곳 생활에 적응이 되어 가는데

오히려 엄마인 난 이곳에 이사 올때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다.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지 못하는 성격탓도 있지만

어쩜 난 스스로가 이곳에 적응 하고 싶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춥다. 많이 춥다.

올 겨울은 아주 많이 추운 겨울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