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깍기는 남편만 갖고 있는 줄 안다.
원체 덜렁이라 뭘 잘 둔다고 해도 기억이 잘 안나 못찾는 것이 많다.
부피가 작거나 용도가 격주로 사용되는 것은 죄다 잊어버리고
그러다 한 바가지 잔소리 먹고 또 그러다 보면
필요하지 않을 땐 잘도 보인다. 불쑥 나타나면 머쓱하다.
그러다 보니 내 손톱은 남편이 있어야 만 짜를 수 있다.
굳은 마음먹고 잊지 말아야지 하면 뭐하나..
그러면 그럴수록 건망증은 영역이 더 넓어진다.
이 쪽으로 와!
손톱을 짤라준다고 하는 말이다.
나야 짜르는 걸 잊어버리면 그만인데.
남편입장은 그게 아니다.
긴 손톱으로 음식을 만지면 비위생적이며.
뭐 그런이유로 손톱을 검사한다.
일종의 용의 검사 받는 것 처럼.
나두 할 수 없다.
건망증으로 온통 물든 머리로 짜른다고 하면 뭐하나 .
저절로 잘라지지 않고 잘도 크는데.
손톱을 짤라주면서 한마디 꼭 한마디 한다.
이구! 니 손톱도 못 짜르냐?
자기가 손톱깍기를 감춰놔서 못 짜르는 거여!
손톱을 다 자르면 난 슬며시 발도 내민다.
남편은 당연히 발톱도 짜른다.
내 새끼발가락 발톱은 디게 못생겼단다.
생기다 만 발톱이란다.
그래도 발톱은 잘자란다.
톡! 딱!
이런소리로 잘라나가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린다.
디게 시원하다! 그치?
뭐? 이젠 니가 짤라 봐봐?
알았어! 잊어먹지만 않으면 내가 잘 짜르는 디...
그래도 같이 사는데 지장 있어? 있냐구?
남편은 대답대신 손톱깍기를 주머니에 도로 넣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