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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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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짜게 만들어진 전 덕분에...


BY 희야...^^ 2005-09-24

여자들은 추석 당일보다 전날이 더 바쁘지요.

늘 그렇듯이 형님과 둘이 장을 보고 전을 부치는 걸로 연휴 첫날을 시작했습니다.

할 일은 많고 어린 아이들은 엄마 옆에서 떨어지지 않고 그야말로 정신없는 하루의 시작이었지요.

가장 큰일은 역시 전 부치는 일 같아요.

너무 시간이 많이 걸려....

이쑤시개에 맛살, 햄, 파등등 꽂는 것도 일이지만 부치려면 왜 이리 시간이 오래 걸리는지...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동태전과 마침 선물이 들어온 송이버섯이 있어 부치기로 하고 밑간을 했지요.

버섯은 간이 안 베일 듯 해서 좀 넉넉하게 간을 하고 금방 부쳤어야 되는데 바쁜 일로 뒷전이 되었답니다.

한참 후 어느 정도 정리가 되고 이제 앉아서 전 좀 부쳐야 되겠다 싶어 버섯과 동태를 가지고 오는 순간...

아뿔사... 완전 김치 절여지듯이 푹~~ 절여진 버섯

정말 소금물이 뚝뚝 떨어질 정도더라구요.

그래도 설마 맛은 그렇게 짜지 않겠지 싶어 달걀 간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부치기 시작...

금방 부친 노릇노릇한 전 먼저 어른에게 대접해야지 예쁜 둘째 며느리^^

"어머님 전 좀 드셔보세요."

아무 것도 모르고 드시는 우리 어머님 잠시후...

"이거 너무 짜다. 왜 이렇게 짜게 됐냐?"

정말 먹어보니 어쩜 이렇게도 짠지....

우리 시누이 옆에서 하는 말

"짠 맛이 입에 배서 물만 찾는다고..."

큰일났네요. 적은 양도 아니고 그 많은 양을 어찌할까...

어쩔 수 없이 다 부치긴 했어도 식구들 다른 전은 다 먹어도 버섯엔 손도 안 대고 버섯전은 이리 뒹굴 저리 뒹굴...

"둘째 넌 너무 짜게 먹더라 보니까... 짜게 먹어서 좋을 것 없으니까 이젠 싱겁게 먹어 버릇 해라..."

어머님 옆에서 한마디 하시네요.

졸지에 음식 짜게 먹는 사람이 되었네요.

주부경력 7년이 참 무색한 하루였답니다.

송편 안 예쁘다고 옆에서 어머님 계속 말씀하시더니 전까지...

그야 말로 올 추석 음식은 하는 것마다 실수 투성이였었지요.

그래도 온 가족이 모여서 짧은 시간이나마 함께 할 수 있어서 즐거웠던 명절이었던 것 같습니다.

다음 명절부터는 간 제가 안 맞추고 안 보려고 다짐도 했고요.

다들 명절 재미있게 보내셨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