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느끼는 한가로운 일요일 오후
큰아이는 도서관에 간다고 나가고
둘째딸은 놀이터에서 온통 모래투성이로
신이 났다.
막내녀석은 한가로이 낮잠을 즐기고있고
남편은 큰아이 도서관 데려다 준다는 핑계 삼아
바람이나 쐬고 올 모양이다.
어제 잘 지내는 동생의 전화에 문득
날 돌이켜 본다.
"언니 선화언니 이혼하고 싶어 죽겠데"
"와"
"신랑이 또 그 잘난 의처증이 또 도졌다 아니가"
"또가 우짜면 좋겠노"
"내 같으면 확 이혼한다"
"이혼이 싶나"
"그래도 사람이 할 짖이가 말이다.내가 울 언니 같으면 확 이혼시킨다"
"그래도 남의 일이라고 함부로 말하지 마라"
"참 언니는 내가 함부로 말하는게 아니고 사는게 힘드니까그렇다 아니가"
"그래도 이혼 못하는 사정이 있겠지"
"아직 선화 언니는 절박하지 못한 것 같다. 진짜 절실해 봐라"
"야 절실하지 않는 사람이 어디있노 매 순간순간 마다 절실하고 절박하지 본인 많큼
힘든 사람이 어디있겠노"
"알았다 언니는 항상 그렇지 뭐"
그아이는 세초롬한 목소리로 전화를 끝어 버렸다.
왠지 모르게 화가 났다.
절박,절실 매 순간마다 본인은 얼마다 절박하고 절실할까?
하지만 아마 용기가 없었서는 아닐까 생각하니 나 스스로가
화가 나서 견딜수가 없었다.
왜 남의 일이라면 이렇게들 쉽게 말을 하는걸까
처음 나도 이혼을 결심했을때 못한 이유는 병원 살다시피 하는 시아버지
모시기 싫어서 그러는 모양이다라는 소리 들을까봐 였고
두번째는 아이들에게 아빠라는 존재를 잃게 하지는 말아야 겠다는 생각
이였고
세번째 못한 이유는 아직 미혼인 동생과 혹 결혼한 동생의 시댁에,그리고
미혼인 동생이 결혼하는데 흠이 될까봐서
그래고 딸만 셋인 집의 장녀가 이혼해서 산다면 가슴칠 친정 부모의
모습이 눈앞에 선했다.
나에게 이혼은 생각하게끔 한 겉 남편이 아니고 시누이들 이였기 때문에
난 좀 더 참을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솔직히 이런 것들은 나자신에게 하는 변명이다.
용기가 없었다.
어쩜 넘 절박하지 않아서 용기가 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세상에 날 내동생이칠 용기가 없었던 거다.
아마 내친구 선화도 나처럼 스스로 분명한 이유가 있을꺼다.
그리고 그렇게 못하는 친구에게 사랑한다고
언제나 항상 네편에 내가 있다라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