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경영부분 뿐만 아니라 정치권을 포함한 여러 분야에서 '블루오션'이 화두가 되고 있는 듯 하다. 오늘날 존재하는 모든 산업 부분 즉 이미 세상에 알려진 시장공간이 레드오션이라면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 우리가 아직 모르는 시장 공간을 블루오션이라고 하고 어떻게 하면 블루오션을 만들어 낼 것인가에 대한 책이 베스트셀러로 화제가 된 것이 시작이다 싶다.
우리 부부는 평소 책을 같이 읽는다. 대학에서 각자 전공은 틀리게 공부했지만 최종 마지막 전공이 같다보니 남편이 보는 책이나 내가 봐야 하는 책이 같은 분야이다. 그러다 보니 둘이 나누는 화제가 분야 불문하고 잘 통한다. 내가 눈에 뜨이는 책을 골라 읽고 나서 남편에게 권할 때도 있고 남편이 고른 것을 후에 내가 읽기도 하는데 블루오션에 관한 책은 남편이 골랐다.
책을 읽는 중간중간 남편은 정말 공감이 되는 부분이 많다면서 내용이 재미있다고 했다. 남편이 먼저 끝내고 난 후 바로 나도 읽기를 시작했는데 나 역시 흥미 있게 읽었다. 읽으면서 느낀 것은 산업뿐만이 아니고 어느 분야에 적용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블루오션이라는 개념은 결국 창조적인 사고를 필요로 하고 그것은 개인의 생활이나 일생을 대입해서 놓고 생각해도 훌륭하게 접목이 될 것 같았다.
남편과 함께 산책을 하며 이야기를 하는 가운데 그 생각을 이야기했더니 마침 남편도 나와 똑같은 생각이 들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던 중이라는 것이었다. 반가운 마음에 '역시 우리는 부부야!'라고 했더니 남편이 웃으면서 한마디한다. '아니, 우리는 뿌뿌야.' '엉?' '부부보다 더 가깝고 진한 뿌뿌.'
뿌뿌라....하긴 요즘 남편이 말을 하지 않아도 그 속이 짐작되고 내가 표현을 하지 않아도 나보다 내 속을 더 잘 들여다보는 것 같은 남편이다. 그러나 면밀히 살펴보면 늘 전형적이고 정해진 길에서 벗어나지 않으려는 내 사고방식을 나보다 앞서서 알아채는 것은 자유로운 사고방식을 가진 남편이다. 우리가 웃게 되는 것은 나보다 남편의 유머러스한 표현 때문일 때가 더 많다.
처음에 아주 완전히 다른 외모를 가지고 만난 우리는 이제는 어디 가든지 '남매처럼 닮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처음에는 '설마, 그럴 리가...'라고 생각했는데 여러 번 듣다보니 그럴 듯도 하다. 어느 날, 같이 외출했다가 돌아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동안 사면의 거울 속에 비치는 중년의 두 남녀 얼굴이 정말 닮았구나 하는 것을 안 것이 얼마 전이다.
사랑해서 결혼했고 그리고 여전히 사랑스러운 남편을 보면서 평소에는 '나를 만난 것이 당신 일생의 가장 큰 복'이라고 큰 소리를 치지만 사실은 남편을 만난 것이 나의 일생에 가장 잘 한 일이고 큰복이라는 것을 잘 안다.
우리는 뿌뿌다.
Instead of complaining about the thorns on roses, be thankful for the roses among the thorns.
장미의 가시에 불평하지 말고 가시 속에 핀 장미에 감사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