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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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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친구를 만나다


BY 아프리카 2005-10-25

어젠  리즈를 만났다.

그녀의 닉네임이다.

나의 닉네임은 베르테르의 연인이다.

 

우리는  닉네임을 사용하는  동네  동호회에서  몇년전에  만남이 있었는데

리즈가 남편 직장 떄문에 대전으로 이사를 가고  그리고 놀러 오라는 몇번의  메일과

전화를 주고 받다가  헤어 졌는데  그냥 그렇게 몇년의 세월이  지났다.

 

그런데  우연히 친구들과  모임이 있어서  창덕궁을 가는데  안국역에서 리즈가 나를

먼저 발견한 것이다.

 

우리는 손을 붙잡고  너무 반가웠다.

전화번호를 입력하고  내가 먼저 연락을 했다.

 

야외수업을 갔을때  모락산 수목원에서  박인환의 지금 그사람 이름은 잊었지만을

그렇게  분위기 있게 부르는 사람을 본적이 없다. 분위기가  멋스럽고 샹송을 부르는 것 같았다.  그리고  리즈가 떠나는 날은 아마 파티를 한 것 같은데  실크 같은 천의 긴 치마와 짧은 쟈켓으로 멋을 내고 와서  모인 사람 전부에게  선물과 카드를 줬는데  거기에는 개인에게 주는 멧세지가 있었다.

그 정성스러움이 주는 감동을 나는 잊지 않고 있었는데 그녀도 창덕궁 답사를 위해

와서 우리는 서로 만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녀와 몇번의 통화를 해서  곧 만남을 가질 수는 없었다.

다행히 그녀가 가까운 곳을 이사를 왔다는 것과  남편이 퇴직을 지난달에 했다는 것과

아들이 대학생이 된 것 정도 알 수 있었다.

 

그러던 어제 리즈로 부터 전화가 온 것이다.

 

아무런 약속이 없었던  나는  센트럴시네에서  1시에  약속을 했다.

겨자색바지에  가만색티를 받쳐 입은 그녀는 긴 머리를  풀어 내리고 잇었는데

그 나이에 긴 머리를 하고 있어서 인지 일본 여자 같은 분위기를 풍겼다.

 

나는 처음부터 작정을 했었다.

사실 나는 아무리 친한 친구에게도  내 얘기를 할 수 없었다.

작년에  있었던  내인생에  발생한  남편에게 일어났던 일연의 사건들을...

 

심지어 친한 친구에게 까지 말하ㅗ 싶지 않아  그냥 아무렇지 않은 척  만나면  수다 떨고,

일상적인 대화를 나누고 했었다.

그냥  그렇게 하고 싶었다.

그러면 내게 일어난 일이 아무런 일이 안될 것 같아서 ..

그런데  가을이 되고 .. 점점 죽을 것 같아 ..

외출을 늘리고  유일하게   같이 이사온  이를 만나  산책을 하며 서로 큰 소리로 얘기 하며

크게 웃고  해도.... 그런데도 왜 슬픈지,

 

가을이고

신체적으로 퇴락하는 시점이고

아는 사람 없는 곳으로  옮겨온 것도,

그리고 ....

 

사람이 무척 그리웠는데  리즈를 만난 것이다.

 

" 행복해요, 아니 만족해요."

하고 나는 물었다.

처지가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아닐 수도 있는 리즈의 근황이 궁금 했다.

" 네, 만족해요."

 

상식적으로 제도권 밖으로 밀려나서  이후의 생활이 불안 할 수 있는데

리즈의 대답은  이외 였다.

나는 남편의 퇴직이  지난달이기 때문에 아직 현실감이 없어서 일거야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모두 나와 같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 리즈의 생각을 인정 했다.

 

그녀는  사회복지관에서 신문접기를 배워서  일주일에 한번은 봉사를 하고

공연장에서 공연날 안내봉사를 하면 공연을 볼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기 얘기를 하는데  시집식구들  친정식구들이 그만그만 모여 사는데

다들 유별난 사람들이 없어서  자기는 사람들 복이 있는 것 같다고 하는데,

본인이  대단히 좋은 성품인 것 같았다.

 

그래서 작정 한대로 나는 가감 없이  내얘기를 했다.

아무에게도 할 수 없었던  속 마음을 ...

 

왜 내가  그 많은 친구를 두고서  그녀에게  속내를 보이는지는 알 수 없지만

대화중에 그녀가  한말이  순간 멈칫 했다.

 

" 추락 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죠."

그러면서 자신은 그런식의 성공을 꿈꾸지 않았기 때문에  상실감도 없다고 했다.

 

리즈는 몇년전  이사를 가지 않았으면 좋은 친구가 됬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