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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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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한 아들에게(퍼옴)


BY 은하수 2005-10-25

내 손은 하루 종일 바빴지.

그래서 네가 함께 하자고 부탁한 작은 놀이들을

함께 할 만큼 시간이 많지 않았다.

너와 함께 보낼 시간이 내겐 많지 않았어.

 

난 네 옷들을 빨아야 했고, 바느질도 하고, 요리도 해야 했지.

네가 그림책을 가져와 함께 읽자고 할 때마다

난 말했다.

"조금 있다가 하자, 얘야."

 

밤마다 난 너에게 이불을 끌어당겨 주고

네 기도를 들은 다음 불을 꺼주었다.

그리고 발끝으로 걸어 조용히 문을 닫고 나왔지.

난 언제나 좀 더 네 곁에 있고 싶었다.

 

인생이 짧고, 세월이 쏜살같이 흘러갔기 때문에

한 어린 소년은 너무도 빨리 커버렸지.

그 아인 더 이상 내곁에 있지 않으며

자신의 소중한 비밀을 내게 털어놓지도 않는다.

 

그림책들은 치워져 있고

이젠 함께 할 놀이들도 없지.

잘 자라는 입맞춤도 없고, 기도를 들을 수도 없다.

그 모든 것들은 어제의 세월 속으로 묻혀 버렸다.

 

한 때는 늘 바빴던 내 두 손은

이제 아무것도 할 일이 없다.

하루하루가 너무도 길고

시간을 보낼 만한 일도 많지 않지.

다시 그 때로 돌아가, 네가 함께 놀아 달라던

그 작은 놀이들을 할 수만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