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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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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


BY scalett 2005-09-22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 라고 했던가!

 

마누라와 말 타툼을 했다며 술 한잔 마시자는 도련님의 이야기에

난 나즈막히 웃음을 터트리며 환대를 했다.

 

돌아보니 나 역시도 남편과 그리도 다투고 화해하고 또 다투고......

참으로 불안한 시절이었다.

그 때는 왜 그리도 하는 짓 마다 맘에 드는 일이 하나도 없던지,

이제사 생각하면 그냥 넘어가도 될 일을 꼬투리 잡고 반박하고,

자신은 돌아보지도 않고 상대방의 못한 점만 찾아다니는 파파라치

같았었다.

그런 시간들을 보내고 나니 도련님의 한 숨 어린 넉두리가 재미

있기도 하고 귀엽기도 하고 이런저런 충고 보다는 그냥 들어줄 수

있는 여유도 생겼다.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남편도 역시나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지

옅은 웃음을 지으며 "인생 뭐 있어? 걍 그렇게 사는거지......"

농담을 흘린다.

 

지나고 보니 그랬다.

긴다고 뭐든 뜻데로 되지도 않을 뿐더러,말린다고 일이 수월 한

것도 아니였다.

항상 변수가 이었고 장애물이 있었고, 또 다른 경우가 있었다.

이런것들을 깨닫고 나니 이제는 한 발자국 물러서서 바라보는 여유가

생기고 등을 토닥여줄 수 있는 아량도 보이고 산다.

 

첫 아이를 낳아 아기가 울면 같이 따라 울고 답답한 마음을 신랑은

몰라주고, 둘째 아이가 때어날 때쯤 난 능숙한 엄마가 되어 있었고,

신랑 역시도 아이를 키우는 일의 한 부분을 맡아 주었다.

 

지금 이렇게 뒤돌아 보면 참으로 위태로웠던 시절 이었고, 그 시절을

보내고 나니 생각지도 못했던 안락함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을 누가

알았을까?

아마, 오랜 세월을 보낸 윗어른들은 알고 계셨을 것이다.

그래서 이런 말도 나왔겠지 싶다.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 라는 말이......

하지만, 많은 인내와 자신을 향한 물음을 갖지 않는 다면 이런것들을

모르고 그냥 지나치리라.

나 역시도 그 당시에는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고 행하려 했었으니까.

 

지금도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니다.

맘에 안드는 일은 시시때대로 나타나고 서로 맘에 안든다 투정이지만,

살짝 옆으로 돌아가는 요령을 터득했고 잠시 멈춰서 기다리는 인내도

배웠다.

늦은 밤 술 한잔 기울이며 술김에 담아 두었던 서운함도 토해내고 짜증도

내어 본다.

 

맘 먹은데로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면 좋으련만, 만만한 세상이 아니기에

모든이들이 내맘 같지 않기에 오늘도 아침 부터 얼굴을 붉히지만, 예전

처럼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거나 몇칠씩 눈도 마주치지 않는 유치한

게임은 하지 않는다.

 

갖고 싶은 것이 있으면 살짝 눈치 보고 아양도 떨어보고 무턱대고

사가지고온 물건을 보고 속으로 끓어 오르는 화를 참으며 생각보다

쓸만하다고, 물건 보는 눈이 있다고 칭찬도 한 번 해본다.

며칠 지나지 않아 신랑은 알게 된다. 쓸데 없는 물건을 샀다는걸......

 

이직도 인생을 배우려면 멀었다는 생각을 한다.

한치앞도 내다 볼 수 없는 우리내 인생을 어떻게 다 안다고 말 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