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낳고 오래간만에 들어와 봅니다. 작년에는 자주 들어왔는데요. 아이 엄마되고보니 나의 모든 시간은 아이에게 맞춰 지게 되네요.
지금 이쁜 저의 아가가 자고 있어요. 잠시 중단..
이젠 아이의 우는 환청마저...
아이는 천사처럼 자고 있네요.
이렇게 예쁜 천사엄마가 ^^ 살고 있는 곳은요. 우리나라에서 물가가 가장 비싼 서울 이랍니다.
그것도 집값이 엄청비싸서 서울에 그 많고 많은 고층빌딩과 아파트는 저의 것이 아니더군요.
서민들이 사는 다닥다닥붙은 연립주택에 삽니다.
평수는 한 10평정도 입니다. 방은 2개 현관겸주방 .. 말이 주방이지 싱크대 달랑하나...
서울 사는 사람들은 무슨 말인지 알겁니다. 그렇다보니 살림살이는 정말 필요한것 외에는
둘수가 없죠. 집인데 사람이 발은 뻗고 자야하니까요.
이런 10평 정도의 집이 또 비싸기로 말하자면 엄청비싸요.
제가 서울의 비싼 부동산 얘기할려는 건 아니구요. 이곳이 바로 저의 보금자리라는 거죠.
처음에는 정말 동굴속에 사람이 들어가는 줄 알았습니다.
들어가는 현관 입구가 작아서.... (참고로 현관이 좁아 전에 계약하기로 한 신혼커플이 큰 냉장고가 들어가지 않아 취소를 했다고)
너구리 소굴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환기도 안될것 같았구요. 무엇보다 차가 많이 다니다
보니 환기는 커녕 먼지가 들어올까봐 창문 열수도 없었습니다.
이런곳에서 요리는 어떻게 하나 참 고민도 많았습니다.
그리고 베란다가 없어서 빨래는 어디에서 말리지 하는 생각도 하구요.
그런 집에서 신혼을 시작하자니 우울증에 걸리는 줄 알았습니다. 안되겠다 싶어서 맘을 고쳐 먹기로 했지요.
사람사는데 별것 있나 싶더라구요.
일단 차가 들 다니는 새벽과 늦은 밤에 무조건 환기시키구요. 먼지 들어와도 좋다 환기는 하자.
환기를 하니 사람 숨통이 트이더라구요.
그리고 좁은 현관겸 주방에서 현관문 활짝열고 요리하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삼겹살은 커녕 고등어도 못 구워 먹었습니다. 연기가 빠지질 않아서요. 좁은 창문으로는 환기가 안되더라구요.
현관문 열고 요리하니 연기도 빠지고 살겠더라구요. 그리고 사람들도 초대했습니다. 좁아도
집에 가스렌지 불있고 냄비있는데 요리하면되겠다 싶었지요.
남편친구며 동네 새댁들이 오고 집이 부적대니까 사람사는 집 같았습니다.
요리도 자꾸하다 보니 새댁 솜씨가 일취월장하더라구요. ^^ 자랑 생략... 베테랑 주부정도*^^*
문제는 빨래인데요.. 사실 처음에는 어쩔수 없이 방에다 널었어요.
그런데 여름 특히 장마철에는 곰팡이가 ...ㅜㅜ
그래서 습도 높은 여름에는 도로쪽에 널었습니다. 처음에는 무척 창피하더라구요..
그런데 햇볕에 깔깔하게 마른 빨래를 보니 맘이 흐뭇해졌어요. 그리고 그것도 여름한철이구요...
봄 가을 겨울에는 건조해서 방에 빨래 널면 가습기 필요없고 더 좋아요^^
차츰 이렇게 살다보니 좁은 동굴이 어느 순간에는 안락한 보금자리 같더라구요.
몰라요. 어떤 이는 이런 내용보고 지지리 궁상이다 그러실지 몰라도...
작은 것의 행복을 느끼니 전 넘 좋아요.
뭐가 좋냐구요..
1. 집이 좁아 불편한 시댁식구나 친정식구가 자주 오지 않아 좋아요. (못된 며느리 맞습니다ㅜㅜ) 일단 오시면 그래도 잘해드려야 하니까 돈이 많이 나가잖아요..
2. 집이 좁아서 난방비 걱정없어요. 요즘같이 고유가 시대에 아끼는게 미덕이지요. 좀 우스운 얘기지만 현관에서 찌개만 끓여도 집전체가 훈훈합니다. *^^*
3. 세금이 적어서 좋아요. 일단 아파트 아니라서 관리비 없는 것만 해도 어딘데요..
4. 부부싸움해도 멀리 못가요. 살부비고 살아야 해요. 그래서 인지 부부정이 좋아요..아이 창피...*^^*
5. 집평수가 작다보니 필요외의 물건을 사지 않게 되요. 생활비가 많이 절약되지요. 살면서 필요외의 것을 사는게 사실 많아요.
전 앞으로도 큰 평수를 고집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살면서 돈 모아서 집평수 늘리는 재미로
산다지요.
저는 제게 맞는 적당한 집에 행복을 가득채우며 살고 싶습니다. 집안 곳곳에 음식냄새가 베이고...
사람냄샌데 어때서요...^^
서울의 높은 집값.... 굳이 거품이 되어버린 높은 집값을 따라가느니 차라리 그 돈을 알뜰히
모와서 사랑하는 내 남편이랑 노후 재택크나 할렵니다.
지금요 열심히 재텍크하구 있구요... 서울의 아주 작은 집에 살지만.. 엄청 알짜베기 부자랍니다.
마음도 부자구요... 남편도 가정에 충실하고 예쁜 아가도 태어났으니 뭘 더 바라겠어요.
행복은 멀리 있는게 아닌것 같습니다.
사랑하는 사람과 맛있는것 먹으면서 건강하게 보금자리 꾸미며 살아가는게 행복인듯
합니다.그리고 저같은 생각의 전환을 가진 사람이 많을수록 집값은 안정적으로
가지 않을까요? 물론 부동산이 많이 올라야 좋은 사람들도 있겠지만...
많이 가지신 분들인데 좀 들먹는다고...^^ 해가 가진 않잖아요.
비만은 안좋아요... 재산도 마찬가진듯...
지금까지....동굴속 행복가득한 저희집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