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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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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사랑 진한감동(41) 추석여행(3일)


BY 남상순 2005-09-22

무주 리조트에서 아침에 커텐을 열어보니 구름이 코 앞에 흐르고 있었습니다.
햇빛이 간간이 나왔다 들어갔다 산허리에 걸친 구름이 병풍그림 같았어요
아침 식사를 간단히 하고 엊저녁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근 까닭인지 피로가 풀렸습니다.

곤도라가 10시에나 움직인다고 해서 덕유산 향적봉에 올라갈 생각에 들 떠 있었습니다.
오는 길에 길섶에 코스모스가 어찌나 예쁘던지 그리고 돌틈에 들국화가 어찌나
해사하던지 카메라에 주어 담고 웰컴하우스에서 체크 아웃하고 곤도라로 향했습니다

곤도라는 약 20분간 타는데 구름 속을 뚫고 올라갑니다.
해발 1614M 가 향적봉인데 곤도라 종점에서 약 20분간 걸어서 올라가면 됩니다.
곤도라 승강장에서 사진 찍고 전망이 너무 신비롭습니다.

지상에서 조금만 올라와서 온갖 속세의 근심들이 부질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산에 오르는가 싶습니다.
건강이 허락지 않아서 그리도 좋아하는 등산을 못하는 내게
이렇게 높이 올라온다는 느낌은 날아갈듯 행복합니다.
내가 아주 좋아하는 것을 보고 남편이 말합니다.

"이제는 내 마음을 알아 주겠지?"

이 말이 오래오래 귓전에 남이 있습니다.
평소에 내가 자기 마음을 안 알아 준다고 생각하던 모양입니다.
늘 나를 아끼고 사랑하건만 그것을 내가 느끼지 못하고 산다는 뜻인것 같았습니다.

나도 아들이 있지만 남자들은 자기의 어떤 성취로 여자에게 마음을 표현할려고 합니다.
여자는 순간순간 따스한 말 한마디 예의바른 작은 관심 그런것에 목마른 줄을 모르고
뭔가 해주고 힘을 나타내 주면 자기가 아내를 사랑했다고 생각하는가 봅니다.

그러니까 스스로 만족할만한 결과를 보여줄때 아내에게도 자부심을 갖는 것인가?
남자와 여자가 다르다고 그만큼 알고 배웠것만
서로 가깝고도 먼 사이를 느낄때가 참 많습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남자와 여자를 함께 살도록 만드셨나 봅니다.

향적봉에서 전혀 내려오기 싫었습니다.
베드로 요한 야고보가 "여기가 좋사오니 초막 셋을 짓고"
그 심정을 이해하고도 남습니다.
계룡산 지리산 등 발 아래 산들이 구름을 감고 들어내 보여줍니다.

이리저리 흐르는 구름의 이동을 사진에 담으며 환호합니다.
74세되신 어르신이 자녀들과 손자들을 데리고 오셨습니다. 
기념비적인 추억여행이라고 하시며 지팡이를 잡고 올라오셨는데

건강하셨고 인품이 자애스러우신것이 향기로웠습니다 

곤도라 휴게소에서 산채 비빔밥 돈까스 모두 균일가로 1만원이었는데
식사는 먹을만한데 입맛이 없는지 그냥 무슨 맛인지 모르고 먹었습니다.
식욕이 좋을때가 내게 있었던가 싶습니다.

잠시후 친구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나야! 언니 누구랑 있어? 수상해? ㅎㅎㅎ"
"오잉? 누구랑있긴? "

남편이 전화를 바꾸더니 "언제 한번 내외분이랑 같이 옵시다 !" 했습니다
먼곳에서 친구의 전화는 색스럽고 정답습니다.
멋진 장면을 들킨게 은근히 기분 좋았습니다.

내려와서 곧장 인천까지 달리고 달려서 집에 돌아오니
오후 5시 30분쯤 되었고 예쁜 며느리가 집안 치워놓고 저녁상을 차려 주었습니다.
손녀딸들이 반갑게 맞아주니 또 다른 천국으로 돌아온 기분입니다.
2005년 추석 여행은 해외여행 못지않게 보람있고 만족한 사진 여행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