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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1,478

엄마.


BY lala47 2005-09-15

엄마는 자기주장이 강하신 분이시다.

가족중에 누군가가 귀가시간을 어기면 화를 많이 내셨다.

내 쳣사랑을 말리기위해서 엄마는 머리싸매고 누우셨고 학교앞에 나타나셔서

함께 영화도 보자고 하시고 밥도 먹으러 가자며 내 시간을 쪼개기 위해서

노력하셨다.

결혼을 앞두고 그사람의 자존심을 많이 상하게 해서 엄마와 다투기도 많이 했다.

 

결혼후에 나는 친정을 멀리 했다.

엄마에 대한 원망이 오랜동안 마음에서 떠나지 않았다.

엄마앞에서 무릎꿇고 빌던 첫사랑도 생각났고 그사람에게 냉정했던 엄마를

생각하면 나는 엄마가 용서가 되지 않았다.

 

그런 엄마가 이제 위독하시단다.

엄마가 떠날 날이 머지 않았다고 어제 요양원에서 통보가 왔다.

내일은 종부성사를 받으시고 마지막 고해성사도 받으신단다.

 

오늘 언니가 한복을 가져다 드렸다고 전화가 왔다.

22일은 엄마의 생신이다.

생신을 치르고 가시기를 빌어본다.

 

'난 네가 잘 살줄 알았어..'

이 말은 요양원에 가시기전에 내게 하신 말씀이다.

'내가 남의 가슴에 못을 친 일이 딱하나 있는데... 네 옛날 애인한테 정말 미안했다.

그 큰눈망울에 눈물을 뚝뚝 흘리던 생각이 안잊혀진다. 언제고 한번 만날일이 있으면

사과하고 싶다...'

 

그 말씀이후 엄마에 대한 원망을 접었다.

엄마에게 자주 가지 않은 내가 후회가 되기도 했다.

 

혈당과 혈압이 떨어지고 있단다.

병원 영안실을 알아보고 있다.

 

이별의 시간이 머지 않았다.

엄마에게 못다한것을 해드리기위해서는 시간이 모자란다.

좀더 상냥한 딸이 되어드리지 못했음이 후회스럽다.

 

부모증에 한분을 보내는 마음이 이렇게 아쉽고 슬픈 일인지

이제 알겠다.

남은 날이 좀더 평안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