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이 날개다 ...
입은 거지는 얻어먹어도 못 입은 거지는 못 얻어 먹는다는 옛말이 있지만 ...
우리집 지론은 아직껏 '잘 먹고 죽은 귀신은 때깔이 곱다' 다
의식주 하는 중에 의--즉 옷에 투자하는 돈을 제일 아깝다고 생각하는
사람중의 하나인 편이다
먹거리 장을 볼 때는 듬선 듬성 손도 크고
비싸도 씩씩하게 척척 사는 편이지만
옷을 살 때는 왠지 손이 바들 바들 떨린다
자라온 환경에 따라 그 영향을 크게 받는 다지만..
형제 자매가 많은 집에서 자란 막둥이인 나는
속옷은 물론 겉에 입는 코우트까지 언니가 입던 것을 물려 입었다
커다란 코우트를 언니가 미싱으로 줄여놓았는데
얼마나 따뜻한 지는 몰라도
그걸 입고 가기가 싫어서 갖은 애를 썼던 어린 시절의 아픔?이 숨어 있다
물론 지금은 내가 무얼 사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을 때 겁이 없이 사도 무방할 정도는
된다 --물론 내 수준이란 걸 감안해야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얼 딱히 꼭 ~~~사고 싶다는 강렬한 욕구 조차도 생성되지 않는다
나름대로 그 욕구들은 모두 숨어버렸고
행복한 생각을 하고 살아가고 있는 지도 모른다
실은 속이 허하고 마음이 차지 않은 사람들이 쇼핑 중독이 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때때로 경험하는 일이지만 자신없고 서글프고 초라한 생각이 들때
쇼핑의 욕구가 나를 더욱 쓸쓸하게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밑에 개망초 님이 말했듯이 미모는 그대로 이니 크크크
그런 나보다는 열배 아니 스무배이상 --아니 배수를 얘기하기도 어려운
신랑을 만나 결혼을 하니 ...
더 내핍을 해야했고
걸핏하면 감찰이 나온다고 협박을 해대면서
외제 물건 하나라도 사면 으름장을 놓고
온 가족의 인민?재판을 받는 상황을 직면하니 ...
--애들 아빠가 얼마나 호되게 그걸 강조했는지
아무 것도 모르는 어린 아들까지
엄마가 사온 후라이 팬에 영어글씨가 써 있고
이건 우리 나라 물건이 아니라고 커다란 액자에 그 상품표딱지를 붙여놓고
쪽팔리는 경험을 하곤 했으니 .....................
신혼 초 관사에 살 때
나는 큰애를 친정에 맡기고 학교에 나가고 있었다
거리가 멀어서 신랑만 관사에서 지내고
한동안 주말부부로 살 때 였다
신랑과 친한 친구 부인이 집에 놀러 와서는
"건이 엄마 돈 벌어서 뭐 해요 ...둘이 벌면서 .. 논노 피에르 가르텡으로 쫙 쫙 뽑아 주지 않고
당장 바바리 부터 새로 사주셔요 ..."
@@@헉
그런 말을 밖으로 내뱉는 다는 것도 충격스런 얘기지만
그런 말을 내가 듣는 다는 것 더욱 충격적이었다
나는 종로에서 자랐고
대학 내내 옷을 못입는 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촌스런 사람은 아니라고
착각하면서 살았는데 ^^;;;;;;
신랑 바바리가 조금 낡긴 했지만
결혼 전에 즐겨 입던 거라 함부로 ...버리기엔 조금 미안한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나도 ...모르게 그날 ..
신랑이 퇴근하자 마자
"그 바바리 당장 벗어 "
하면서 돌돌 말아서는 쓰레기 통에 탕하고 던져버렸다
두고 두고 미안한 일이었지만 그날 그렇게 하지 않으면 안되었다 나 스스로 너무도 서글퍼서
물론 사연을 들은 신랑도 흔쾌히 인정을 했고
지금은 높은 직급에 있는 신랑은 아직도
사람들을 만나면
"형은 아직도 가난한 것 같아요 ..."
"왜 ?"
"와이셔츠가 가난해요 ..."
하는 말을 전한다
아무리 깨끗하게 손질하고 다림질이 완벽해도
부티나는 사람의 입장에서 ..그 가난한 와이셔츠가 보이는 모양이다
매일 입는 소모품을 ...어찌 비싼 것을 살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의대에 다니는 아들과
쇼핑을 할 때는 ..마음이 달라진다
고급스런 와이셔츠를 보면 ...
이 다음 울 아들은 저런 고급 셔츠를 입혀야지 ...하는 생각에 행복해진다 후 후
그러면서 이율배반적으로
본과 3학년 부터는 실습이 있기도 하고
권위때문에라도 양복 바지를 입어야 한다는 말을 전하면
아빠가 입던 안 입는 바지를 내어 보이며 입어보기를 권한다
짧기도 하지만 넓적다리 부분이 넓어서 아이에게는 정말로 아니올시다인데
나도 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